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하염없이 메콩강을 따라 흘러갔다. 슬로우보트도 나름 느리다고 생각되지 않는데, 이렇게 오래걸리는 것을 보면 메콩강이 정말 길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고 루앙프라방까지는 정말 멀다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출발하고나서 배고픈 나머지 나 역시 바게트 샌드위치를 입에 덥썩 물었다. 배고프고 심심하고 음악도 맨날 똑같은거 들으니 지겹기만 했다.
메콩강을 따라 이동하는 중간중간에 보이는 마을들은 오지라고 느껴질만큼 신비롭기만 하다.
슬로우보트가 더 느린 이유는 바로 중간중간에 사람들을 내려주기 때문이다. 작은 배를 타고 폴짝 뛰어내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미소를 짓게 만든다. 하나 하나 그 사람들의 생활이자 살아가는 모습이기에 더욱 주의깊게 바라본 것 같다.
메콩강을 따라 형성된 이름 모를 마을
집이 좀 부실해 보인다. 비가 엄청나게 오면 무너지는게 아닐까라는 걱정을 해본다.
슬로우보트가 잠시 멈추는 줄 알고 아이들이 내려왔다. 아이들은 옷감인듯 보이는 아니면 스카프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팔려고 내려온 듯 하다. 우리도 그랬긴 했지만 귀여운 아이들을 바라본 외국인들은 신기한듯이 쳐다보고 사진도 찍었다.
이제 사람들이 슬슬 미쳐가기 시작한다. 슬로우 보트의 의자는 딱딱한 나무로만 이루어져있었기 때문에 1~2시간은 참을 수 있어도 그 이후로는 서서히 압박이 느껴진다. 게다가 자리도 좁기 때문에 앉아있는 것보다 서있는게 편할 정도였다. 결국 저렇게 바닥에 누워 자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언제 도착할지
알 수 없는 루앙프라방을 향해 가던 슬로우보트 안의 모습은 이랬다. 어제처럼 여전히 맥주를 마시며 서서 놀고 있던 사람, 아예 바닥에 누워버린 사람, 앉아서 자보려고 온 갖 자세를 다 취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함께 여행했던 상민이형과 경아도 예외는 아니었다. 상민이형은 우리가 먹었던 쥬스병을 베개삼아 최대한 편한 자세를 취해보려고 노력을 했다. 나도 중간 중간 잠이 들긴 했는데 아무리 자세를 취하려고 해도 기댈 곳 하나 없어 오래 잠이 들 수는 없었다. MP3 듣는 것도 이젠 한계다. 이럴 줄 알았으면 PMP에 영화라도 많이 넣어둘껄 대강 출발한 여행에 그런 철저한 준비가 있을리 없었다.
이런 마을은 이미 여러 곳을 지나가서 이젠 별 감흥이 떨어진 상태였다
얼마나 더 갔을까?
갑자기 주변 풍경이 바뀌는 것을 눈치챘다. 거대한 바위 산과 함께 주변도 뻥 뚫린 넓은 강으로 나온 것이다. 사람들도 조금씩 술렁이기 시작했다. 지형 지물만 가지고 판단을 할 수는 없지만 금방이라도 루앙프라방에 도착할 것만 같았다.
아름다운 메콩강과 하늘은 계속해서 나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절묘하게 조화된 구름과 하늘은 카메라 속에 남기엔 너무 아까울 정도였다.
건물들이 많아진 이 곳을 보자 "루앙프라방이다!"라고 소리를 지를 수 밖에 없었다. 라오스의 제 2의 도시 루앙프라방에 8시간동안 달린 끝에 도착을 한 것이다. 굳어있던 허리를 펴고, 무거워진 엉덩이를 들어올렸다. 슬로우보트를 타고 메콩강을 바라보는 재미도 있었지만 배고프고 엉덩이 아픈 우리에겐 빨리 내리고 싶어 죽을 지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