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떠나 마지막 여행지 중국으로 아침 일찍 일어나 씻고 짐을 챙겨 버스를 타는 곳으로 갔다. 아침이라 그런지 하노이 구 시가지 거리가 한가하기만 했다. 그럼에도 이곳저곳에서 과일과 채소를 팔기 위해 돌아다니는 사람을 보며 베트남 사람들의 근면함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었다. 중국으로 넘어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도착한 곳은 터미널이 아니었고, 그냥 도로 옆 어느 공터였다. 비코트래블 사장님이 늦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한 탓에 꽤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중국으로 가는 국경버스였는데 흡사 텔레토비가 연상될 정도로 귀여운 버스였다. 내부는 그렇게 넓은 편은 아니고 그냥 우리나라 일반 버스정도였다. 버스에 올라 탄 사람도 중국 사람들이 많았는데 벌써 중국에 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배낭여행의 마지막 나라인 중국으로 드디어 가긴 가는구나! 버스..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150원짜리 맥주 한잔으로 만난 짧은 인연 배낭여행을 하면서 항상 한푼이라도 아끼려고 기념품조차 사지 않았지만 베트남에서는 몇 개 구입하게 되었다. 그래봤자 2~4달러짜리였지만 어설프게나마 한국말을 하는 아줌마와 즐겁게 대화하며 쇼핑을 할 수 있었다. 베트남에서의 마지막 밤이었기 때문에 이 거리를 좀 더 돌아다니고 싶었다. 하노이 구시가는 태국의 카오산로드에 비할 수는 없지만 밤이 되면 꽤나 활기가 넘치는 곳으로 변하게 된다. 물론 낮에도 사람은 엄청나게 많다. 밤이되면 카오산로드처럼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거리가 붐비기 때문에 여행자의 거리라는게 실감이 났다. 이런 거리와 이런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출출했기에 우리는 케밥 하나를 집어 물고 걸었는데 엄청나게 파격적인 가격인 2천동(약 150원)에 맥주를 파는 가게를 볼 수 있었다. 물론 굉장..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신비한 매력이 있는 아오자이 베트남의 전통 의상인 아오자이를 생각보다 쉽게 볼 수 없었다. 책에서는 교복대신 입기도 한다는데 의외로 관광지를 제외하면 거의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혹 아오자이를 볼 때마다 참 매력적인 의상이라고 생각했다. 노출을 많은 의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눈에 확 끌리는 뭔가가 있었다. 더운 베트남에서 길고 답답해보이는 아오자이를 입으면 불편해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실제로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아오자이의 특징이라면 긴 원피스처럼 겉옷이 있고 그 안에 속바지와 같은 옷을 또 입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겉옷의 허리부터 다리까지 이어지는 부분이 살짝 갈라져있어 아주 약간의 노출이 있긴 하다. 어떻게 보면 중국의 전통 의상인 치파오와 비슷한데 베트남의 아오자이는 그보다 노출이 훨씬 없음에도 ..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베트남에서 먹어 본 다금바리 회 이른 아침부터 체크아웃하고 숙소를 알아보러 돌아다녔는데 정말 괜찮은 숙소 찾기가 힘들었다. 겨우 꼭대기층에 있던 10달러짜리 작은 방을 체크인하고 비코트래블에 가서 중국으로 넘어가는 버스 티켓을 예매했다. 비코트래블 사장님이 너무 친절해서 부담스럽기까지 하다. 그정도로 너무 잘해주셨는데 찾아 갈 때마다 시원한 얼음 물 한 병씩 주시는데 너무 감사했다. 한국인은 손님에게 물 한잔 대접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며 주신 물만 3~4번이었던 것 같다. 덕분에 하노이에서 물은 거의 사지 않았다. 전날 신청해놓은 중국비자를 찾으러 중국대사관으로 향했다. 아파트인지 모를 빼곡한 건물이 무척이나 답답해 보였다. 이곳으로 정말 기차가 지나가는지 무척 궁금했다. 이런 집 앞에 기찻길이 있다니 만약 지나간다면 그 소음은 어떻..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코믹하면서도 생동감이 넘치는 수상인형극 보는 사람마다 느끼는 관점이 틀리겠지만 개인적으로 수상인형극을 무척 재밌게 봤다. 