씨엠립 도로에 차량이 하나도 없던 순간 다음날에도 어김없이 트랜스포머 티셔츠를 입고 씨엠립 거리를 나섰다. 이젠 익숙한 거리와 사람들 때문에 캄보디아도 상당히 많이 적응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항상 숙소에서 가까웠던 씨엠립 카페라는 곳에서 아침과 저녁을 먹고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한 뒤에 자전거를 빌려 유적지로 향하곤 했다. 듣기로는 씨엠립의 도로를 한국의 기업이서 깔아줬다고 한다. 실제로 2년 뒤에 다시 캄보디아 프놈펜에 가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많은 한국 기업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러니까 캄보디아의 성장 뒤에는 한국이 아주 밀접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던 것이다. 캄보디아의 음식들은 딱히 맛이 없었다. 특색도 없었고 맛에 비해 가격도 비쌌다. 태국이나 라오스에서는 1달러면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이 여기서는 2달러였으니 2배 가격이었다...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프놈파켕에서 멋진 일몰을 보고 싶었다 다시 자전거를 타고 발길을 돌려 앙코르 유적의 일출이나 일몰을 보는 포인트인 프놈파켕으로 갔다. 이곳에서 보는 일몰이 그렇게 멋지다고 한다. 우리는 프놈파켕이라는 언덕 위에서 멀리 앙코르 유적과 함께 멋진 일몰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며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자전거를 타는게 이젠 너무 익숙했다. 자전거를 타며 한손으로 지도를 펼치고는 프놈파켕이 어딘지를 찾았다. 아무런 가이드도 없고, 오로지 이동수단인 자전거와 위치를 파악하는 지도만 가지고 움직인다는 것은 거대한 앙코르유적지에서는 조금 힘이 들수도 있다. 그래도 더 재밌었다. 거대한 유적지를 자전거로 누비는 즐거움, 그것은 아마도 내가 원하는 곳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자유로움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프놈파켕이 앙코르왓에서 그리 멀리 떨어..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앙코르왓 주변을 거닐던 어떤 아이들 과거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영화를 누렸다가 순식간에 사라진 크메르 제국... 여기에 서 있으면 앙코르왓은 그대로 있는데 지켜보는 사람만 다른 시대의 사람으로 바뀐 것 같다. 마치 내가 과거로 돌아간 것이 아닌가라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어디선가 나타난 꼬마아이, 말을 걸어봤지만 그저 멍하니 나를 쳐다볼 뿐이었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아이들을 신기하게 쳐다보기도 했는데 다른 아이들처럼 물건을 팔려고 돌아다니는 아이는 아닌 것 같다. 카메라를 보고 반응을 잠깐 하기도 했지만 내가 말을 걸어도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제 갈길을 간다고는 휙 돌아서 다시 걸어갔다. 아무렇지도 않게 맨발로 걷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나는 신비로움이 온몸을 감쌀 정도였다. 그저 지나가는 아이들을 봤을 뿐인데 정말 이상했다.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앙코르왓 3층, 천상계로 올라가다 앙코르왓은 3층 구조로 되어있는데 1층의 부조가 워낙 방대하다보니 2층과 3층에 올라와서는 조금은 허무할 정도로 볼만한게 없었다. 앙코르왓은 각 층마다 다른 세계를 의미하고 있었는데 2층은 인간계, 3층은 천상계를 의미하고 있었다. 인간이라면 천상계 한번 올라가 봐야지라며 3층으로 향했다. 곳곳에 복원작업을 하고 있는게 눈에 보인다. 미관상 보기가 좋지 않아 하루 빨리 복원작업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수 백년 동안 남아있던 앙코르왓의 훼손은 다름이 아닌 산성비와 근처 공항의 소음때문이라고 한다. 천상계로 향하는 계단이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리고 있는데, 오르는 사람 모두 뭔가 불안해 보였다. 