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농장생활에 있어 유일한 낙 일은 잘 못했지만 새로운 농장 생활에 서서히 적응해 나가고 있었다. 호주에 처음 왔을 때만 하더라도 요리 하나 제대로 할 줄 아는게 없었지만 배틀로에 왔을 때는 왠만한 요리는 직접 만들줄 알게 되었다. 그래봐야 대단한 것은 아니었지만 미역국이나 된장국을 만들고, 오이무침도 직접 담궈서 먹기도 했다. 가끔은 카레도 해먹었다. 저녁을 먹고 도시락을 싸고 추위와 싸우며 텐트에서 잠을 잔 뒤 새벽에 일어나서 사과를 따거나 빈을 고치는 일을 했다. 사실 사과 피킹을 하자마자 우리한테 일이 당분간 없을거라고 했지만 곧바로 빈 고치는 작업에 투입되어서 하루종일 망치를 두들기며 못을 박았다. 팔이 무척 아팠지만 그래도 시간당 18.5불이라 좀 괜찮았다. 그렇게 농장에서 지내는동안 함께 팜스테이 하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뚱땡이 맥스 우리가 이 농장에 처음 와서 고기를 굽던 날, 어슬렁 어슬렁거리며 다가오던 한 녀석이 있었다. 농장에 처음 찾아왔을 때 심하게 짖어댔던 그 녀석이었는데 이름은 맥스였다. 생긴건 참 귀엽게 생겼는데 사람한테는 전혀 관심이 없는 좀 건방진 녀석이었다. 첫 날에는 너무 불쌍하게 보여서 고기 몇 점을 던져주었는데 물론 보스가 보지는 않았지만 다음날 곧바로 'Do not feed the dogs' 라는 표지판이 붙어있었다. 혹시 맥스 이녀석 고기 먹고나서 보스에게 말했나? -_-; 얼핏 보면 비글처럼 생겼는데 비글이 이렇게 거대할리가 없고 무슨 종인지 모르겠다. 어쨋든 중요한건 먹는 것만 좋아했던 뚱뚱한 강아지였다. 이 농장에서는 강아지가 무척 많았는데 처음에 일할 때 강아지들이 여러 마리가 돌아다니길래 혹시 이..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히터를 구입하러 튜뭇과 와가와가를 뒤지다 3일정도 텐트 생활을 해본 결과 도저히 이대로 지내다간 입돌아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 곳은 텐트뿐이었기에 주말이 되자 히터를 구입하러 돌아다녔다. 배틀로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은 약 30분이면 갈 수 있었던 튜뭇이었다. 튜뭇은 배틀로에 비해서 상당히 큰 마을로 울월스, 콜스와 같은 대형 슈퍼마켓이 있었고 이것 저것 편의시설이 있어서 제법 마을의 분위기가 났다. 지 난밤 벌벌 떨었던 일이 떠올라 히터는 꼭 사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날 히터뿐만 아니라 우리가 먹고 사는데 꼭 필요했던 냄비나 후라이팬 그리고 각종 식료품도 한 가득 샀다. 문득 메닌디에서 냄비와 후라이팬을 버리고 온 게 아깝게 느껴졌다. 튜 뭇의 상점이란 온 상점은 다 뒤져봤지만 히터는 보이지 않았다. 낚시용품점, 슈퍼마켓, 타켓(..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메닌디에서의 농장생활 메닌디에서의 농장 생활은 곧바로 시작되었다. 첫 날은 크림슨(포도의 종류로 당도가 무척 높다) 피킹이었다. 크림슨은 비싼 포도에 속했기 때문에 돈을 더 벌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7시부터 시작한다던 일은 8시가 넘어서 시작했고, 12시에 일이 끝나버렸다. 포도농장에서 일을 하다가 와서 그런지 다른 사람에 비해 확실히 속도는 빨랐지만 결국 돈은 되지 않았다. 둘째 날은 전혀 다른 일을 했는데 이미 매달려서 썩은 포도를 제거 하는 작업이었다. 아마 이 포도농장은 거의 끝나는 시기가 맞는것 같았다. 일을 하다가 잠시 물을 마시려고 나갔는데 그 때 마주친 보스가 너네들 농땡이치면 오늘 그만해라라는 식으로 말했다. 정말 열심히 일을 했는데 한순간 놀고 있다는 식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텐트에서 살다가 캐빈으로 들어오니 군대에서 훈련뛸 때 텐트생활을 며칠동안 했던적은 있었지만 2주, 3주 이렇게 텐트에 살게될 줄이야. 그것도 넓디 넓은 호주라는 땅에서 말이다. 근데 여기 세인트조지에 있을 때는 고작해야 3주정도였지만 나중에 나는 배틀로라는 곳에서 사과를 딸 때 3개월가량 텐트생활을 하기도 했다. 어쨋든 텐트를 접고 캐빈으로 옮길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완전 쾌재를 불렀다. 예상보다 빠르게 캐빈으로 이동하라는 주인 아주머니의 말에 텐트를 접고 짐을 옮겼다. 짐도 워낙 많아 여러번 날라야 했고, 텐트까지 철거해야 했으니 그 짧은 거리의 이사인데도 꽤나 오래 걸렸다. 캐러반파크 내에 있었던 캐빈의 형태는 쉽게 말하면 원룸이라고 봐야했다. 각 캐러반파크마다 그 모습은 다르지만 주로 침대와 조리시설이 갖춰져 있는 경우가 대..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한산했던 호주에서의 크리스마스와 생일 매일 같이 똑같은 일을 하고 도시락을 싸고, 텐트에서 잠이 드는 과정이 반복이 되는 동안 몸은 확실히 적응을 해나갔다. 초기에는 일을 잘 못해서 큰 돈을 만지지는 못했지만 내 손으로 벌었던 돈이 통장으로 들어왔고, 이제는 완전히 집에서 손을 벌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원래 이 곳에서는 주 7일 일하는 혹독한 곳이었지만 실제로 주 7일 계속 일 했던 적은 많지 않았다. 12월이었기 때문에 크리스마스와 박싱데이(26일) 때 쉬었고, 1월 1일은 뉴이어스데이로 역시 쉬는 날이었던 것이다. 그러한 휴일이 지난 후에는 쉬는 날이 너무 없어서 제발 비 좀 오라는 간절한 기도를 드리기도 했었다. 역시 휴일 없이 일을 한다는건 체력적으로 힘이 들기 마련이다.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예상보다 1시간정도 일찍 일이..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