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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어다닐 때마다 같을 줄 알았던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모습은 정말 천차만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베트남은 또 나에게 어떤 즐거움을 줄지 잔뜩 기대가 되었다. 이상하게 베트남에 도착한 시각이 늦은 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두려움보다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물론 두려움 따위는 없었지만 문제는 늦은 시각에 도착한 베트남이었기 때문에 대체 어디서 어떻게 지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는 것이다. 항상 싼 숙소만 찾아다녔던 우리로서는 호치민에 대해서 좀 더 알아야 했다. 게다가 배고프기까지 했다. 

책을 뒤져보니 데탐거리 주변에 저렴한 숙소가 몰려있다고 했다. 아저씨들에게 물어보니 다행스럽게도 버스에서 내린 이곳이 데탐거리 주변이었다. 버스에 함께 타고 있었던 이모뻘정도 되었던 한국인과 같이 데탐거리 주변을 돌아다녔다.

근데 저렴한 숙소가 있다고 하는 데탐거리는 왜 이렇게 비싼지 전부 10달러 이상이었는데 그나마 10달러 근처라면 묵으려고 했는데 대부분 그보다 비쌌다. 우리는 정말 많이 돌아다녔다. 조금이라도 더 싼 방을 찾기 위해 수십 군데를 돌아다닌 끝에 하루에 6달러짜리 방을 찾아냈다.

6달러짜리 방은 거리에서도 좀 더 안쪽으로 깊숙히 들어가 좁은 골목길에 위치해 있었고, 방도 5층이었다. 고층이라 올라가는데 힘들었고, 방도 약간 좁긴 했지만 그런데로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 이 저렴한 방에 TV가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여태까지 TV있는 방을 쓴적이 없었기 때문에 오랜만에 TV를 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알아들을 수 없다는게 문제다.


피곤함도 잊고 대충 씻은 뒤 호치민 거리로 나왔다. 캄보디아에서 버스타고 오던 중에 잠시 만난 한국인과 저녁을 같이 먹자고 했다. 처음 도착해서 본 베트남 거리는 무척이나 활기차보였고, 너무 재미있어 보였다. 다시 태국 카오산로드에 온 것처럼 밤에도 외국인들이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고, 재밌어 보이는 가게들이 너무 많았다. 무엇보다도 거리에는 침을 삼키게 만드는 간식 거리를 파는 곳이 많았다.

아직 베트남 화폐였던 동이 하나도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돌아다녀도 뭘 먹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맛있어 보이는 허름한 식당에 들어가 미국 달러로 내도 되냐고 물어봤는데 달러 받는다고 했다. 달러를 받기는 했지만 환율로 따졌을 때는 꽤 손해를 봤다.


하루 종일 버스 안에서 빵이나 물 종류만 먹다가 처음으로 밥을 먹었는데 진짜 감탄할 맛이었다. 할머니가 웃으면서 지켜보는 있었는데 나는너무 맛있다고 얘기했다. 고기나 햄이 밥위에 얹어있을 뿐인데 내 입맛에 딱 맞았다. 그만큼 베트남의 음식이 맛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밥을 먹고 이 주변을 걸었는데 재밌던 것은 우리나라 패스트푸드 업체인 롯데리아도 있었다. 돌아다니기는 했지만 역시 돈이 없어서 할게 없었다. 데탐거리 주변을 돌아다녀보니 PC방도 많이 보이고, 음식점도 많았다. 데탐거리는 태국의 카오산로드처럼 여행자의 거리였던 것이다.

아까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잔돈으로 받은 베트남 동으로 한국으로 전화를 잠깐 했다. 인터넷을 이용한 전화였던 것 같은데 2분 정도에 6000동(약 300원)정도 나왔다. 아마 전화를 휴대폰으로 걸었기 때문에 비싸진 것 같았다. 사실 인터넷망을 이용해서 그런지 통화품질은 별로였다.


베트남에서의 첫날은 어두워진 밤에 도착했지만 주변이 금방 적응되고, 새로운 기대감을 가지기에 충분했다. 베트남 여행이 정말 기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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