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거리 소스로위자얀이 그리워지겠지 와르나 호수를 끝으로 디엥고원 투어가 마무리되었다. 아쉽기는 했지만 짧은 시간에 디엥고원을 충분히 돌아봤다는 것으로 만족했다. 이제는 집으로 느껴졌던 족자카르타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다. 우리가 탄 작은 밴은 디엥고원을 빠르게 빠져나갔다. 온통 푸른 산으로 둘러싸여 있던 곳을 지나고, 엄청나게 펼쳐진 라이스 테라스가 등장하자 모두 창밖의 풍경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알렉산더는 라이스 테라스가 무척 흥미로웠는지 잠깐 내려서 보고 싶다고 했다. 운전하던 아저씨도 크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길가에 차를 세웠다. 알렉산더는 카메라를 들고 나갔는데 그 뒤를 나도 따라 나갔다. 라이스 테라스는 서양인의 눈에도 신기했을테지만 나에게도 충분히 신기한 장면이었다. 멀리 밭을 갈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그렇게.. 지난 여행기/인도네시아 자바, 발리 배낭여행 13년 전
초록빛깔 죽음의 호수, 텔라가 와르나 디엥고원 투어의 마지막 장소는 와르나 호수(Telaga Warna)였다. 화산지대에 있는 큰 호수라는 설명만 듣고 와르나 호수로 향했는데 시끼당 지열지대와는 5분도 걸리지 않았을 정도로 가까운 곳에 있었다. 텔라가 와르나 디엥(텔라가는 호수라는 뜻이다)이라고 써 있는 작은 입구에서 입장료를 내야 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운전하는 아저씨가 앞장 서서 입장권을 다 구입하고는 바로 들어가라는 것이었다. 원래 론리플래닛에서 입장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여태까지 입장료를 낸 적이 한번도 없어 사실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었다. 다른 곳은 모르겠는데 와르나 호수만큼은 입구에서 입장료를 내야 한다고 정확히 보였다. 혹시 입장료가 투어에 포함되어 있었나? 사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족자카르타에 돌아가자 .. 지난 여행기/인도네시아 자바, 발리 배낭여행 13년 전
유황과 수증기로 뒤덮힌 시끼당 지열지대 아르주나 사원을 뒤로 하고 찾아간 곳은 시끼당 지열지대(Kawah Sikidang)였다. 인도네시아를 여행할 때는 늘 그랬지만 시끼당 지대가 어딘지 파악하지도 못했기 때문에 뭐가 있는지는 미리 알 수 없었다. 게다가 운전하던 아저씨는 우리에게 다음 장소가 '크레이터'라고 했기 때문에 더 예측하기 어려웠다. 크레이터라면 그냥 움푹 패인 그런 땅을 말하는 것일까? 크레이터를 보기 위해서는 기념품 가게를 지나 조금만 걸으면 된다. 곧바로 넓게 펼쳐진 장소에는 생명체는 살지 않을 것 같은 척박한 땅과 거침없이 솟구치던 수증기가 보였다. 처음 본다면 무척 신기할지도 모르지만 난 어디선가 익숙한 풍경으로 느껴졌다. 그것은 일본에서 지옥이라고 불리던 운젠과 너무도 닮았던 것이다. 벌써부터 계란이 썩은 듯한 유황냄새가.. 지난 여행기/인도네시아 자바, 발리 배낭여행 13년 전
디엥고원 힌두교 유적지, 아르주나 사원 디엥고원 투어는 데려다 주는데로 가면 되었기 때문에 크게 신경쓸 부분은 없었다. 그저 운전하던 아저씨가 다음 목적지는 사원이라고 하면 알겠다고 대답하는 정도였다. 정말 다음 목적지는 사원이었다. 론리플래닛을 보니 아르주나 사원(Arjuna Complex)라고 되어있었다. 지도에 몇 개의 사원이 있는 것으로 보아 어느정도 규모를 갖춘 것처럼 생각되었다. 디엥고원 내에서는 각 관광지마다 이동거리가 짧은 탓에 차를 타고는 금방 도착한다. 이는 아르주나도 그랬고, 그 다음 관광지도 마찬가지였다. 덕분에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각 관광지를 살펴 볼 수 있었다. 대신에 가이드는 없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런 깊은 산골짜기에 가이드가 있을리 만무하고, 이 투어의 경우 순전히 교통만 제공하는거라 아저씨는 그냥 운전만 했.. 지난 여행기/인도네시아 자바, 발리 배낭여행 13년 전
