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왓 주변을 거닐던 어떤 아이들 과거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영화를 누렸다가 순식간에 사라진 크메르 제국... 여기에 서 있으면 앙코르왓은 그대로 있는데 지켜보는 사람만 다른 시대의 사람으로 바뀐 것 같다. 마치 내가 과거로 돌아간 것이 아닌가라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어디선가 나타난 꼬마아이, 말을 걸어봤지만 그저 멍하니 나를 쳐다볼 뿐이었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아이들을 신기하게 쳐다보기도 했는데 다른 아이들처럼 물건을 팔려고 돌아다니는 아이는 아닌 것 같다. 카메라를 보고 반응을 잠깐 하기도 했지만 내가 말을 걸어도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제 갈길을 간다고는 휙 돌아서 다시 걸어갔다. 아무렇지도 않게 맨발로 걷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나는 신비로움이 온몸을 감쌀 정도였다. 그저 지나가는 아이들을 봤을 뿐인데 정말 이상했다.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무려 6시간 동안 꼼꼼하게 보았던 앙코르왓 앙코르왓을 본격적으로 둘러 보기 전에 어느 외국인팀을 만났다.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짧은 만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기념이라며 이름 모를 외국인들과 함께 앙코르왓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었다. 헤어질 때는 서로 재밌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인류 역사상 유래를 찾아 보기 힘든 거대한 규모의 석조 건축물인 앙코르왓은 규모도 규모였지만 하나 하나 의미를 파악하면 끝없는 스토리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마 우리가 일반적인 패키지 여행자로 여길 왔다면 앙코르왓을 후다닥 대충 관람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배낭여행으로 왔기 때문에 절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우선 앙코르왓 앞에서 어떻게 관람하는 것이 좋을지 책을 들여다보고 이와 관련된 역사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생각해보면 정말..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과거 왕의 목욕탕이었던 스라스랑 과거 왕의 목욕탕이었다는 스라스랑에 도착했다. 지금은 사자상과 나가상이 테라스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는데 아마도 이곳 계단을 통해서 목욕탕을 내려갔을 것으로 추측하지만 어느 곳에나 계단은 있었다. 아마 이곳은 상징적인 장소로서 의미가 더 큰 것 같았다. 정말로 목욕탕이었지는 의문이지만 여기가 정말로 목욕탕이었든지 수영장이었든지 혹은 그냥 호수인지는 모르겠지만 스라스랑은 분명 사람의 힘으로 만들어진 곳이기에 놀랍기만 했다. 근데 앙코르왓에 와서는 계속 놀랍다는 이야기만 하고 있었다. 그만큼 놀랄만한게 많았기 때문이다. 여러 학자들 사이에서는 스라스랑이 목욕탕이었을거라는데 이견을 제시하고 있다. 목욕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그 크기가 너무 방대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비가 오기도 했고, 계속 돌아다닌 까닭에 ..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영화 '툼레이더' 촬영지로 더 유명한 타프롬 앙코르 유적 중에서 앙크로왓과 바이욘을 제외하고 가장 인기있는 곳을 꼽으라면 단연 타프롬이었다. 영화 '툼레이더' 촬영 장소로도 유명한데 거대한 나무들이 유적을 휘감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는 밴을 타고 타프롬의 입구쪽에서 내려 걸어갔다. 타프롬으로 들어가는 도중 몇몇 외국인들이 우리들의 티셔츠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 티셔츠 어디서 샀냐?", "티셔츠에 무슨 의미가 있냐?" 라는 말에 우리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우리가 패키지 여행팀인 것처럼 보였나 보다. 나는 방콕에서 이 티셔츠를 샀고, 그저 우정의 상징이라고 하니 멋지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워줬다. 타프롬의 입구에 다가서니 벌써부터 나무들이 심상치 않았다. 