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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쿠라 지역은 아무래도 도쿄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라 배낭족이 묵을 만한 게스트하우스가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도 구글 지도나 여행자 숙박 예약 사이트 등을 뒤져보면 몇 군데의 게스트하우스를 찾을 수 있는데 그 중에서 내가 찾아간 곳은 가마쿠라 게스트하우스였다. 


가마쿠라 게스트하우스는 역에서 좀 떨어져 있어서 버스를 타지 않으면 찾아가기 어렵다. 정확한 버스 번호까지는 기억하지 못하나 가마쿠라역 동쪽 출구에 있는 1번 버스정류장에서 하지와라구치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요금은 230엔 정도였다. 구글맵(http://goo.gl/maps/16QJP)을 참고하면 어렵지 않다. 

가마쿠라역에서는 위치가 안 좋아 보이긴 하지만 실제로는 모노레일역과 매우 가깝기 때문에 에노시마를 여행하기는 아주 좋다. 때문에 가마쿠라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면서 에노시마를 여행하고, 에노덴을 타고 가마쿠라로 돌아오는 여행 루트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와라구치 정류장에서 5~10분 정도 수로를 따라 걸으면 어렵지 않게 가마쿠라 게스트하우스를 찾을 수 있다. 멀리서 보면 일반 가정집처럼 보이는 수준이다. 입구는 1층에 있고, 지하 1층에는 간단한 식사와 술을 마실 수 있는 바가 있다. 

게스트하우스답게 가격은 1박 3000엔으로 저렴한 편이다. 물론 고물가의 일본이라도 더 저렴한 숙소는 얼마든지 있다. 실제로 오키나와에서 묵었던 게스트하우스는 1박에 1000엔이었으니 3000엔이 아주 싸다고는 볼 수 없다. 그냥 평균적인 일본 숙박 요금에 비하면 저렴하고, 게스트하우스도 보통 이정도 가격대라 적당한 수준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체크인을 하면 먼저 자신이 사용할 베개 피와 매트리스 덮개를 준다. 그리고는 스텝이 화이트보드에 닉네임을 적고, 일일이 시설물을 안내해 준다. 거실, 주방, 화장실, 휴대폰 충전할 곳, 1층 바 등을 알려준다. 스텝은 총 4명이 있었는데 결혼한 부부와 아이들도 있어 게스트하우스 분위기가 대가족이 사는 집 같다. 

 

기본적인 시설은 일반 게스트하우스와 비슷하다. 여럿이 모여서 대화를 하거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거실이 있고,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공동 주방이 있다. 1층에 공용 화장실, 공용 욕실이 있고, 남자 방도 있다. 여자 방은 2층에 있는데 출입이 불가능해서 올라가 보질 못했지만 아마 남자 방과 비슷한 구조일 것 같다. 


거실에서는 주로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는 장소다. 그런데 다른 곳과 다르게 거실에서 작은 숯불을 피우고 있었다. 이 숯불 위에다가 생선이나 마시멜로우를 구워 먹을 수 있다. 소소하지만 숯불에 둘러 앉아 음식을 나눠 먹으니 어렸을 때 모닥불 피운 추억도 떠올랐다.  


주방은 항상 깔끔한 편이다. 요리를 하기 충분한 도구가 갖춰져 있으며, 무료로 마실 수 있는 차도 있다. 


난 이날 무료로 맥주도 마시고, 여러 종류의 사시미도 먹을 수 있었다. 왜 공짜로 이런 음식을 주냐고 물으니 그들도 갸우뚱 하더니 그저 '스페셜 데이'라는 아리송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아리송함 때문에 재미있다. 그저 공짜라서 좋았던 게 아니라 사람들과 만남, 그리고 이런 음식을 먹어 볼 수 있다는 게 말이다.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바가 있는데 여기에서 식사도 할 수 있고, 술도 마실 수 있다. 가마쿠라 게스트하우스 근처에 슈퍼마켓이 있을 뿐 대부분 주거지역이라 적당한 먹거리를 찾기 힘들다. 어차피 밖으로 나가도 별 게 없기 때문에 지하 1층 바에서 해결하는 것도 괜찮다. 부드러운 생맥주도 맛있다. 가격은 음식 1000엔, 생맥주는 한 잔에 500엔이다. 


잠을 자는 장소는 침대가 아니라 그냥 커다란 방에 두꺼운 이불을 제공해줬다. 이런 구조는 또 처음이라 마냥 신기했다. 아무래도 일본식 게스트하우스라서 그런가 보다. 개인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여기에서 머물기 어렵겠지만 다 같이 자는 이런 분위기도 침대만 놓인 곳과 크게 다르진 않다. 


가마쿠라 게스트하우스에서 딱 하루 머물렀지만 무척 매력적인 곳이었다. 가마쿠라역에서 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일본을 여행하는 여행자(일본인)가 찾는 곳이라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친절한 스텝이 항상 대기하고 있어서 함께 어울려 지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만 더 있었다면 가마쿠라 게스트하우스에서 며칠 더 머물고 싶을 정도였다. 


나를 제외하면 전부 일본 사람이었지만 대화하는데 영어가 되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았다. 나도 외국인이지만 간혹 서양 여행자도 찾는 게스트하우스다. 다만 스텝에게 물어보니 최근 가마쿠라 게스트하우스를 찾은 한국인은 1달에 1명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드물다고 한다. 

확실히 혼자 여행을 하더라도 다양한 사람과 만나서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은 배낭여행만의 특권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고맙고, 즐거웠다. 가마쿠라 여행을 계획한다면 가마쿠라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 것을 추천한다. 그냥 추천도 아니고 강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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