자세히 살펴보니 천상계로 오르는 계단이 상당히 가파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3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신비의 유적 앙코르왓 앞에 서다 캄보디아에 있는 동안에는 수시로 비가 내려 자주 맞고 다녔다. 자전거를 탈 때는 흐릿한 날씨라서 덥지도 않고 적당하다고 좋아했는데 조금 달리자마자 마구 비가와서 항상 젖고 말았다. 열심히 페달을 밟고 밟자 앙코르왓과 그 주변의 넓은 해자가 보였다. 확실히 자전거를 타고 가니 내가 원하는 장소에서 잠시 멈춰서 언제든지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지금봐도 이렇게 놀라운데 과거 정글 속에서 앙코르왓을 처음 발견했던 프랑스인은 그 느낌이 어땠을까? 앙코르왓에 도착하자마자 수많은 아이들이 우리를 향해 달려왔다. 특히 나한테 아이들이 집중되는 것을 보고 '역시 나의 인기는...' 이라고 잠시 착각을 했지만 내가 좋아서 온 것이라기 보다는 전부 뭐를 사달라는 아이들 뿐이었다. 엽서를 하나만 사달라고 하는 ..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밴하고 싸운 이후 앙코르왓은 자전거로 돌아다니다 전날 저녁을 먹었던 곳에서 아침을 먹었다. 친절했던 아저씨는 우리가 또 오자 기억한다고 살짝 미소만 보일 뿐이었다. 씨엠립에 있는 동안에는 식사를 거의 대부분 이곳에서 해결했다. 캄보디아에서는 통용되는 돈이 정말 많았기 때문에 환전을 할 필요가 없었다. 캄보디아를 가기 전에 작은 단위의 달러를 많이 가지고 가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확실히 그랬다. 밥을 먹을 때도 2달러 이런식으로 계산했기 때문에 작은 단위의 달러가 꼭 필요했다. 그러나 작은 단위의 돈이 거의 없어서 서로 주고 받고 빌리느라 조금 불편하기도 했다. 보통 식사비는 2달러정도였는데 그리 싸다고 느껴지는 가격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맛이 썩 좋았던 것도 아니었다. 캄보디아에서 계속 되는 싸움에 이어 밴타고 다니다가 싸운 이후 우리는 자전거를 타기로..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씨엠립의 중심은 바로 슈퍼마켓 내가 프린트했던 지도에도 그랬고,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모든 자료에서도 씨엠립의 중심으로 가리키던 곳이 있었으니 바로 스타마트였다. 그곳이 얼마나 대단한 곳이길래 중심일까? 친절했던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난 후 밖으로 나갔다. 잠깐 둘러본 씨엠립의 거리가 너무 어두워져 다른 곳을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스타마트로 맥주와 간식을 사러 갔다. 다른 나라에서는 밤에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는게 정말 재밌었는데 캄보디아는 살짝 무섭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중에 캄보디아를 또 갈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는 밤에도 잘 돌아다녔다.) 다행히 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와 스타마트는 가까웠다. 이 사실을 알자마자 처음 캄보디아에 도착하자마자 밤 11시에 숙소를 억지로 옮긴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옮긴 곳은 씨엠..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과거 왕의 목욕탕이었던 스라스랑 과거 왕의 목욕탕이었다는 스라스랑에 도착했다. 지금은 사자상과 나가상이 테라스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는데 아마도 이곳 계단을 통해서 목욕탕을 내려갔을 것으로 추측하지만 어느 곳에나 계단은 있었다. 아마 이곳은 상징적인 장소로서 의미가 더 큰 것 같았다. 정말로 목욕탕이었지는 의문이지만 여기가 정말로 목욕탕이었든지 수영장이었든지 혹은 그냥 호수인지는 모르겠지만 스라스랑은 분명 사람의 힘으로 만들어진 곳이기에 놀랍기만 했다. 근데 앙코르왓에 와서는 계속 놀랍다는 이야기만 하고 있었다. 그만큼 놀랄만한게 많았기 때문이다. 여러 학자들 사이에서는 스라스랑이 목욕탕이었을거라는데 이견을 제시하고 있다. 목욕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그 크기가 너무 방대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비가 오기도 했고, 계속 돌아다닌 까닭에 ..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