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는 경극과 함께 차를 마실 수 있는 라오셔 티하우스라는 곳이 있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라 그런지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항상 만원을
이루는데 우리도 예매를 했다. 큰 돈을 쓴다고 80위안이나 냈는데 나중에 자리에 앉아 보니 그것도 거의 뒷자리였다.
* 만약 베이징 라오셔 티하우스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동영상은 안 보는 편이 좋다. 대부분의 동영상을 촬영해서 실제로 보면 재미가 반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막이 열리고 첫 공연이 시작되었는데 음악과 함께 차를 따르고 마셨다. 특별한 것은 없어 보였고, 차를 마시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 같았다.
이번 것은 기존에 생각했던 그 경극 같았다. 가면을 쓰고 나타나 익살스러운 연기를 펼쳐 보였는데 너무 멀고 어두워서 사진이 대부분 흔들렸다.
한철 지난 개그 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았다. 비하 하려는 의도는 아니고 TV에서 많이 봤던 쇼라서 그런지 흥미도는 조금 떨어졌다. 새소리 기차소리를 실감나게 표현하여 관람객들에게 재미를 주는 쇼였다. 차를 마시면서 계속 이어진 공연을 지켜봤다.
독특한 의상을 입고 중국의 무용을 하는 듯 했다. 라오셔 티하우스에서는 그저 공연 하나만 하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공연을 여러 개 할 줄은 몰랐다. 다양한 공연과 함께 차를 마실 수 있다는게 이곳의 매력이기도 했다.
소림무술이 시작되어 숨을 죽이며 바라보았는데 이거 좀 웃겼다. 뭔가 박력이 있는 모습도 아니었고, 무술의 동작도 어찌나 흐물흐물한지 조금 웃겼다. 아마 소림무술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있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이건 그저 쇼를 위한 소림무술이라
그런지 모르겠다. 그래도 간혹 멋진 장면도 나왔다.
커다란 항아리를 머리로만 세운 뒤 그걸 머리로만 돌렸는데 진짜 신기했다. 자석이라도 달라붙어있는 것처럼 항아리가 머리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바로 가면이 순식간에 바뀌는 마술과도 같은 공연이었다. 이건 정말 신기했다. 물론 뒷자리라서 잘 안보이긴 했지만 관객의 바로 눈 앞에서 가면이 계속 바뀌었다.
꽤 긴 시간 동안 이어진 공연이 끝나고 그냥 가기는 너무 섭섭했다. 끝나고 정리하는 직원에게 정중히 사진을 찍자는 부탁을 했는데 웃으면서 밝은 곳에서 찍자고 오히려 제안을 했다. 하지만 그곳도 어두워서 잘 나오지 못했다. 라오셔 티하우스의 직원들은 전부 전통의상을 입고 있었는데 바로 치파오였다. 허리부터 다리까지 이어지는 선이 노출이 있어 베트남의 아오자이의 절제된 미와는 조금 다른 복장이라고 볼 수 있다.
라오셔 티하우스의 공연이 내가 생각했던 경극이 아니라 조금 이상해 보인다고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차와 함께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곳, 그리고 차와 관련된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이라 가볼 만한 곳임은 틀림없다. 중국의 차문화도 살펴보고 경극도 관람할 수 있는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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