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기에 좁은 슬로우보트는 항상 복잡하다. 우리들의 짐은 엔진이 있던 배의 맨 뒤에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이 다 가지고 나오려고해 한참을 기다렸다. 그리고 짐을 가지고 가려는 맨 뒤로 가자 누군가가 내 짐을 들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억지로 괜찮다고 해도 어떤 꼬마애가 내짐을 들고 있다가 나보고 돈을 요구하길래 싫다고 했다. 그러더니 내가 들고 있는 오렌지 쥬스가 보여 쥬스 하나만 달라고 한다. 역시 싫다고 했다.
처음 도착한 라오스의 도시이지만 기분은 썩 좋지는 않았다. 물론 나중에는 다 장난꾸러기 남자애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당황하지 않고 그냥 오렌지 쥬스도 가방에 넣고, 슬슬 올라가기 시작했다.
시장이 위치한 위쪽에는 집들이 있었는데 실제 살고 있는 집인듯 보였다. 사실 앞쪽도 집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전부 게스트하우스와 식당인 것을 생각하면 예전부터 살고 있는 집은 이 곳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박벵에는 전부 슈퍼를 하고 있거나 음식점 그리고 게스트하우스가 대부분이었다. 근데 작은 마을치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너무 많았다. 우리가 지나갈때마다 식당에서는 눈길을 준다. 그리고 말을 건다.
"곤니치와~"
이런... 우린 한국 사람이라구! 한국사람이라고 말을 하자 탄성을 내뱉더니 식사하는건 어떠냐고 물어본다. 괜찮다고 하고 다시 마을을 구경하다보니 워낙 작은 마을이라서 그 식당을 또 지나갈 수 밖에 없다. 다시 한번 웃으면서 우리에게 아저씨가 외친다!
"곤니치와~"
.... 우린 버럭 화를 냈다. 우린 한국사람이라고요!
아무튼 그러면서도 재밌었던 곳이다. 지나가나는 식당마다 "곤니치와~"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슈퍼라고 볼 수 있는 이 곳에서는 너무 오래되어보이는 과자를 팔고 있었다. 우리에겐 과자는 사치였다. 프링글스도 색깔이 다 벗겨진 것도 버젓이 팔고 있었다.
그리고 아무 식당이나 골라서 밥을 먹었다. 맛은 뭐 괜찮았다. 근데 경아가 쌀국수를 다 먹자 벌레가 나온 것이었다. 우리는 주인 아저씨께 벌레를 보여주자, 얼른 버리면서 정말 미안하다며 계산서에 쌀국수를 제외시켰다. 가만보면 이 아저씨도 주문할 때부터 참 좋았다.
그리고 박벵을 벌써 다 봤지만 그냥 숙소에 들어가있기에는 심심하기에 아까 본 꼬치를 사먹으러 갔다. 그냥 거리에서 맛있게 보이는 꼬치를 굽고 있는 아줌마를 봤기 때문이다.
얼른가서 꼬치 얼마냐고 물어보니 1개에 1000킵이라고 했다. 우리가 그냥 살 사람은 아니었다. 무조건 흥정이다. 라오스 돈 단위가 꽤 높은데 라오스에서도 안 쓰이는 돈이 바로 500킵이다. 좀 희귀한 돈이기도 한데 우리 수중에 500킵이 있어서 3500킵에 4개 달라고 했다. 아줌마 완강하게 안된다고 했다. 우리는 졸라댔다. 현지말도 이미 익혔기 때문에 깎아달라는 말도 줄곧한다.
"커롯 다이버~" (깎아주세요)
흥정을 하면서도 기분 나쁘게 흥정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냥 웃으면서 막 졸라대다가 안되니 결국에는 최후의 수단을 쓰기로 했다. 4500킵에 5개로 말이다. 한참을 조르다가 결국에는 4500킵에 5개를 손에 넣었다. 옆에 있던 아저씨들도 엄청 웃고, 파는 아줌마도 웃었다. 우리의 모습이 웃겼나보다. 결국 우리나라 돈으로 50원 깎으려고 별짓을 다 한것이다. 꼬치를 입에 물었는데 옆에서 놀던 아저씨들이 우리에게 술을 권했다. 엄청 쓰다. 이때는 몰랐는데 아마 이게 '라오라오'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박벵이 너무 좋아졌다. 라오스도 좋아졌다. 지나가는 여자들도 너무 이쁘고(결정적인 요인?) 사람도 너무 좋다.
숙소로 돌아와 맥주와 함께 또 이야기꽃을 피웠다. 한참을 이야기하다보니 주인 아주머니들이 우리때문에 잠을 못자는 것 같아서 내일을 기약하며 올라갔다. 침대에 눕자마자 돌아가던 선풍기가 멈추고, 불이 다 꺼졌다. 갑자기 암흑으로 변하고 조용해진 것이다. 이게 무슨일인가 싶었는데, 숙소에서 돌아가는 발전기를 끈 것이다.
박벵은 전기가 들어오는 곳이 아니라 마을 전체가 발전기를 돌리고 있었고, 우리 숙소에서도 자체 발전기를 돌리고 있었던 것이다. 발전기가 꺼지니 온통 암흑이라 화장실에도 제대로 찾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재밌다고 느껴지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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