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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 역시 태국은 더웠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추위에 몸부림을 쳤었는데 태국으로 날아오니 더위에 땀이 삐질삐질 흘러내렸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난 추운것 보다는 더운 날씨가 좋았다. 추운 날씨에는 밖을 돌아다니기 힘들겠지만 더우면 밖에서 좀 쉬면서 돌아다닐 수 있었기 때문에 여행하는데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카오산로드로 가는 길에는 이렇게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다.

막상 밖으로 나왔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미아처럼 걷기만 했다. 미얀마로 가는 비행기 티켓과 비자 신청을 완료한 시점에서 내가 해야할 일도 없었고, 또 목적지도 정해진 것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걸었다.


배가 고프면 지나가다가 식당에 들어가 먹으면 됐다. 한국인들에게도 무척 유명한 국수집인데 확실히 맛있긴 했지만 가격도 40밧이었고 양도 너무 적었다. 태국 카오산으로 오는 한국인들은 여기에서 꼭 국수를 먹던데 나는 이제서야 먹어봤다.


다시 또 걸었다. 거리에서 아주 재미있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는데 등 뒤에 있는 아이가 더울까봐 양산을 씌워 놓은 아저씨가 걷고 있었다. 덕분에 거리 양 옆에 있는 태국인들도 아이를 보며 마구 웃기도 하고, 아이와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뜨겁다. 정말 '이제는 뭐하지?'라는 생각만 내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다.


카오산로드로 걸어가 보니 산타모자를 쓴 여인 2명이 눈에 띄었다. 앗! 나는 그제서야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크리스마스의 분위기가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 크리스마스 이브 혹은 크리스마스 때 카오산로드는 뭔가 다른 분위기가 연출이 될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무지하게 더웠던 태국의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난 카오산로드를 방황하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였지만 산타 모자를 쓴 여인 2명을 본거 이외에는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