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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반도는 국내 여행자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지역 중 하나다. 이곳은 대체로 동유럽의 일부라 여기지만 지리적인 특성상 남유럽 혹은 발칸반도라고 구분하기도 한다. 좁은 지역에 무려 11개국(미승인국 포함)이나 있어 생각보다 여행하는데 무척 오래 걸려 4개월이 넘었고, 현재도 여행 중에 있다. 이렇게 오래 걸린 이유는 당연히 매력이 넘치는 곳이기 때문이다. 아직 불가리아에 있지만 발칸반도의 모든 나라를 정복(?)한 기념으로 간단한 평을 남겨본다.


 

1. 슬로베니아



처음엔 음침한 느낌마저 들 정도로 우울해 보이는 도시 분위기였지만 지내면서 점점 괜찮아졌다. 쉥겐 체류기한 때문에 딱 3일, 그것도 류블랴나에만 여행한 점은 아쉽다. 화려하진 않아도 적당히 걷기 좋았고 맥주를 마시며 시간 때우는 것조차도 마냥 좋았다. 류블랴나에서 곳곳에 있는 드래곤을 찾아 보는 것도 재미다. 물가는 프랑스, 스위스, 오스트리아를 거친 탓인지 많이 싸다고 느껴졌다. 당연히 발칸반도의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싼 편에 속하지만 배낭여행자가 부담스럽지 않게 충분히 지낼만한 수준이다.

 

여행한 도시 : 류블랴나


 

2. 크로아티아



애매하게 비싼 나라, 그리고 한국인이 정말 많았다. ‘꽃보다 누나’의 영향으로 요즘 한국에서 가장 핫한 여행지라 하던데 비수기임에도 체감할 수 있었다. 정말 재미있는 점은 ‘꽃보다 누나’에서 나오지 않은 여행지는 한국 사람이 별로 없다. 애매하게 춥고 비가 와서 플리트비체는 완벽하지 못한 경치를 보여줬고. 자그레브와 스플리트는 기대치에 비하면 그럭저럭 보통이었다. 개인적으로 크로아티아는 경치는 괜찮긴 했으나 물가 수준이 서유럽에 근접할 정도로 비싼 게 흠인 것 같다. 그나마 나는 비수기에 여행해 그리 비싸진 않았다.


여행한 도시 : 자그레브, 플리트비체, 자다르, 프레코, 스플리트, 두브로브니크


 

3.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발칸반도를 여행하면서 가장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지금은 지도에서 찾을 수 없는 나라 유고슬라비아인데 그 중 내전의 흔적을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다. 현재 경제력도 가장 낮고, 여전히 종교와 민족 갈등을 품고 있지만 사람이 좋은 곳이라 꼭 다시 가고 싶다. 물가도 무척 싸다.

 

여행한 도시 : 모스타르, 사라예보



4. 세르비아



유고 내전의 영향으로 이미지는 가장 안 좋았으나 여행을 가서 보니 정반대로 괜찮았던 나라가 세르비아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보다 더 저렴한 물가, 거리에 즐비한 카페, 깨끗한 거리는 여행자를 만족스럽게 만들어줬다.

 

여행한 도시 : 노비사드, 베오그라드, 니슈

 

 

5. 코소보



여태까지 내가 갔던 미승인국 중 가장 화려했던 곳, 그래서 놀랐다. 다만 수도 프리슈티나를 제외하고 워낙 여행자가 없는 곳이라 다들 이상한 취급(특히 아시아인)을 하며 쳐다본다. 그래도 가끔 너무 궁금해서 못 참던 사람들이 나에게 말을 걸곤 했는데 다들 무척 즐거워했다.

 

여행한 도시 : 프리슈티나, 프리즈렌, 브라드, 페야

 

 

6. 몬테네그로



코토르나 부드바의 경우 유명한 관광지라 물가가 비싸지만 그럼에도 크로아티아보다 저렴하다. 극단적으로 붐비는 여행지와 여행자가 아예 없는 조용한 도시가 대비되곤 했다. 개인적으로는 크로아티아보다 몬테네그로가 더 좋았다.

