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 자식들을 만나기 전만 해도 메단은 참 괜찮았다. 날씨가 무지하게 더워 땀을 흘리는 것도, 볼거리 없는 메단 거리를 헤매는 것도, 심지어 사방에서 울리는 시끄러운 오토바이 소리까지도 괜찮았다.
난 메단의 주요 관광지인 그랜드 모스크(Mesjid Raya)와 이스타나 마이문(Istana Maimoon)을 보고 난 뒤, 딱히 할 게 없어 아무생각 없이 거리를 걷기만 했다. 새로운 여행지에 도착해서 그곳의 분위기를 느끼기엔 걷기보다 좋은 것은 없다. 어차피 저녁이 되기 전에 떠날 메단이었다.
이곳을 지나면 꽤 괜찮아 보이는 식당이 늘어선 메르데카 워크(Merdeka Walk)가 나온다. 난 메르데카 워크에 있던 맥도날드에서 또 쉬기로 했다. 딱히 배고프지 않아 콜라 한잔만 시켜놓고, 와이파이로 인터넷을 했다. 사실 여기에서 찬드라와 다시 재회할 예정이었지만, 찬드라의 일정은 계속해서 늘어졌다. 1시간을 넘게 기다리다가 더 늦게 온다는 말에 다시 뜨거운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걷고 또 걷는다. 아무런 목적도 없이.
뒤에서 소리가 들리 길래 난 그냥 지나가는 오토바이겠거니 생각했는데 날치기였던 거다. 너무 갑자기 벌어진 일이라 당황스럽기도 하고, 공중에 붕 떠서 넘어진 탓에 아파 바로 일어날 순 없었다. 누워서 앞을 바라보니 도망가는 녀석들이 보였고, 떨어진 내 가방이 보였다. 가방이 내 팔에 걸려서 탈취에 실패한 것이다. 나는 헛웃음을 지으며, 떨어진 가방을 주웠다. 그리고 팔과 다리에 피가 철철 흘리는 것을 보고, 다시 욕을 했다.
최악의 기분을 만끽했다. 사람 좋다고 늘 이야기하던 인도네시아에서, 그것도 대낮에 이런 일을 당하다니. 그날 하루는 이 익숙하지 않은 기분과 싸워야 했다. 아무렇지 않게 길을 걸으려 해도 오토바이 소리만 들으면 뒤가 섬뜩했다. 다시 걷다가 근처 교회 앞에서 길을 묻는데 짜증이 밀려왔다. 내가 이렇게 피가 나고 있는데 한다는 소리가 “너, 교회 다니니?”였다. 그리고 메단 몰 앞에 있는 경찰에게 하소연 했지만, 내가 뭘 잃어버린 것도 아니니 어찌할 수는 없었다.
당시 기분이 정말 안 좋았지만, 그냥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했다. 카메라를 꺼내는 모습을 몇 번 보여 내가 표적이 된 모양이지만, 그야말로 천만다행으로 운수가 좋았다고 볼 수 있다. 안 좋은 일을 당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난 아무것도 잃어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운이 좋았다고나 할까. 더불어 그 자식들은 운수가 참 나쁜 날일 거다. 거의 다 낚아 챈 줄 알았던 가방을 손에 넣지 못했으니.
한 가지 분명한 건 여행자인 내가 좀 더 조심했어야 했다. 그래도 그런 자식들에게 욕은 마구 퍼부어줘야 한다.
난 메단의 주요 관광지인 그랜드 모스크(Mesjid Raya)와 이스타나 마이문(Istana Maimoon)을 보고 난 뒤, 딱히 할 게 없어 아무생각 없이 거리를 걷기만 했다. 새로운 여행지에 도착해서 그곳의 분위기를 느끼기엔 걷기보다 좋은 것은 없다. 어차피 저녁이 되기 전에 떠날 메단이었다.
이곳을 지나면 꽤 괜찮아 보이는 식당이 늘어선 메르데카 워크(Merdeka Walk)가 나온다. 난 메르데카 워크에 있던 맥도날드에서 또 쉬기로 했다. 딱히 배고프지 않아 콜라 한잔만 시켜놓고, 와이파이로 인터넷을 했다. 사실 여기에서 찬드라와 다시 재회할 예정이었지만, 찬드라의 일정은 계속해서 늘어졌다. 1시간을 넘게 기다리다가 더 늦게 온다는 말에 다시 뜨거운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걷고 또 걷는다. 아무런 목적도 없이.
뒤에서 소리가 들리 길래 난 그냥 지나가는 오토바이겠거니 생각했는데 날치기였던 거다. 너무 갑자기 벌어진 일이라 당황스럽기도 하고, 공중에 붕 떠서 넘어진 탓에 아파 바로 일어날 순 없었다. 누워서 앞을 바라보니 도망가는 녀석들이 보였고, 떨어진 내 가방이 보였다. 가방이 내 팔에 걸려서 탈취에 실패한 것이다. 나는 헛웃음을 지으며, 떨어진 가방을 주웠다. 그리고 팔과 다리에 피가 철철 흘리는 것을 보고, 다시 욕을 했다.
최악의 기분을 만끽했다. 사람 좋다고 늘 이야기하던 인도네시아에서, 그것도 대낮에 이런 일을 당하다니. 그날 하루는 이 익숙하지 않은 기분과 싸워야 했다. 아무렇지 않게 길을 걸으려 해도 오토바이 소리만 들으면 뒤가 섬뜩했다. 다시 걷다가 근처 교회 앞에서 길을 묻는데 짜증이 밀려왔다. 내가 이렇게 피가 나고 있는데 한다는 소리가 “너, 교회 다니니?”였다. 그리고 메단 몰 앞에 있는 경찰에게 하소연 했지만, 내가 뭘 잃어버린 것도 아니니 어찌할 수는 없었다.
당시 기분이 정말 안 좋았지만, 그냥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했다. 카메라를 꺼내는 모습을 몇 번 보여 내가 표적이 된 모양이지만, 그야말로 천만다행으로 운수가 좋았다고 볼 수 있다. 안 좋은 일을 당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난 아무것도 잃어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운이 좋았다고나 할까. 더불어 그 자식들은 운수가 참 나쁜 날일 거다. 거의 다 낚아 챈 줄 알았던 가방을 손에 넣지 못했으니.
한 가지 분명한 건 여행자인 내가 좀 더 조심했어야 했다. 그래도 그런 자식들에게 욕은 마구 퍼부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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