하늘 높이 솟은 나무들을 쳐다보는데 고개가 아플 지경이다. 과거 원시..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미완성인 채로 남아있는 따께오 우리는 여러 책을 가지고 가서 들고 다니면서 일일이 봤기 때문에 단순히 유적의 외적인 면만 살펴보지는 않았다. 일반 여행자도 유적에 대한 배경지식을 들을 수 있겠지만 배낭여행자의 매력이라면 원하는 만큼, 원하는 정보를 찾아 직접 살펴보고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 감동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물론 책을 뒤져가면서 계속 본다는 것은 피로가 더 빨리 온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과거 앙코르 왕조가 두 세력으로 분열되어 싸우다가, 왕도를 장악한 세력이 따께오를 건축했다고 한다. 그런데 도중에 낙뢰를 맞아 중앙 사당의 첨탑 부분이 날아가 버렸다고 한다. 얼마 뒤에 왕도를 침입한 세력이 이들을 추방하고 제례를 지낸 결과, 불길한 원혼이 깃들었다는 점괘가 나와 미완성인 채 그대로 방치되었다고 한다. 그게 바로 우..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앙코르톰을 나오자마자 보았던 톰마논 앙코르 유적이 거대한 이유는 과거 도시였던 앙코르톰과 사원인 앙코르왓 뿐만 아니라 그 주변에서도 수 십 군데에서 유적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하루만에 유적지를 둘러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앙코르톰을 보고나서 주변의 유적을 둘러보는 것으로 관람이 이루어졌다. 앙코르톰에서 빠져나와 곧 바로 접하게 되는 유적이 바로 톰마논이었다. 우리는 캄보디아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앙코르 투어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모든 유적들이 있는 곳마다 내려서 보겠다고 했다. 가이드북에서는 여신의 부조가 우아하고 아름답기 때문에 관람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했다. 사실 이쯤되면 비슷비슷한 유적들로 흥미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그런지 들어갔다가 한바퀴 둘러보고 나왔다. 기대를 했던 부조도 ..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한국말도 할 줄 알았던 아이들이 마냥 반갑지 않았다 밴을 타고 이동하던 도중이나 앙코르유적 곳곳을 둘러보다가 유적지 입구에 들어서면 순식간에 엄청난 많은 아이들의 환대(?)를 받게 된다. 최소 10명쯤 되는 어린 아이들이 몰려와서는 각각 3명씩 사람을 맡아 말을 건다. 그것도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것은 아주 쉽게 알아채고 말이다. 그리고는 입을 연다. "언니 이뿌다~ 언니 이뿌다~" "3개에 1달러야!" 어딜 가나 우리가 한국 사람이라는 것을 곧바로 알지 못했는데 이 아이들은 우리가 한국 사람임을 곧바로 알아챈다는게 신기했다. 하지만 한국말을 할 줄 안다는게 재미있었지만 이내 끈질기게 달라붙는 아이들을 보며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었다. 너무나 애처로운 표정으로 물건을 사달라고 하는데 이 아이들을 뿌리치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게다가..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씨엠립의 첫날 아침, 주변은 온통 흙탕물 이른 아침은 아니었지만 앞으로 어떻게 돌아다닐지 계획을 세우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주인 아줌마가 앙코르왓을 보려면 우리 게스트하우스의 뚝뚝을 이용하라고 간곡하게 부탁을 하기는 했지만 정중하게 거절했다. 처음 씨엠립에 오자마자 아무런 정보없이 뚝뚝을 타기도 그랬고 무엇보다도 우선 돌아다녀 보면서 이곳에 대해 적응을 하고 싶었다. 우리는 전날 시엠립에 도착하였다. 늦은 밤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여행사의 횡포에 끌려다니지 않겠다고 배짱을 부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밤 11시에 씨엠립에 도착했음에도 우리는 무작정 숙소를 찾아나선 것이었다. 캄보디아의 밤은 너무 으슥했는데도 말이다. 그렇게 늦은 밤에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하니 문이 굳게 닫혀있었고, 우리가 두드리자 주인 아저씨가 나왔다. 하긴 우리가 찾아간 시간..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