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 이야기처럼 방콕에서 다시 만난 우리 사실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수많은 사람들과 스쳐지나가지만 다시 만나자는 기약만 할 뿐 이어진 적은 많지 않다. 대부분 바쁜 일상 속에서 말로만 언제 한번 보자라고 할 뿐 그게 언제가 될지는 누구도 알 수가 없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 정말 낮았던 까닭일까? 방콕에 돌아와서도 7명 모두 한자리에 모여 캄보디아를 여행한다는 일은 그만큼 확률이 낮아 보였다. 우리 3명은 라오스를 여행하고 정확한 날짜에 맞춰 새벽에 돌아온 상태였는데 나머지 인원들은 아마 태국의 다른 곳을 여행하고 있었을 것이다. 약속한 날짜, 약속한 장소, 약속한 시간에 도착했다. 우리가 만나기로 한 장소는 카오산의 대표적인 한인게스트하우스였던 '홍익인간'이었다. 홍익인간 앞마당에서 보기로 하고, 무슨 사정이 있다면 ..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방콕에서 만난 새로운 인연, 새로운 여행의 시작 카오산으로 돌아와 밥을 먹고 있는데 이곳 저곳에서 한국인으로 보이는 듯한 사람들이 지나갔다. 혹시 한국인일까라는 의문을 갖기 시작하자 곧바로 한국말이 튀어나온다. 그랬다. 카오산에 지나다니는 동양인 중에 한국인은 무척 많았던 것이다. 너무 한국인이 많기 때문에 한국사람끼리 만나도 특별함을 가지지 못하는 곳이 이곳이다. 길거리에 파는 25밧짜리 볶음밥과 함께 맥주 한잔을 했다. 맥주는 엘레나가 샀다. 밥을 먹는 도중 어떤 분이 와서 갑자기 "한국분이시죠?" 라며 여행사를 하시는 분으로부터 꼬따오 가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가격을 보니 장난이 아니었는데 내가 가진 돈의 절반을 써야 할 정도였다. 우리는 태국의 휴양지를 갈 정도로 여유롭지는 않았다. 밥을 먹으면서도 한국말이 계속 들리기도 했고, 우리 ..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카오산로드에서 먹을 수 있는 죽 태국에 있는 동안에는 우기 시즌이어서 비가 자주 오곤 했다. 우기 시즌이어서 비가 자주 오는 것은 맞는데 꼭 내가 밖에서 돌아다닐 때 비가 내렸던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그것도 적당한 비가 아니라 완전한 폭우로 도로에 물이 가득찰 정도였다. 30분을 기다려도 비가 그치지 않아서 그냥 비를 맞고 다녔는데 완전히 물에 빠진 생쥐처럼 쫄딱 젖은 적이 3일 연속해서 일어났다. 이 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어쨋든 비를 맞고 돌아와서는 씻고 안에서 좀 쉬고 있으면 언제 그랬냐는듯 밖은 멀쩡했다. 깐짜나부리 투어에서 알게 된 은희누나와 영국이를 그 이후에도 계속 만나게 되었다. 서로 심심하니까 같이 놀 사람이 생겼다면서 좋아하게 되었던 것이다. 나의 경우는 이틀 뒤에 홍콩으로 떠나게 되었고, 이 두 사람은 손발이 맞았는..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가장 태국스러운 사진 길을 걷다가 우연히 보게된 장면을 보며 나도 모르게 'ㅋㅋㅋ'라고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건 어쩌면 한 눈에 태국이라는 풍경이 느껴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너무도 더운 태국에서 낮잠을 자는 풍경은 이상할게 없지만 강아지와 저렇게 편안하게 자는 모습은 너무도 재미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사진을 찍은 뒤 살짝 미소를 지으며 그 자리를 떴다. 그러면서 나는 이 사진의 제목을 '가장 태국스러운 사진'이라고 지어버렸다.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외국인이 특히 좋아하는 태국요리 팟타이 외국인들에게 태국하면 떠오르는 것을 물으면 그 중에 반이상이 음식이라고 말할 정도로 태국음식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그 많은 음식 중에서 단연 팟타이는 최고의 인기 음식이다. 