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슬램덩크>의 마지막 장면 배경지, 에노시마 히가시하마 해변 에노시마 끝에 있던 치고가후치까지 봤으니 이제는 가마쿠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가마쿠라로 이동한 뒤 다시 나리타 공항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대충 계산해 보니 그닥 여유 있는 편은 아니었는데 그럼에도 난 한 곳을 더 들렸다.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장소, 이름하여 ‘용연의 종’이었다. 특별한 무언가 있을까 싶어 찾아갔는데 생각보다 볼거리는 없었다. 언덕 중간지점에 작은 종이 하나 있던 게 전부였다. 그나마 수많은 자물쇠가 매달려있는 모습이 조금 특별해 보였다고나 할까. 그런데 용연의 종은 연인이 함께 종을 치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속설 때문에 유명한데 이 풍경만 보면 자물쇠를 매달아야 사랑이 이뤄지는 것 같다. 남산에도 자물쇠가 엄청나게 많은데 이는 일본에서 유래된 것인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아니면 자물쇠는 .. 지난 여행기/도쿄근교 닛코와 가마쿠라 여행 12년 전
서퍼들의 천국, 발리의 쿠타 비치 발리에서는 특별한 계획이 없었다. 발리가 해변만 있는 것도 아닌데 어딜 보러 가고 싶단 생각도 없었고, 무얼 꼭 해야겠다는 그런 의무감조차 없었다. 그저 지친 몸을 달래기 위해 하루 종일 쉬고 싶을 뿐이었다. 항상 여행을 하면 아무리 피곤해도 하나라도 더 봐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는데 마냥 쉬겠다니 이것도 좀 이상했다. 사실 발리에서만큼은 쉬는 여행을 하자는 게 나의 생각이었지만 브로모 화산과 이젠 화산을 지나는 일정이 힘들었던 것도 있고, 화산을 오르면서 다리의 통증이 더 심해져서 걷기가 무척 힘들었다. 쿠타에서는 동네만 천천히 돌아보고, 만약 시간만 허락이 된다면 다음날 가까운 우붓이나 다녀오자고 마음 먹었다. 아침에 게스트하우스에서 제공해 준 빵과 커피를 마시고는 밖으로 나갔다. 이날은 족자카르타부터 .. 지난 여행기/인도네시아 자바, 발리 배낭여행 13년 전
초록빛 바다 아하렌 비치, 날씨는 흐리멍덩 토카시키섬에도 해변이 몇 군데 있지만 가장 유명한 곳은 아하렌 비치였다. 섬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아하렌 비치로 갈 생각이었는데 더이상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여전히 날씨는 흐린 상태였다. 토카시키섬에 도착하긴 했는데 이제 어디로 가야 아하렌 비치로 갈 수 있는지 몰랐다.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가 주차장쪽으로 걸어갔다. 예상은 했지만 주차장쪽으로 가니 버스가 있었다. 아하렌 비치로 가는 버스라고 해서 무려 400엔을 내고 버스에 탔다. 확실히 작은 동네라서 이 버스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처럼 보였고, 그렇다고 이 버스도 하루 4편 정도로 자주 있는 편도 아니었다. 관광객을 태운 작은 버스는 좁은 골목길을 따라 이동했다. 버스에서만 본 토카시키섬이었지만 시골의 여유로움을 넘어 오지의 순박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지난 여행기/오키나와 배낭여행 13년 전
캄보디아의 휴양도시 씨하눅빌 '다시는 혼자서 바닷가에 가지 않으리라!' 호주에서 혼자 바닷가에 갔을 때 이런 다짐을 했었던 기억이 나는데 나는 다시 바다로 향했다. 어쩌면 거의 떠밀려나듯이 가게 되었는데 상민이형은 바쁘다고 그랬기 때문이었다. 원래는 같이 캄보디아를 여행하기로 했었는데 나 혼자 떠나게 되었고 결국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남쪽 도시로 향하게 된 것이었다. 프놈펜 버스 터미널에서 씨하눅빌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탔다. 캄보디아는 호주처럼 거대한 땅을 가진 나라가 아니었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가 한결 수월했다. 다만 오래된 중고버스라든지 혹은 제대로 포장이 되지 않은 도로탓에 힘겨운 이동이었을 뿐이었다. 버스에 올라타서는 거의 대부분인 캄보디아인이었고 나처럼 여행자인 경우는 별로 없어 보였다. 프놈펜의 도심지를 빠져나..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서퍼들의 천국, 서퍼스 파라다이스 골드코스트에 온 목적은 목적은 오로지 필리핀에서 같이 생활했던 승이를 만나 다시 새롭게 일자리를 찾아 나서기 위함이었다. 승이는 호주에서 어학원을 3개월 다닌 상태였고, 나는 이리저리 떠돌다 골드코스트로 온 상태였다. 아무래도 마음 맞는 동생과 같이 일자리를 찾아 나서면 더 재밌는 생활이 될 것 같았다. 승이는 내가 온다는 소식에 일부러 단기 쉐어로 옮기고 내가 머무를 곳까지 마련한 상태였다.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사우스포트, 집에 막상 도착해보니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 어차피 1주일에서 2주정도만 머무를 예정이어서 크게 개의치는 않았다. 짐을 대충 풀기도 전에 밖으로 나가자는 말에 나가게 되었다. 승이의 친구들과 갑작스럽게 어울리게 되었는데 골드코스트에 있는 동안에는 이렇게 자주 어울리게 되었다. 오..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