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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의 밤은 그리 화려하지 않았다. 이미 낮에 돌아다녔을 때부터 짐작을 하기는 했지만 도시의 유명세에 비해서 조용한 시골마을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아담한 크기였던 것이다. 그리곤 이제 밤이되어 이제 조금 어두워졌을 뿐인데 도시는 깊은 어둠에 휩싸여 잠잠했다. 


대게 다른 도시들은 내가 번화가를 일부러 찾지 않아도 자연스레 발견할 수 있었는데 미야자키는 반대였다. 미야자키역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함은 단지 길을 못 찾아서 그랬던 것이 아니라 어디가 중심지인지 한눈에 들어오지 않아서였다. 어쨋든 사람이 있는 번화가로 가고 싶었다. 


미야자키역을 등지고 계속 걸어가자 거대한 쇼핑센터가 나타났다. 여기도 사실 미야자키 관광센터에서 얻은 지도를 보니 뭔가 특별한 구역으로 표시가 되어있어서 올 수 있었던 것이지 만약 이 지도가 없었으면 이쪽으로 찾아올 수도 없었을지도 모른다. 

삐까뻔쩍한 백화점도 여럿 보이고, 쇼핑 아케이드도 보이는 것을 보니 확실히 여기가 미야자키의 중심상권이 맞나보다. 쇼핑을 하려는 목적은 아니고 그냥 거리를 걷고, 사람구경을 하고 싶었다. 그만큼 역주변은 너무 조용해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생각보다 깊숙하게 거리를 형성하고 있었다. 쇼핑 아케이드에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상점들이 늘어서 있었고, 일명 찌라시 아르바이트생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었다. 항상 보면 헛탕을 치기 일수거나 사람들은 대충 받아들고 제갈길을 가는데도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이런 홍보방법이 무척 대중적이다. 하긴 태국이나 호주나 세계 어딜가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삐끼'들은 존재했으니 일본이라고 다를바는 없을 것이다. 


이 거리에는 차이나타운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일주문처럼 유난히 기둥문이 많이 보였다. 지나가면서 같은 것을 봤는지 아니면 실제로 여러개가 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말이다. 


그리 화려하지는 않지만 일본에서 볼 수 있는 붉으스름한 간판 덕택에 거리를 걷는게 아주 재미없지는 않다. 여행이 뭐 별거 있는가. 이렇게 거리를 걸으며 사람 구경도 하고, 간판 구경도 하고, 가끔 한복판에 멈춰서서 사진을 찍는 것이 어쩌면 여행을 떠나지 못했을 때는 그토록 바라던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