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달레이행 버스에 외국인은 나 혼자 미얀마 만달레이로 향하던 날이 밝았다.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를 하고 6시 20분에 로비로 나가니 게스트하우스 직원은 너무 일찍 나왔다면서 7시 버스는 분명 제 시각에 오지 않을거라고 얘기해줬다. 나는 그럼 로비에서 기다리겠다고 하자 나의 차림새를 아래 위로 훑어보더니 반팔로 다니면 안 춥냐고 물었다. 하긴 1월 바간의 아침은 무척 쌀쌀했다. 잠시 후 직원은 6시 45분쯤에 아침 식사를 준비해 놓을테니 옥상으로 올라와서 아침을 먹으라고 해줬다. 원래 이렇게 이른 시각에 아침이 나오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나를 위해 일부러 일찍 준비를 해줬던 것이다. 옥상으로 올라가 느긋한 마음을 가지고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거리를 바라봤다.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미얀마에서 보.. 지난 여행기/밍글라바! 아름다운 미얀마 여행 14년 전
바간의 마지막 밤, 여행을 함께했던 러시아 친구와 헤어지다 바간의 일몰을 구경하러 쉐산도 파고다를 다녀온 뒤에는 이미 사방이 어두워진 상태였다. 칠흙같이 어두워지는데는 정말 오래 걸리지 않았고, 제대로 된 가로등이 있을리가 없는 우리는 멀리서 보이는 불빛에 의지하며 방향감각을 찾아야 했다. 바간 여행의 친구였던 러시아 여인 비키는 마차를 타고 돌아가기로 했고, 나는 자전거를 하루 빌렸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고 돌아가야 했다. 대략 8시에 게스트하우스에서 보자고 한 뒤에 헤어졌다. 나는 엽서를 사주고 싶었던 그 꼬마 아이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찾아보고 싶어서 자전거 페달을 밟고 아난다 파고다 방향으로 돌렸다. 아난다 파고다에 그 꼬마 아이가 산다고 들었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돌아본 것이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그 아이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엽서를 사.. 지난 여행기/밍글라바! 아름다운 미얀마 여행 14년 전
쉐산도 파고다에 올라 감상한 바간의 일몰 해가 저물기 시작해서 서둘러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목적지는 바간의 일몰과 일출을 볼 수 있는 장소로 유명한 쉐산도 파고다였다. 바간 여행 첫 날에 나와 비키가 담마양지 파고다를 쉐산도 파고다로 착각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확실히 쉐산도 파고다에 찾아가 일몰을 보기로 했던 것이다. 관련글 : 2010/07/17 - 여기가 쉐산도 파고다가 아닌가벼? 정확한 쉐산도 파고다의 위치를 몰라 사람들에게 물어가면서 찾아갔다. 해가 저물어 가는 것을 보니 마음만 급해졌다. 그나마 다행스러웠던 점은 쉐산도 파고다는 내 생각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 있었다. 쉐산도 파고다에 도착해 자전거를 세워둔 후에 올라가는 계단 앞에 갔다. 그 때 미얀마인이 나를 보며 일본 사람이냐고 물으면서 말을 걸었다. 내가 한국 사람이라고 하.. 지난 여행기/밍글라바! 아름다운 미얀마 여행 14년 전
순수했던 미얀마 아이들과 사진을 찍다 이미 한 번 가봤던 땃빈뉴 파고다로 자전거를 돌린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바간에 있는 동안 아이들의 엽서를 사주지 못했던 것이 계속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캄보디아 앙코르왓을 여행했을 때 너무나 많은 아이들이 달려오면서 엽서를 사달라고 했는데 사줘야겠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다. 바간에서도 앙코르왓과 너무 똑같을 정도로 수 많은 아이들이 몰려들어는 엽서 사달라고 했는데 여기서는 안 사주는게 너무 마음에 걸렸다. 그게 너무 이상했다. 특히 내 카메라에 찍혔던 이 아이가 계속해서 떠올랐다. 카메라에 있는 이 사진을 수시로 확인하면서 왜 이 아이에게 엽서를 사주지 못했는지 아쉬움만 되새기고 있었다. 그래서 사진 속 아이의 엽서를 사줄 수 없다면 땃빈뉴 파고다에서서 만났던 소녀도 기억에 많이 남아서 그 아이의.. 지난 여행기/밍글라바! 아름다운 미얀마 여행 14년 전
