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스 포장마차에서 유독 친근했던 라멘가게 나는 원래부터 걷는 여행을 더 좋아했다. 특히 도착한 첫날은 걸으면서 도시를 구경, 사람구경을 하며 천천히 눈에 익히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여행지를 얼마나 많이 돌아보는지와 같은 하드코어적인 여행보다도 여기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지와 같은 모습을 보는게 나만의 여행법이라고 하는게 맞을 것이다. 걷다가 힘들면 좀 쉬면 되는 것이고,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보이면 먹으면서 돌아다니면 된다. 그게 바로 자유여행의 매력이다. 나카스에서부터 늘어선 포장마차는 텐진으로 가는 거리에서도 볼 수 있었다. 참 신기한 것은 인도 한복판에 저녁이 되면 포장마차가 생긴다는 점이었다. 떡하니 인도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데 도시의 미관을 해친다는 생각보다는 후쿠오카의 매력이 바로 포장마차라는 확신을 들게 만들.. 지난 여행기/일본 큐슈 한 바퀴 14년 전
일본에서 지갑을 잃어버린다면 찾을 수 있을까? 처음에는 정말 큰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카스 포장마차에서 기분 좋게 꼬치에 맥주 한잔을 마시고 계산을 하려고 일어섰는데 내 주머니에 지갑이 없었다. 약간 당황하면서 뒷주머니와 외투를 뒤집어봐도 지갑은 없었고, 카메라 가방을 샅샅이 뒤져봐도 지갑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의자에 다시 도로 앉아서 곰곰히 생각해봐도 내가 지갑을 들고 계산을 했던 적이 없기 때문에 분명 호텔에 지갑을 놓고 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주머니에게 지갑을 호텔에 두고 온 것 같으니 잠시만 기다리면 찾아와서 계산을 하겠다고 말하고 혹시 못 미더울까봐 내 카메라를 보관하고 있으라고 전해줬다. 아주머니는 대충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이셨다. 호텔은 하카타역 부근이었다. 물론 멀지 않은 거리이긴 하지만 지갑을 놓고 왔다는.. 지난 여행기/일본 큐슈 한 바퀴 14년 전
나카스 포장마차에서 마시는 시원한 맥주, 분위기는 덤 크리스마스 시즌은 일본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거리의 가로수에는 온통 조명으로 치장이 되어있었고, 쇼핑몰은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도배가 되어있었다. 작년에도 제작년에도 크리스마스는 해외에서 보냈는데 이번해에는 아주 불행하게도 크리스마스 전에 한국으로 돌아가는 일정이었다. 여러모로 시끌벅적한 날에는 조용히 혼자 보내는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어쨋든 후쿠오카 지리를 대충 파악해서 그런지 캐널시티를 지나 나카스로 오는데는 지도도 필요없었다. 후쿠오카에 도착한지 몇 시간만에 대략적인 방향감각을 익힌 셈이었다. 그만큼 후쿠오카가 크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나카스는 텐진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작은 섬으로 밤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었다. 후쿠오카의 밤이 그러하듯 이곳도 네온사인으로 가득하기는 하지만 다른 도시에 비하.. 지난 여행기/일본 큐슈 한 바퀴 14년 전
후쿠오카 맛집에서 사라우동을 맛보다 후쿠오카에 도착하고 호텔에 짐을 맡기고, JR패스를 받고나니 이른 점심시간이었다. 비행기를 타면서 기내식을 먹기는 했지만 그건 고작해야 빵이었으니 배가 고플만도 했다. 일본은 커녕 후쿠오카에 대해서 전혀 아는게 없었던 내가 아는 일본 음식이라고는 초밥과 라멘이 전부였으니 그런 내가 일본의 음식에 대해 알리가 없었다. 그래서 JR의 한국직원의 안내에 따라 점심을 먹으러 근처 맛집을 가볼 수 있었다. 식당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확실히 다른 곳과는 다른 분위기가 물씬 풍겼던 것은 매우 조용한 골목에 이 식당에만 사람들이 점심을 먹으려고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한국에서도 줄을 서서 음식을 먹었던 적은 거의 없었는데 여기는 일본의 맛집이기도 했고, 당장은 줄이 그리 길지 .. 지난 여행기/일본 큐슈 한 바퀴 14년 전
생각보더 더 가까운 일본, 1시간만에 도착한 후쿠오카 내 생각보다 일본은 훨씬 더 가까운 나라였다. 막연하게 가까운 나라 그중에서도 도쿄나 오사카만이 전부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큐슈여행을 하면서 일본이 우리와 얼마나 가까운 나라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큐슈는 일본을 이루고 있는 커다란 4개의 섬 중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곳으로 한국에서 가까운 곳이었다. 얼마나 가깝냐면 부산에서 배를 타면 3시간만에 큐슈에 도착할 수 있고, 비행기를 이용하면 불과 1시간만에 도착하는 곳이다. 우리나라와 가장 가깝다는 대마도 역시 큐슈의 나가사키현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면 큐슈가 얼마나 가까운지 알 수 있다. 항공편을 이용하면 보통 큐슈의 거점도시인 후쿠오카로 들어가게 되는데 나 역시 그랬다. 큐슈의 가장 큰 도시인 후쿠오카로 입국을 한 뒤 JR노선을 이용해 일주를 할 예정이었.. 지난 여행기/일본 큐슈 한 바퀴 14년 전
8박 9일간 큐슈레일패스로 떠난 일본 큐슈일주 정말 저에게는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였습니다. 물론 제가 많은 나라를 여행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14개국을 가보면서 일본은 커녕 일본항공사를 이용해 본적도 없었습니다. 가끔 일본 여행자를 만나서 대화해 본 것이 전부였고, 일본이라고 하면 도쿄와 오사카 밖에 몰랐을 정도로 무지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큐슈일주는 저에게 매우 색다른 경험이자 즐거운 여행길이었던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여행기를 풀어 놓기에 앞서 8박 9일간 큐슈레일패스를 이용해서 어떻게 큐슈를 일주할 수 있는지 루트맵을 그려봤습니다. 일부러 많은 도시를 가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닌데 돌이켜보니 정말 많은 곳을 둘러봤더군요. 그래서 한 도시에서 체류했던 시간이 짧다는 점은 분명 아쉽기는 합니다. 아마 패키지 여행이었다면 애초에 이런 힘든.. 지난 여행기/일본 큐슈 한 바퀴 14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