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를 떠나 홍콩을 거쳐 태국으로 침대에 누웠지만 잠은 오지도 않았고 2시간 남짓이면 공항으로 가는 밴을 타야했기 때문에 아예 잠을 안 자는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비행기 시간은 오전 7시 반이었고, 공항밴은 4시에 타기로 되어있었다. 그간 멜번에서 케언즈로 날아간 뒤 3박 4일동안 이어진 일정에 시드니에 온 뒤로는 잠을 거의 안 잤었다. 완전 피곤한 그런 상태에서 곧바로 태국으로 향하다니 앞으로의 여정이 험난하기만 느껴졌다. 새벽 4시가 지나 로비에 앉아있으니 공항으로 가는 밴이 도착했다. 나는 밴에 올라탄 뒤로는 거의 기절상태로 골아떨어졌다. 비몽사몽으로 여기가 어딘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깨었다가 다시 졸곤 했다. 5시가 되었을 무렵 도착한 시드니 공항에서 나는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호주의 마지막 날임을 실감했다. 호주에서 한번 살아..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호주에서의 마지막 밤에 간 달링하버 호주를 떠나기 전에 해야할 일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은행 계좌를 폐쇄하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호주는 단지 계좌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매 달 일정 금액이 빠져나가는데 이를 폐쇄하지 않으면 돈이 없더라도 마이너스 통장이 되어버린다. 곧장 커먼웰스 은행으로 달려갔다. 날씨는 참 변덕스럽게도 맑았다가 비가 무지하게 내렸다. 아침만 하더라도 화창한 날씨에 기분이 좋을거라 생각했는데 계속 비가 왔다가 그쳤다가를 반복하니 거의 멜번이랑 비슷하게 느껴졌다. 커먼웰스 은행으로 찾아가 창구로 갔다. 계좌를 닫겠다고 하니 간단하게 이유를 물었다. 그야 "I'm leaving tomorrow" 라는 답변을 하니 웃으면서 호주 생활이 즐거웠냐고 물으면서 계좌를 닫아줬다. 이제 호주에서의 마지막 남은 일도 끝났고, 내 ..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다시 찾아간 오페라 하우스 아침부터 흐릿한 날씨때문에 살짝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 내가 나갔을 때는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다. 지난 밤에 새벽 늦게 잤던 것을 생각하면 거의 잠을 안 자고 일어났던 셈이었는데 케언즈부터 정신없이 이어진 일과에 무척이나 피곤한 상태였다. 킹스크로스에서 걸어서 시티 센터까지 갔다. 생각해보면 나는 시티쪽에 있는 편이 나은 셈이었는데 괜히 킹스크로스에 자리를 잡았던게 아닌가 싶었다. 어차피 바로 다음 날에 호주를 떠나니까 하루만 지내면 되긴 했다. 날씨는 흐렸지만 시드니는 역시 시드니였다. 나는 현석이와 만나서 같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현석이는 나와 같이 배틀로에 있을 때 여권을 잃어버렸는데 그 여권이 이제서야 나온다고 했다. 다시 재발급이 되었던 여권을 찾으러 우체국으로 향했다. 시드니에서 모노레일을 ..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음침한 분위기의 킹스크로스 그린아일랜드를 갔다 오자마자 나는 빠른 걸음으로 숙소로 돌아갔다. 곧바로 시드니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러 가야했기 때문에 젖은 몸을 얼른 씻고 준비를 해야했기 때문이다. 3박 4일동안 잠도 제대로 안 자고 쿠란다, 스카이다이빙, 그린아일랜드 등의 일정으로 몹시 피곤한 상태였다. 더군다나 그린아일랜드에서 스노클링까지 하고난 후 곧바로 비행기에 올라타야 했으니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여행을 하고 있다는 기분도 들고 빡빡한 일정 속에서 하고 싶었던 것을 다 해서 그런지 뿌듯했다. 백팩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마지막으로 짐을 정리했다. 혹시나 싶어서 공항까지 태워다 줄 수 있냐고 물어봤지만 그 시간대에는 공항에 가지 않는다며 미니밴을 추천해줬다. 