바간의 성스러운 파고다, 아난다 파고다 바간에서 내 여행 친구였던 비키와는 이 날 하루 따로 다니고 있었는데 우연하게도 이 작은 파고다에서 만났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다녔고, 비키는 걷거나 마차를 타고 다녔기 때문에 이 하루는 완전히 따로 돌아다녔던 것이다. 비키는 혼자 걸어다니면 누군가가 공짜로 마차를 태워다주기도 했다면서 좋아했는데 내가 그건 너가 여자라서 그랬던거라면서 남자인 나는 땀이 범벅이 되도록 자전거를 타도 아무도 안 쳐다봤다고 원망하듯 얘기했다. 어쨋든 우리는 저녁에 쉐산도 파고다에서 일몰을 같이 보자고 한 뒤에 헤어졌다. 자전거를 타고 열심히 올드바간의 방향으로 갔다. 오르막길이 있을 때마다 죽을맛이었지만 신기하게도 돌아갈 때는 조금 덜 힘들었다. 오르막길이 더 많았는데도 말이다. 그렇게 생고생을 하고 있다고 여겨질만큼 달렸.. 지난 여행기/밍글라바! 아름다운 미얀마 여행 14년 전
그림을 파는 미얀마인에게 한국어를 알려준 이유 자전거를 타고 냥우에서 뉴바간까지 왔지만 아무런 소득없이 다시 올라갔다. 이름 모를 작은 파고다에서 거의 정신을 놓고 한참 동안 쉬었더니 그래도 다리의 감각이 살아나서 자전거 페달을 밟을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뉴바간에서 올드바간으로 가는 길은 무지막지한 오르막길이었다는 거다. 너무 심한 오르막길은 도저히 자전거를 타고 갈 수가 없어서 자전거에서 내려 걸었다. 그 때마다 내 옆을 쌩쌩 지나다니는 오토바이와 자동차들이 어찌나 부럽던지 이 자전거를 당장이라도 버리고 마차를 타고 싶은 심정이었다. 1.5달러에 빌린 자전거는 이제 나의 애물단지가 되어버린지 오래였다. 올드바간으로 가는 도중 멀리서 어떤 서양 여자가 파고다로 들어가는 모습을 포착했다. 멀리서봐도 비키일거라는 생각에 그쪽 파고다로 가봤다. 신발.. 지난 여행기/밍글라바! 아름다운 미얀마 여행 14년 전
바간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은 미친짓이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의기양양하게 냥우에서 올드바간을 거쳐 뉴바간으로 갔다. 근데 진짜 너무 너무 힘들었다. 자전거가 불량인지 아니면 너무 심한 오르막길이 연속이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정말 죽을맛이었다. 잘 나아가지도 않아서 일어서서 낑낑대며 페달을 밟아댔고, 마차를 탈 때는 몰랐는데 자전거를 타니 왜 이렇게 오르막길이 많은지 올드바간에 도착하기 전인데도 벌써부터 자전거를 빌려서 다닌게 후회가 될 정도였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어떤 한 남자가 나를 불렀는데 다름 아닌 네 친구와는 왜 헤어지고 혼자다니고 있냐고 묻는 것이었다. 아마 나와 항상 같이 다녔던 러시아인 비키를 말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그걸 기억하는지 그거 참 신기하기만 했다. 서양인과 같이 다녔던 아시아인이 정말 유난히 눈에 띄었나 보다. 그러면.. 지난 여행기/밍글라바! 아름다운 미얀마 여행 14년 전
탈로민로 파고다에서 안내해주던 소녀 새벽에 일찍 일어나 이탈리안 커플이 있었던 게스트하우스로 갔는데 어찌된 일인지 그들은 보이지 않았다. 전 날 나에게 일출을 같이 보러가고 싶으면 새벽 5시에 오라고 해서 갔었는데 약 20분간 기다려봐도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니 내가 오기 전에 이미 출발한듯 보였다. 결국 다시 숙소로 돌아와 잠을 잤다. 아침 8시쯤 일어나서 게스트하우스 로비로 가니 직원들이 아침을 먹으라며 옥상으로 올라가라고 얘기해줬다. 여기는 식당이 옥상에 있었는데 야외에서 먹는 아침도 꽤나 괜찮았다. 또 아침이라 그런지 살짝 시원한 느낌까지 들어서 기분도 좋고, 마음에 들었다. 다만 해가 뜨기 시작하면 햇빛과 더위에 마냥 좋지만은 않다. 미얀마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단연 게스트하우스에 아침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이었는데 여기는 .. 지난 여행기/밍글라바! 아름다운 미얀마 여행 14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