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삔까오에서 방황을 하다가 카오산로드로 돌아가는 길에 왕랑시장을 들렀다. 분명 여길 몇 년 전에도 왔었던 거 같은데 기억은 가물가물했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 왔어도 원래 시장 구경하는 것을 좋아해 계속 걸었다. 사실 이렇게 아무 목적 없이 움직이는 편이 더 즐겁다.

왕랑시장은 카오산로드에서 무척 가깝지만 여행자는 별로 없는 곳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여행자를 신기하게 쳐다볼 정도로 외진 곳은 아니지만 태국 현지인들과 시장 구경을 하고 싶다면 한 번쯤 들러도 괜찮을 것 같다. 여긴 소위 ‘짝퉁’을 파는 상점도 많다.


역시 시장이라면 먹거리가 빠질 수 없다. 더운 나라에도 초밥를 팔고 있어서 좀 놀랐다. 물론 날 생선은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저렴한 가격에 여러 가지를 집어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시장의 매력이 아닐까.


과일도 카오산로드보다 저렴하거나 가격은 똑같더라도 양이 훨씬 많다. 10밧짜리 과일을 우걱우걱 씹으면서 돌아다녔다.


가뜩이나 좁은 시장에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쯤 되면 사람 구경을 하는 건지 시장 구경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밀가루 반죽에 메추리알을 넣은 요리인데 로띠는 아닐테고, 먹어보질 않아서 뭔지 모르겠다.


시장이라 그런지 싸다. 연유를 넣어 달짝지근한 홍차도 15밧이다. 근데 아주머니 앞치마에는 ‘진로 제이’라는 한글이 있어 살짝 웃음이 났다.


적당히 시장 구경을 마치고 카오산로드로 돌아가기로 했다. 돌아가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블랙 캐년 커피 근처에 있는 왕랑 선착장(Wang Lang, N10)에서 바로 건너편으로 건너가는 배를 타면 된다.


왕랑 선착장에서는 배를 타고 짜오프라야강 건너편으로 건너갈 수 있다. 강만 건너가는 배이기 때문에 입구에서 3밧만 내면 된다.


이 배를 타면 타파짠에 도착하는데 탐마쌋 대학교를 가로지르면 카오산로드까지는 금방 갈 수 있다.


짜오프라야강을 건너가면서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오고,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방콕에서 별다른 걸 하지도 않은 채 하루가 지나갔지만 이런 기분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난 조용히 강을 바라보며 방콕에서의 일상을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