수상인형극은 하노이 구 시가지에 있는데 조기에 매진되기 때문에 빨리 가서 예매를 해야 한다. 수상인형극 2등석으로 예매를 했다. 가격은 무척 저렴한 편으로 1등석은 4만동(약 2500원), 2등석은 2만동(약 1300원)으로 어느 것을 선택해도 부담이 없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이런 볼거리는 베트남이 가장 저렴했던 것 같다. 탕롬물인형극?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그냥 수상인형극이라고 쓰는편이 더 좋았을텐데 말이다. 입장을 하면 간단한 안내책자와 부채를 주는데 부채는 어렸을 때 학교에서 만든 것처럼 부실했다. 안내책자는 한글로도 적혀있어서 인형극을 보는 중간에 무슨 내용인지 파악할 수 있어 유용했지만 어색한 한국어는 어쩔..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복잡한 수도 하노이, 복잡한 구 시가지 거리 꼬박 14시간을 달려 이른 아침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 도착했다. 버스 안에서 정신없이 졸다가 내렸기 때문에 제정신이 아닌 상태였는데 이곳이 어디인지도 모르겠고, 어디로 가야 숙소가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제는 익숙하게도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삐끼 아저씨들이 우리를 반겼는데 다들 줄을 지어 설득하기 시작했다. 보통 때라면 뿌리치고 갔을 텐데 그냥 공짜라는 말에 택시에 올라탔다. 그리고는 계약된 게스트하우스로 보이는 곳에 갔는데 가격은 8달러였고 에어컨도 있었다. 아주 좋아보이지는 않았지만 이정도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 생각하고 바로 체크인했다. 좀 쉬고 싶었지만 우리는 씻지도 않은 채 곧바로 중국대사관을 찾아갔다. 오로지 중국 비자를 만들기 위해서 하노이에 빨리 온 만큼 서둘러야 했다. 우리가 있었던 ..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걷고 또 걷고 훼 한 바퀴 아침에 체크아웃을 하고 8시 버스를 타고 곧바로 훼로 향했다. 호이안과는 가까운 도시이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4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었다. 베트남이 워낙 길죽한 나라이기 때문에 4시간이면 너무 가깝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잠시 휴게소에 들러서 국수 한 그릇 먹고, 환타를 사려고 했는데 1만동이라고 했다.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막꽈(비싸요)" 라고 말을 했더니 할머니가 몰래 나만 8천동으로 깎아주었다. 휴게소에서 본 아이스크림들 그저 놀랍기만 했다. 거의 대부분 한국 아이스크림이었는데 대충 계산해도 1.5배정도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 내가 한국 아이스크림이라고 아는척을 하자 할머니는 맛있는 아이스크림이라며 얼른 사먹으라고 한다. 점심 때가 되어서 훼에 도착했다. 훼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하노이행 오..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조용하고 한가했던 호이안 하노이에서 중국으로 어떻게 넘어갈까 찾아보았는데 상민이형이 가지고 있었던 책을 살펴보니 직행 열차가 있었다. 가만있어 보자 베이징까지 얼마나 걸리지? 하노이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는 국제 열차는 화요일과 목요일에 주 2회씩 출발한다. 소요시간 55시간, 가격 112달러 뭐라고? 55시간이라고?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것도 문제였지만 주 2회만 출발하는 것도 문제였다. 그래서 일단 하노이에 도착하고나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하노이에서 곧바로 베이징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중국 비자도 받아야했기 때문에 화요일과 목요일에 정확히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이른 아침에 호이안에 도착했는데 날을 새고 달렸던 야간버스라 몸이 피곤했는지 좀 쉬기로 했다. 버스가 내린 곳에 바로 게스트하우스가 있었는데 우리는 다른 곳을 ..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