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민다나오 북쪽에 자리 잡은 섬, 카미긴(Camiguin, 까미귄, 카미귄 등으로 불린다)은 사실 국내에도 좀 알려진 섬이다.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찾는 사람이 꽤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용한 시골마을이라 외지인에게도 친절한 사람들이 많아 더욱 매력적인 곳이다. 보통 카미긴 여행은 세부에서 출발해 돌아보는 편이다. 참고로 이 여행 정보는 2008년이라 현재 상황과 약간 차이가 있을 수 있을 수 있다.  

▲ 카미긴은 보통 세부에서 출발, 보홀섬을 지나면 도착할 수 있는 섬이다


이동 방법
카미긴은 경비행기를 타고 가면 세부에서 1시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가깝지만 배를 타고 간다면 꼬박 12시간을 선내에서 보내야 한다. 참고로 나는 배를 타고 8시에 출발했는데 그 다음날 선착장에서 정박하는데 1시간이나 걸려 10시쯤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배 티켓은 SM백화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고, 그냥 선착장에서도 바로 구입할 수 있다. 당시 배 삯은 1000페소(편도)였다. 생각보다 가격이 비쌌다.



교통수단
필리핀 시골에서는 오토바이를 개조한 트라이시클이 있는데 카미긴도 마찬가지다. 다만 여기서는 트라이시클이라고 부르지 않고, 웰라라고 불렀다. 기존 트라이시클과 다른 점은 이름만이 아니라 외형도 좀 특이했다. 일반적인 트라이시클은 오토바이 옆에 좌석을 마련해 대충 천으로 덮은데 반해 웰라는 뒷좌석이 있어 소형 지프니처럼 느껴졌다. 카미긴에서는 웰라외에 다른 교통수단이 없으므로 처음에는 웰라를 하루 빌려 이동하는 방법도 괜찮다. 
 

▲ 카미긴의 대중교통, 웰라


관광지 
작은 섬이라 관광지는 많지 않다. 대신 천혜의 자연과 소박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니 여유를 가지고 돌아 본다면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수중 공동묘지(Sunken Cemetery)
바다 위에 있는 거대한 십자가. 카미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소이기도 하다. 카미긴은 과거 화산 활동이 활발했던 섬이라 지금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는데 그 대표적인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 멀리서도 확인할 수 있는 십자가는 화산 폭발로 물에 잠겨버린 묘지를 표시하고 있다. 

아래로 내려가면 십자가까지 이동할 수 있는 보트를 탈 수 있다. 줄이 십자가까지 연결되어 있어 처음에는 노를 젓다가 십자가 앞에서는 줄을 잡고 이동했다. 아주 잠깐 보트를 이용하지만 1인당 10페소의 요금을 받았다.  

▲ 수중 공동묘지(Sunken Cemetery) 십자가 앞에서 사진 찍는 것은 필수


화산 폭발로 사라진 교회터(Old Church)
일명 ‘오래된 교회’라 불리는 곳도 화산 폭발로 사라져 현재는 교회 건물이 있었다는 것만 확인할 수 있다. 큰 볼거리를 제공하진 않지만 수중 공동묘지 근처에 있어 잠깐 들러 걷는 곳이다. 

▲ 화산 폭발로 사라진 교회


카티바와산 폭포(Katibawasan Falls)
카티바와산을 갈 때는 경사가 심한 곳이 있어 웰라를 타고 폭포가 있는 곳까지 한 번에 갈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내려 걸어서 갔다. 20분쯤 걸어서 올라가니 폭포 입구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입장료 15페소를 받는다. 굉장히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폭포는 70미터가 넘는다고 한다. 폭포 아래에서 수영을 즐기는 사람도 많이 볼 수 있다. 낙차가 무척 크니 폭포쪽으로는 가까이 가지 않는 편이 좋다. 

▲ 70m가 넘는 카티바와산 폭포


산토니뇨 콜드 스프링(Sto.Nino Cold Springs)
날씨가 무더운 필리핀에서 가장 반가운 관광지였다. 산토니뇨 콜드 스프링은 천연 풀장으로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는 곳이다. 물이 매우 차갑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닥터피쉬와 같은 물고기가 안에 있는데 가만히 있으면 사람 곁으로 와서 각질을 뜯어 먹는다. 사실 닥터피쉬의 효능에 대해서는 말이 많지만 그냥 물고기가 떼로 몰려오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입장료는 20페소였다. 
 

▲ 닥터피쉬가 있는 산토니뇨 콜드 스프링


아덴트 온천(Ardent Hot Springs)
카미긴에는 온천도 있다! 덕분에 카미긴의 콜드 스프링(Cold Springs)와 핫 스프링(Hot Springs)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다. 아덴트 온천은 오두막처럼 생긴 공간도 있어 돈을 내고 빌려서 이용할 수 있다. 온천은 위쪽부터 물이 내려오면서 여러 개의 탕을 형성하고 있었다. 뜨거운 탕, 조금 덜 뜨거운 탕, 미지근한 탕, 이런 식으로 여러 개가 있었는데 평소 우리가 접하는 온천에 비한다면 아주 뜨겁지도 않다. 입장료는 30페소였다. 


초록 교회(Green Church)
특별히 관광지라고 볼 수는 없지만 1800년대에 지어진 오래된 교회라 가봤다. 필리핀에는 이런 오래된 교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교회 안쪽으로 들어가면 키우고 있는 새와 원숭이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 카미긴의 초록 교회


화이트 아일랜드(White Island)
카미긴의 가장 낭만적인 장소, 화이트 아일랜드는 새벽에 가는 편이 좋다. 왜냐하면 섬이라고는 하나 모래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날씨가 더운 대낮에 가면 그대로 통닭구이가 되기 십상이다. 아무튼 화이트 아일랜드는 모래로만 이루어진 섬이라 사방에 펼쳐진 아름다운 에메랄드빛 바다를 구경하기 좋다. 그런데 고작해야 바다를 조금만 이동하는 것뿐인데 보트 가격을 무척 비싸게 부른다. 

▲ 새하얀 모래 밖에 없어서 '화이트 아일랜드'

 
카미긴 시내
카미긴 중심부는 무척 작다. 걸어서 돌아봐도 몇 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작아서 놀랄 정도였다. 그만큼 카미긴은 큰 섬이 아니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걷다보면 길가에 늘어선 알록달록한 웰라를 볼 수 있고, 작은 시장을 돌아보는 재미도 있다. 

▲ 중심부에는 식당이 몇 군데 있고, 과일과 생선을 파는 작은 시장도 있다


카미긴의 특산품 Pastel
카미긴의 특산품이라고 하는 빵(Pastel)이라 찾아서 먹어 봤다. 겉은 부드러운 빵이고, 안에는 노란색 크림이 들어있다. 이 노란색 크림 덕분에 빵이 무척 달았다. 너무 달아서 조금 물릴 수도 있는 빵이지만 스프라이트와 함께 먹으니 괜찮았다. 카미긴의 특산품이라고 하니 배불러도 찾아서 먹었는데 나중에 세부에서도 이 ‘특산품’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 카미긴에서만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세부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