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하다고 하던 장우형과 함께 막탄섬으로 무작정 갔다. 지프니를 주로 이용하면서 돌아다녔는데 어디로 정확히 가는지는 몰라도 이게 여행이다라는 생각으로 돌아다니기로 했던 것이다. 지프니를 타고 SM백화점에 잠시 갔다가 막탄섬으로 향했다.
막탄섬의 중심부에 내리고 나서 나는 지갑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분명 지갑을 가지고 나왔고, 거기서 돈을 빼서 썼던 것까지도 생각이 났는데 아무리 뒤져봐도 없었다. 누가 훔쳐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지만 딱히 접촉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장우형도 함께 있었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 결국 어딘가에 떨어뜨렸다는 소리인데 다행히 돈은 얼마 들어있지 않았다. 다만 유일한 재산인 직불카드가 없어진 까닭에 한국에서 다시 보내달라고 할 수 밖에 없었다. 하루 종일 지갑 잃어버린것 때문에 신경이 쓰이기만 했다. 애써 돈이 별로 없었다라고 지우려고 노력했다.
막탄에 도착하니 세부보다는 오히려 밝은 느낌이 났다. 택시보다도 트라이시클이 눈에 띄게 많았는데 아무래도 세부보다는 규모가 작은 도시라서 그런듯 하다.
장우형과 나는 어떤 목표지점을 정해서 택시를 타기로 했다. 그래서 결정한 곳이 막탄 슈라인 어시장이었다. 이 곳에서 시장도 구경하고 맛있는 해산물도 먹을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택시아저씨가 이 곳을 잘 모르는지 주변 사람에게 물어본 뒤 달리기 시작했다.
막탄 슈라인 어시장은 막탄의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막상 도착하고 보니 내가 아는 곳이었다. 그리고 시장에 들어가보니 시장은 없고 식당만 있어 실망을 했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2006년 해외봉사 때 한국으로 돌아오기 직전 밥을 먹었던 곳이 이 곳이었던 것이다. 그제서야 기억은 났지만 이미 볼게 너무 없는 이 곳을 빠져나온 시점이었다.
맛있는 해산물을 잔뜩 기대하고 왔는데 택시를 탄 보람을 잃어버렸다. 그렇게 시장을 빠져나오자 맞은편에 무언가 있었다. 가이드북을 살펴보니 이 곳이 마젤란 기념비와 라푸라푸 동상이 있는 곳이었다. 마침 잘되었다며 들어갔다. 입장료는 따로 받지 않고, 기부함만 있었다.
이런 마젤란 기념비까지 있는거보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라푸라푸 기념 동상과 마젤란의 동상이 있는 것외에는 그저 평범한 공원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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