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덩이가 된 몸을 이끌고 인레호수로 향하다 그렇게 추운 껄로의 새벽에 일어났을 때 내 몸은 땀으로 살짝 젖은 상태였고, 여전히 머리와 몸이 무거웠던 상태였다. 10시간 동안 잠이 들었는데도 몸이 정상이 아닌 것을 보면 확실히 아픈 것은 분명해 보였다. 새벽 6시였지만 무거워진 몸을 겨우 일으켜 세웠고, 버스표을 구매하러 밖으로 나갔다. 전날 숙소에서 버스표을 구매할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다음날 아침 6시부터 껄로의 중심부에 가면 구입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몸은 무지하게 아픈 상태였지만 빨리 인레호수로 가고 싶었다. 쌀쌀한 미얀마의 날씨가 나를 덮쳐왔다. 몸은 사르르 떨리는데 아파서 내 정신은 혼미해진 상태였으니 걷는 것도 비틀거렸다. 껄로는 매우 작은 마을이라 중심부까지도 몇 분도 걸리지 않는 짧은 거리인데도 멀게만 느껴졌다. .. 지난 여행기/밍글라바! 아름다운 미얀마 여행 14년 전
이명박을 알던 호주 여행자 껄로는 정말 작은 마을이었기 때문에 특별한 관광지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오전부터 지친 몸을 이끌고 트레킹을 했던게 껄로에서의 모든 일정이었다. 사실 나는 너무나 지쳐있었던 상태였다. 껄로 트레킹이 조금 힘들었던 이유도 있을테지만 그보다는 만달레이에서부터 계속 걸었고, 곧바로 버스를 타고 새벽에 껄로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그런 피곤한 상태에서 트레킹을 하다니 내 몸이 지칠만도 했다. 온몸이 먼지로 가득했던 상태라서 우선 숙소에 들어가서 씻기로 했다. 숙소에 들어오자 여행자들이 도착했는지 조금 시끌벅적했는데 그 중에서 한 아시아인이 나를 빤히 쳐다봤다. 나는 단번에 그녀가 일본인이라는 것을 알아봤지만 그녀는 아니었다. "저기... 혹시 일본 사람 아닙니까?" 어김없이 물어보는 이 질문에 한국 사람이라고 .. 지난 여행기/밍글라바! 아름다운 미얀마 여행 14년 전
쪼리 신고 껄로 트레킹을 하다 껄로 트레킹은 그냥 산만 오른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확실히 치앙마이 트레킹과는 많이 달랐다. 치앙마이 트레킹은 태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필수코스로 자리잡았는데 고산족이 사는 마을을 둘러보는 것 외에도 코끼리나 뗏목을 타는 등 재미적인 요소가 많았다. 하지만 껄로 트레킹은 그냥 뒷산으로 돌아 옆산을 돌아 다시 앞산으로 이동하는 걷는 것이 전부였다. 그래도 처음은 괜찮았다. 오랜만에 산행을 하며 마시는 공기가 너무도 맑고 상쾌했기 때문이다. 정말 이곳은 그냥 평범한 산이었는데 이상하게 특별한 느낌마저 들었다. 물론 치앙마이 트레킹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기대하다간 무지하게 실망을 할테지만 말이다. 산은 점점 가파르게 바뀌었다. 영어를 잘 못하는 가이드 아저씨와 대화를 나누며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 지난 여행기/밍글라바! 아름다운 미얀마 여행 14년 전
출발은 상큼했던 껄로 트레킹 추위에 떨다가 잠에서 깬 시각은 오전 7시 반이었다. 꽤 두꺼운 이불을 덥고 있었지만 방은 썰렁한 분위가가 맴돌고 있었다. 새벽에 껄로에 혼자 도착해서 자칭 트레킹 가이드라 불리는 삐끼 아저씨의 손에 이끌려 도착한 이 게스트하우스는 내 생각보다 괜찮은 편이었다. 가격도 6달러로 저렴한 편이었는데 방은 넓고, 뜨거운 물은 펑펑 나와서 정말 좋았다. 미얀마 게스트하우스는 조금 신기한게 싱글룸은 거의 없었다. 그러니까 싱글룸을 달라고 해도 트윈룸을 줬다. 옆에 남는 침대가 덩그라니 놓여져 있는데 덕분에 어느 방을 써도 대부분 혼자 쓰기엔 충분한 넓이였다. 물론 양곤에서는 싱글룸도 있고, 도미토리도 있는데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사실 양곤의 싱글룸 가격이면 다른 지역에서는 넓은 트윈룸 방을 혼자 .. 지난 여행기/밍글라바! 아름다운 미얀마 여행 14년 전
