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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약투어를 하면 오전에는 근처 동굴 4곳을 구경하고, 오후부터 본격적인 카약을 타기 시작했다. 비도 부슬부슬 내리고 있는 와중에 동굴을 구경하러 갔다. 동굴을 왜 봐야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투어에 포함되어있는 일정이기 때문에 갈 수 밖에 없었다. 하긴 오전부터 카약만 탄다면 아마 다음날은 몸져 누울지도 모른다.

늘 말하지만 라오스는 정말 볼만한게 없었다. 동굴이라고 해서 무언가 기대했던게 잘못이었는데 4군데를  갔지만 특별해 보이던 동굴은 없었다.


동굴 안은 이게 전부다. 좀 기대하게 하는 맛도 있어야 되는거 아니냐고 은근히 불평을 했다.


무슨 동굴이었는지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내부는 부처상이 있었고, 가운데는 커다란 발바닥이 있었다. 그런데 이게 부처의 발바닥이라고 한다. 발이 상당히 큰데 신발은 2000사이즈 정도로 신으셔야 맞을 것 같다.

물의 동굴이었나 보러 이동했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잠겨있었다. 역시 그래서 물의 동굴인가? 아무튼 비때문에 동굴에 들어갈 수 없어 다른 동굴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물에 잠겨버린 동굴은 입구도 거의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동굴을 구경하러 가는데 마을 주변을 거쳐갔다. 정겨운 라오스의 마을은 우리나라의 아주 깊숙한 시골 마을에 와 있다는 착각을 하게 만들었다. 다만 워낙 소의 응아 덩어리가 많아 위험했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소들이 좋아 보였지만 덕분에 길은 온통 지뢰밭이어서 아래를 보며 피해다녀야 했다.


얘는 닭일까? 오리일까?


마을을 지나가는데 온통 지뢰밭이었다.



또 다른 동굴로 향했다. 주위 논밭이 있는 길을 지나니 가끔은 미끄러운 길이 나왔는데 나야 괜찮았지만 좀 나이가 있으셨던 어르신들은 괜찮으신지 걱정이 됐다. 그런데 정말 잘 다니셨고, 아직 건강은 걱정없을 정도로 정정하신 분들이었다. 근데 왜 달팽이 동굴인지 알 수가 없었다.

코끼리 동굴은 꽤 깊숙했기 때문에 전등을 가지고 들어 가야했다. 이러다보니 우리가 카약을 타러 온 것인지 동굴 탐험하러 온 것인지지 분간이 되지 않던 상황이었다. 우리는 강을 건널 때 딱 5분만 카약을 타보고나서 오전내내 동굴탐험과 마을 주변을 한 바퀴 돌고 돌고 있었던 것이다. 비는 아직도 부슬부슬 내리고 있어 완전 트레킹 하는 기분이 들었다.


코끼리 동굴은 많이 미끄럽고, 장애물이 많아 위험했다. 불교의 나라 라오스답게 부처상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자세히보면 우리나라의 부처상과 많이 다른 모습이다. 생김새도 틀리고 만든 재질도 좀 달랐다.


코끼리 닮았다고 해서 알려줬는데 실제로도 코끼리와 무척 닮았다. 이래서 코끼리 동굴이라고 부르는구나! 코끼리 동굴은 더 깊숙히 들어갈 수 있지만 점점 좁아지고 미끄러워서 나이가 많으신 분도 있기 때문에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그나마 코끼리 동굴이 동굴 같았던 동굴이었다. 왜 코끼리 동굴, 그리고 달팽이 동굴이라는 이름이 있냐고 물어보니 동굴의 벽이나 천장부분에 코끼리 모양이 있거나 달팽이 모양이 있어서 그랬다고 직접 가리키며 설명해주었다.



돌아오는 길에 만난 한가롭게 누워있는 소들을 볼 수 있었는데 보통 이런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동물들은 고양이나 강아지인데 여기서는 소들이 어슬렁거리고 누워서 되새김질 하고 있었다. 너희들 참 편안해보인다. 그렇다고 도망가는 소들도 없었다. 정말 강아지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듯 했다. 


잠시 뒤에 우리가 카약을 타는 강이었는데 메콩강도 그랬지만 흙색 강물은 강렬해 보였다. 가뜩이나 비가 잔뜩와서 겁이나는데 이런 강물에서 카약을 잘 탈 수 있을지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다.


사진을 찍을 때 절대 웃지 않았던 아까 그 꼬마아이가 카약 위에서 놀고 있었다. 여전히 내가 사진을 찍으니 웃지 않았다.


비가 와서 시원했던 날씨와 주변 환경을 바라보니 가슴이 뻥 뚫린 느낌이다. 다행히 동굴을 다 돌아보고 올 때는 조금씩 내리던 비도 그쳤다. 생각해보면 너무 덥지 않아서 카약을 타기엔 최고의 날씨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카약투어에는 점심식사도 포함되어있다. 거금 9달러(10달러였는데 1달러 깎아서)를 냈는데 이정도 서비스는 제공된다. 메뉴는 볶음밥에 꼬치구이 2개 그리고 바게트 빵이었다. 몽키바나나도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물도 제공되었다. 해외여행을 하면 항상 먹는 물은 사먹을 수밖에 없는데 이런 공짜로 주는 물이 정말 반갑기만 하다. 우린 이 물을 챙겨두고 나중에 먹기로 했다.


볶음밥이었긴 했지만 밥만 먹으니까 뭔가 허전하면서 목이 막히는 느낌이었다. 꼬치는 어찌나 질긴지 겉보기와는 다르게 먹다가 턱이 아플 지경이었다. 그래도 너무 배부르게 잘 먹었다. 우리가 맛없다고 불평은 할지라도 아무거나 다 잘 먹었는데 대신 너무 배불러서 바게트빵까지 도저히 못 먹었다.


다른쪽 오두막에는 온통 유럽인들로 가득 차 있었다. 라오스에는 특히 유럽인들이 많았는데, 현지인들보다 더 많을 정도로 많이 돌아다녔다. 방비엥이 특히 더 심했다. 식당을 가도 테이블을 전부 점령하고 있을 정도였다. 


정말 성질 사나웠던 원숭이가 한 마리 있었는데 몽키바나나를 줄까 말까했더니 이녀석이 워낙 사나워서 이빨을 드러내곤 했다. 그래도 바나나를 주면 저렇게 애원을 하며 손을 내밀었다. 이녀석 처세술이 사람못지 않게 심상치 않다.


여기에서 가장 신기하게 재미있었던 사진. 바로 소와 개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둘다 먹을 것을 찾기 위해 땅에 코를 처박고 있을 때 우연찮게 찍었는데 똑같은 포즈와 똑같은 행동을 하는 모습이 너무 신기했다. 방비엥, 여기서는 분명 소와 강아지는 동급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