가격은 10불이었다. 멜번에 있을 때 캐리어를..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골드코스트로 가는 버스에서 만난 아저씨 골드코스트를 향해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백팩에서 짐을 찾은 뒤 시드니 센트럴로 향했다. 시드니 센트럴의 2층에는 기차를 탈 수 있는 곳이 있었고, 아래쪽에는 호주의 대표적인 버스회사인 그레이 하운드 사무실이 자리잡고 있었다. 나는 지난 저녁에 직접 와서 버스를 예매했었기 때문에 골드코스트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렸다. 시드니 - 브리즈번행 버스가 내 앞에 섰고, 나는 올라타기 전에 물 한병을 샀다. 호주에서는 워낙 땅이 넓기 때문에 버스가 그리 인기가 높지 않다. 가격이 그렇게 싼 편도 아니고, 중간 중간 마을을 들리기 때문에 빠른 편도 아니었다. 간혹 비행기가 버스보다 싼 경우도 있다. 시간이 남아돌거나 아니면 비행기를 미리 예매하지 못했을 경우 혹은 작은 마을을 가기 위해서 버스를 이용하는 편이다. 버..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시드니의 세인트 마리 대성당과 로열 보타닉 가든 골드코스트로 가는 버스는 저녁으로 예매했기 때문에 시드니를 다시 한번 돌아보기로 했다. 시드니는 걸어다니기에는 확실히 규모가 컸다. 백팩에 나의 짐을 맡기려고 했는데 지하에 창고가 있다고 알려줬다. 막상 가보니 짐을 넣는 공간이 유료였다. 이런... 여태까지 짐을 돈을 내고 맡겨본 적은 없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눈물을 머금고 내 거금을 넣었다. 동전을 넣자 사물함보다는 큰 공간이 열렸는데 나의 캐리어가 쏙 들어갔다. 카메라 가방만 들고 다시 시드니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제는 익숙해진 조지 스트리트와 피트 스트리트 주변을 벗어나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가봤다. 조금 배가 고팠지만, 다시 돈을 아낀다는 마음 가짐으로 나중에 버스를 타기 전에 먹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 눈에 봐도 독특한 건출물이 나..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시드니 백팩에서 만난 웨일즈 친구들 오페라 하우스를 다녀오자 나는 모든 목적을 달성했다는 듯 다른 특별한 볼거리를 위해 찾아다니지는 않았다. 그냥 시드니에서 걸어다니거나 PC방에 들어가 오랜만에 인터넷을 오랫동안 즐겼다. 그러다가 골드코스트로 떠날 버스표를 예매했던게 전부였다. 버스표를 예매할 때 어떤 표를 보여주길래 나는 저녁 때 떠나는 것을 원한다고 브리즈번과 시간을 가리켰다. 하지만 직원 아저씨는 그게 아니라 브리즈번의 도착시간이라는 말을 해주었다. 한참을 표를 들여다 보고나서야 버스의 기본 개념을 이해할 수 있었다. 호주에서는 버스가 목적지가 한 도시라도 그 중간 중간에 작은 마을을 들리는 시스템이었다. 즉 직행버스는 없었다. 그러니까 시드니에서 브리즈번까지 가는 버스이지만 사람이 타거나 내리는 지역은 무조건 멈춰서는 그런 시스템이..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오페라 하우스의 야경을 바라보다 오페라 하우스를 보고 온 후 하루 종일 거리를 걸었다. 여지껏 도시는 브리즈번밖에 거쳐가지 않아서인지 시드니는 그 규모가 매우 크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한인업소도 정말 많아서 시드니에 있는 동안은 거의 한국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우선 PC방에 가서 오랜만에 빠른 인터넷을 즐겼고, 길거리에 널려있던 한국 음식점에 들어가 뼈다귀 해장국을 먹기도 했다. 근데 가격에 비해 맛은 별로였다. 호주를 돌아다니면서 느꼈지만 인터넷과 소주는 시드니가 가장 싸다. 소주의 가격이 가장 비쌌던 곳은 케언즈로 음식점에서 18불에 파는 것을 봤다. 하지만 시드니는 보통 6~7불정도로 상당히 저렴했다. 아무튼 돈이 있었으니 내가 브리즈번에 입국했을 당시보다는 굶지 않고 돌아다닐 수 있었다. 시드니에 있는 동안은 오로지 내..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