껄로에 도착, 새벽에 버스에서 혼자 내리다 만달레이의 마지막 저녁을 먹으러 근처 식당을 찾아갔다. 미얀마의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였지만 만달레이 역시 여행자가 먹을만한 식당은 보이지 않았다. 고심끝에 숙소에서 가까운 지역에 있었던 어느 식당을 선택했다. 식당에는 오래된 TV로 축구를 관람하는 미얀마 사람들이 몇 명 있었고, 조명은 거의 없어서인지 분위기는 조금 어두웠다. 그래도 가끔 이 식당을 지나가면서 볼 때마다 외국인들이 있었기 때문에 음식이 맛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며 들어갔던 것이다. 뭘 주문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하다가 아무거나 선택했는데 막상 음식이 나오니 탕수육과 비슷해 보였다. 맛은 그냥 그랬는데 여기는 이상하게 밥의 가격을 따로 받았다. 내가 밥을 달라고 했던 것도 아닌데 밥을 주길래 공짜인줄 알았다. 괜히 돈을 더 내고 먹은 느낌이 .. 지난 여행기/밍글라바! 아름다운 미얀마 여행 14년 전
외국인은 맘대로 사진도 못찍는 이상한 만달레이 궁전 꾸도더 파고다를 나온 뒤 5분도 되지 않았을 때였다. 갑자기 뒤에서 딸랑딸랑 소리를 내며 자전거를 타고 온 할머니가 있었는데 나를 보더니 여행자가 맞냐고 묻는 것이었다. 갑작스럽게 질문을 하던 할머니는 마치 타국에서 같은 나라 사람을 만난 사람처럼 무척 반가워했다. 대충 내용은 내가 걸어다니면서 어느 사람과 마주쳤는데 그 사람이 이 할머니의 제자라는 것이었다. 영어 교사라고 소개했던 이 할머니는 자신의 제자로부터 여행자의 이야기를 듣고 나를 찾아왔던 것이다. 조금 신기하기도 했는데 나는 이런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해야할지 왜 이 할머니는 나에게 관심이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쨋든 거리에 서서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다가 이내 바로 옆에 있던 찻집에서 대화를 이어갔다. 나는 점심을 먹지 않았다며 .. 지난 여행기/밍글라바! 아름다운 미얀마 여행 14년 전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책이 있는 꾸도더 파고다 하염없이 걷고 또 걸었다. 만달레이 힐 근처에는 뭔가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가이드북을 살펴봤는데 놀랍게도 만달레이에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책이 있다고 한다. 설명을 보면 여기는 꼭 가야할 것 같아서 그쪽 방향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하지만 내가 처음 도착한 곳은 목적지였던 꾸도더 파고다가 아닌 어느 사원이었다. 이제는 사원이라면 질릴 정도였는데 그래도 찬찬히 살펴봤다. 꽤 넓은 곳이었는데 너무도 조용했다. 사원 내부에는 빗자루를 들고 마당을 쓸고 있었던 아주머니만 한 분이 계실뿐 다른 사람들의 모습은 쉽게 보이지 않았다. 사람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엄숙한 분위기가 감돌던 곳이었다. 어디서 나무를 태우는지 그윽한 연기만 휘날렸다. 여기에도 커다란 불상은 있었.. 지난 여행기/밍글라바! 아름다운 미얀마 여행 14년 전
만달레이 힐을 오르다 미얀마에서 고액권인 1000짯 아래의 작은 단위의 돈은 대부분 이렇게 지저분했다. 아침에 일어나 토스트와 커피 그리고 바나나와 파파야 등의 과일이 제공되는 아침을 먹고 배낭을 쌌다. 저녁에 만달레이를 떠나는 버스를 타야 했기 때문에 미리 배낭을 싸고 아래로 내려와 카운터에 내 배낭을 잠시 맡겼다. 시간은 한참 남았기 때문에 만달레이를 구경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이른 아침부터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가니 쏘소와 오토바이 아저씨가 나를 맞이했는데 오늘은 어디를 가냐고 물었다. 밍군이나 다른 지역을 여행할 생각이라면 또 오토바이를 이용하라고 했는데 나는 돈이 없어서 사양하겠다고 했다. 그냥 튼튼한 다리를 이용하겠다고 하니 조금 아쉬워하면서도 알겠다고 인사를 했다. 대략적인 지도를 살펴보면서 내가 정한 목적지는.. 지난 여행기/밍글라바! 아름다운 미얀마 여행 14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