소박하면서 평화로운 디엥고원 마을 전망대를 뒤로 하고, 다시 차에 올랐다. 생각보다 더 멀었던 디엥고원(Deing Plateau)이라 이동이 꽤 지루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이제부터는 디엥고원 내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기 때문에 이동거리는 그리 길지 않은 편이었다. 우선 허기부터 해결하러 디엥고원의 마을로 향했다. 확실히 전망대에서 바람을 쐬고, 몸을 움직였더니 졸음이 완전히 가셨다. 사실 이제 본격적인 디엥고원 투어가 시작되는데 졸면 큰일이다. 짧은 시간동안 주변을 살펴봤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작은 집들을 제외하고는 전부 논과 밭이었다. 심지어 저 멀리 보이는 산도 계단식 논으로 경작되어있어 무척 신기했다. 잠시 후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그리고는 알아서 여행자들이 거쳐가는 듯한 식당에 내려줬다. 식당은 아주 소박했다. 테이블도 5개 정.. 지난 여행기/인도네시아 자바, 발리 배낭여행 13년 전
친절했던 인도네시아 사람을 만난 다음 겪었던 황당한 사건 보로부두르에서 막차를 타지 않았기 때문에 히치하이크를 하지 않았다면 정말 족자카르타로 돌아오지 못할 뻔했다. 중간에 버스를 타고 아주 편하게 족자카르타로 향하면서도 그 친절했던 아저씨가 계속해서 생각났다. 대화는 커녕 얼굴도 볼 수 없어 어떤 아저씨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는데 너무 급박하게 헤어져서 아쉬웠다. 하다못해 음료수라도 사서 고맙다는 인사를 할 참이었는데 버스에 정신없이 올라탄 것이다. 그것도 거의 떠밀다시피 가라고 했다. 아무튼 여러 우여곡절 끝에 족자카르타로 무사히 돌아왔다. 보로부두르를 가기 전에 알았던 사실이 족자카르타에는 버스 터미널이 두 군데 있었는데 여기는 남쪽에 있던 버스 터미널이었다. 보로부두르를 갈 때도 이곳에서 출발하지 않았을 뿐더러 말리오보로 거리까지는 상당히 멀었던 터미.. 지난 여행기/인도네시아 자바, 발리 배낭여행 13년 전
인도네시아 히치하이커, 보로부두르에서 족자카르타로 무사히 귀환하다 프람바난도 그랬지만 보로부두르 역시 저녁이 되면 족자카르타로 가는 시외버스가 일찍 끊겼다. 근데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몰라도 마지막 버스를 타지 않았다. 단순히 지도상에 있던 다른 사원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프람바난이야 늦게까지 있는 라마야나 공연을 보느라 밤에도 여행자가 있었지만 보로부두르는 사정이 달랐다. 고작해야 6시도 되지 않았는데도 버스가 없었다. 보로부두르를 나가자 아까 베짝 아저씨가 정말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지 않냐면서 태워주겠다고 하는데 버스 터미널까지 정말 가깝다는 것을 안 이상 탈 리가 없었다. 그냥 무시하고 걸어가는데 옆에서 계속 쫓아왔다. 여행자가 그렇게 많았던 보로부두르였지만 막상 저녁에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예상은 했지만 정말 대부분 보로부두르를 투.. 지난 여행기/인도네시아 자바, 발리 배낭여행 13년 전
경이로운 세계 최대 불교 유적지 보로부두르 불교의 기원은 인도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세계 최대 불교 유적지는 전부 동남아시아에 있다. 흔히 세계 3대 불교 유적지라는 표현을 빌어 소개하는데 이 유적지들은 그 규모가 거대함을 넘어 경이롭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바로 캄보디아의 앙코르 유적, 미얀마 바간 지역에 퍼져있는 불교 유적지, 그리고 인도네시아의 보로보두르가 바로 세계 3대 불교 유적지다. 운이 좋은지 몰라도 나는 이 세계 3대 불교 유적지를 전부 가봤다. 세계 3대 불교 유적지이자 인도네시아에서도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보로부두르(Borobudur)를 향해 걸었다. 확실히 유명한 관광지답게 사람들이 많았고, 물건을 팔려고 하는 장사꾼이 정말 많았다. 프람바난은 그래도 좀 평온한 느낌이었는데 보로부두르는 거의 시장을 연상케 했다. 하지만 이런 규.. 지난 여행기/인도네시아 자바, 발리 배낭여행 13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