아주머니는 열심히 면을 볶으면서 자동으로 입에서는 "헬로~ 팟타이" 라고 외친다. 누구라도 호기심에 이끌려 한번쯤은 먹게 되는 팟타이는 고급 음식점에서도 맛 볼 수도 있고, 이렇게 길거리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카오산에서는 이렇게 팟타이를 파는 노점들이 정말 많았다. 노점의 팟타이 가격은 대략 20밧에서 25밧으로 계란을 추가하면 5밧을 더 내야 한다. 그 외에도 닭고기를 넣거나 돼지고기를 넣는 것도 있는데 나는 거의 계란만 넣은 팟타이를 먹었다. 25밧(약 900원)짜리 팟타이를 하나 주문하고 아주머니가 요리할 때 나는 ..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배낭여행의 중심지라 불리는 카오산로드 여행자로 돌아가면 나는 무척이나 부지런해진다. 여행중에는 아무리 늦게 자더라도 아침에 눈이 스르륵 떠지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아주 바람직한 습관을 가지게 된다. 집에 있을 때는 심각할 정도로 게으른편인데 이런 나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신기할 뿐이다. 샤워를 하고 아침을 먹으러 나갔다. 한국까지 들어가는 날은 고작해야 2주 조금 더 넘게 남았을 정도로 나의 여정은 끝을 보이고 있었지만 재촉할 필요는 없었다. 어떤 계획도 없고, 동료가 있어서 다른 결정을 할 필요조차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 날은 캄보디아로 들어가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다른 계획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아무런 걱정거리가 없을 정도로 나의 마음은 편안했고 자유로웠다. 아침은 항상 람부트리의 거리 노점에서 해결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잡고..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카오산로드의 구경거리들 새벽 5시 반에 잠들긴 했어도 나는 아침이 되자 눈이 번쩍 떠졌다. 주변에 둘러보니 사람들이 하나 둘씩 깨어났는데 자연스럽게 이야기꽃이 펼쳐졌다. 사실 DDM은 도미토리이기 때문에 가격이 싸다는 것 밖에 좋은 점이 별로 없긴 하지만 자연스럽게 여행자와 정보를 공유하거나 친해질 수 있었다. 어디를 다녀왔는지 묻는 것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어느 곳을 여행할 때의 조언을 주고 받기도 하고, 왜 여행을 하고 있는지 서로의 이야깃거리를 꺼내 놓는다. 이름이나 나이는 그리 중요한 사항이 아니었다. 아저씨, 누나, 동생들이 모여 여행의 즐거움에 흥분을 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아낌없이 털어 놓는 순간이었다. 나는 어느 한 친구와 이야기를 주고 받았는데 그 때 나이가 같다는 것을 알고 이름도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되..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호주보다 태국이 즐거웠던 이유 과연 태국은 무지하게 더웠다. 겨울이었던 호주에서 건너왔던 나로써는 이 더운 날씨가 반가웠던 것도 잠시 또 불평을 하게 만드는 요인이었던 것이다. 한번 나갔다오면 샤워는 하지 않고서는 못 베기는 그런 날씨였다. 하루에 3번 이상은 꼭 샤워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샤워를 하고 난 후 나는 카오산에서 걸었다. 딱히 할 일도 없었지만 그냥 사람 구경, 옷 구경, 시끄러운 음악 소리 감상 등 이 거리에서는 심심할 것이 별로 없었다. 날이 점차 어두워지면서 카오산은 더욱 활기를 띄었다. 이 짧은 길 위에 사람들이 가득했고, 길 양 옆에는 낮에는 안 보였던 상점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대부분은 서양인들로 가득했던 이 독특한 곳은 더이상 태국이 아니었다. 사실 카..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