 

여행한 도시 : 포드고리차, 코토르, 헤르체그노비, 부드바, 바르, 울친, 보야나 섬

 

 

7. 알바니아



발칸반도에서 가장 오래 체류했던 나라로 약 한 달간 여행했다. 북쪽과 남쪽의 도시 이미지가 완전히 달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 북쪽은 여행자가 아예 없는데 반해 남쪽은 그리스 국경과 가까워 그런지 여행자가 꽤 있다.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은 곳이 많지만 거대한 성이 많아 볼거리가 꽤 있으며 사람들도 친절하다. 덕분에 알바니아에서는 히치하이킹만 30번 넘게 했다. 참고로 발칸반도에서 가장 민족주의가 강한 나라가 알바니아다.

 

여행한 도시 : 쉬코드라, 코마니, 발보나, 크루여, 듀레스, 티라나, 베라트, 포그라데츠, 코루쳐, 레스코빅, 페르마트, 지로카스트라, 사란다

 

 

8. 그리스



역시 애매하게 비싼 나라 그리스다. 돈을 아끼기 위해 지로스를 얼마나 먹었던지. 그리스는 역시 여행자가 많은데 아테네가 아닌 다른 곳에서는 생각보다 없어 놀랐다. 그리스에서 히치하이킹은 정말 힘들었지만 예상외로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 즐거웠다.

 

여행한 도시 : 요안니나, 트리칼라, 아테네, 칼람바카, 북쪽 작은 마을들

 

 

9. 마케도니아



친절한 사람들, 깔끔한 도시, 저렴한 물가, 이렇게 3박자가 고루 갖춰진 나라다. 덕분에 어디에서든 늘어지기 좋다.

 

여행한 도시 : 비톨라, 오흐리드, 스코페

 

 

10. 불가리아



기대치보다 볼 게 많지 않았다. 하지만 개인적인 느낌상 유럽연합에서 가장 저렴한 물가를 자랑해 배낭여행자가 지내기는 무척 좋다. 심지어 관광객으로 붐비는 해변의 식당도 정말 싸다. 그리고 이전 나라에는 배낭여행자가 별로 없었는데 불가리아에는 정말 많다.

 

여행한 도시 : 소피아, 릴라 수도원, 플로브디프, 벨리코토르노브, 바르나, 부르가스, 소조폴

 

 

11.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보다는 작은 도시가 훨씬 괜찮았다. 다만 루마니아는 작년 겨울에 있던 곳이라 추웠던 기억이 너무 많다. 루마니아는 미처 여행하지 못하고 놓친 곳이 많은 것 같아 조금 아쉽다.


여행한 도시 : 이야시, 부쿠레슈티, 브라쇼브, 브란, 시비우, 클루지나포카


 

부록

*상세한 여행기 및 정보는 추후 올릴 예정


물가

크로아티아와 그리스가 비쌌다. 특히 숙소. 대신 발칸반도에는 물가가 아주 저렴한 나라가 많아 여행자를 행복하게 만들어줬는데 특히 마케도니아, 세르비아, 알바니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가 저렴했고, 코소보도 역시 저렴했지만 체감상 세르비아보다 조금 더 비싸게 느껴졌다.

 

친절도

대부분 여행하기 편할 정도로 친절하다. 가장 친절했던 나라를 꼽자면 마케도니아와 알바니아다.

 

볼거리

아무래도 관광객이 많은 크로아티아와 그리스가 많긴 하지만 다른 나라도 여행자가 별로 없어서 그렇지 볼만한 게 많다. 몬테네그로, 알바니아는 성이 많아 볼만했고 마케도니아와 불가리아는 물가가 저렴해 휴양을 즐기기 좋다.


저는 지금 세계여행 중에 있습니다. 이 글이 마음에 든다면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 및 응원(클릭)을 해주실 수 있습니다. 작은 도움이 현지에서 글을 쓰는데 큰 힘이 됩니다. 세계를 여행하고 있는 배낭여행자에게 커피 한 잔 사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