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내 마음에는 딱 들었던 카미긴 시내 카미긴의 중심부는 정말 여기가 시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한적하고 작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분위기만큼은 내가 딱 좋아하는 그런 시내였다. 사실 시내라고 보기에도 너무 없었다. 그만큼 카미긴은 큰 섬도 아니었고, 유명한 관광지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런 면이 나의 마음을 끌리게 했던것 같다. 그렇다고 완전 오지같은 느낌도 들지 않았으니 참으로 평화롭고 좋은 섬이었다. 가로등이 별로 없어서 밤이 되면 많이 어두웠지만 그렇다고 음침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여기서 지나가다 문득 옆을 봤을 때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니는 필리핀 사람들의 미소를 볼 수 있었다. 이 곳은 카미긴 아직 때묻지 않은 곳이라고 믿고 싶다. 가난한 곳도 아니었고 그냥 필리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그런 곳이었다. 중심부이지만 그저 동네 .. 지난 여행기/다시 찾은 세부, 그리고 올랑고 16년 전
바다 위에 모래로만 이루어진 화이트 아일랜드 새벽 4시 반, 알람소리에 눈이 떠졌고 정신 없이 일어나서 준비하기 시작했다. 아직도 어두웠던 주변이지만 이른 아침부터 화이트 아일랜드를 가기 위해 서둘렀다. 원래부터 장우형은 부지런한 타입이었고, 나 역시 해외에 있는 동안에는 부지런한 편이었으니 강행군에도 끄떡이 없었다. 카미긴의 둘째 날 우리는 이렇게 새벽부터 일정이 시작되었다. 캐서린을 기다리고 있는데 하늘이 유난히 파랬다. 역시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시각이라 덥지도 않다. 조금 뒤에 캐서린이 캐서린 아버지의 오토바이를 타고 왔다. 캐서린은 그냥 우리들의 여행 가이드이자 친구였는데 계속되는 안내로 무척 피곤할 것 같았다. 우리는 웰라를 타고 화이트 아일랜드로 향했다. 화이트 아일랜드를 이렇게 일찍 가는 이유는 섬이긴 했지만 아무런 시설도, 나무도 .. 지난 여행기/다시 찾은 세부, 그리고 올랑고 16년 전
70미터가 넘는 카티바와산 폭포 웰라를 타고 카미긴을 또 돌기 시작했다. 애초에 카미긴 한 바퀴 도는 것을 코스로 정했는데 중간 중간 내려서 주요 관광 포인트를 둘러봤다. 그리고 다시 이동하는 중이었는데 살짝 살짝 졸려서 내부의 봉을 잡고 졸아버렸다. 카미긴은 평화스러워 보였다는게 맞았다. 사실 필리핀에서도 위험한 지역이 있었으니 그곳이 바로 민다나오 지역이다. 항상 필리핀 정부측과 반군과 대립이 벌어지는 곳인데 카미긴도 민다나오 지역이었다. 다만 민다나오 지역과는 다르게 이슬람 문화가 거의 없었고, 그냥 완전 평화스러웠다. 사람들도 너무나 친절했고 내가 생각했던 필리핀 이미지와 딱 맞아떨어졌다. 다음 목적지인 카티바와산까지는 꽤나 멀었다. 아마도 카미긴을 크게 한 바퀴 도는 것이라 더 멀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날은 이제 서서히 저.. 지난 여행기/다시 찾은 세부, 그리고 올랑고 16년 전
카미긴의 Green Church 콜드 스프링에서 열심히 놀다보니 벌써 점심 때가 지났다. 카미긴은 아직까지 관광지로서 개발이 덜 된 곳이다. 그래서 식당이나 리조트가 별로 없었다. 캐서린의 안내로 간 식당에서 밥과 함께 치킨을 먹었는데 그런데로 먹을만했다. 밥도 먹고, 콜라도 한잔 마시니 다시 힘이 솟아 오른다. 우리를 계속해서 태워줬던 웰라 드라이버 아저씨가 밥 먹기를 거부해서 그냥 콜라 하나를 사다줬다. 다시 웰라에 타고 카미긴 투어를 시작했다. 깔끔한 카미긴의 풍경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웰라를 타고 지나가면 사람들이 우리를 향해 무언가 말을 했는데 이게 무슨 뜻이냐고 캐서린에게 물어보니 잘생겼다는 뜻이라고 했다. (죄송합니다 -_-) 이후에도 우리를 발견한 사람들은 꼭 잘생겼다는 말을 했다. 뭐~ 사람들의 미적 기준이 조금씩.. 지난 여행기/다시 찾은 세부, 그리고 올랑고 16년 전
바다 위에 묘지가? 캐서린의 안내를 받으며 우리는 카미긴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캐서린은 장우형의 친구의 친구였던 필리피노로 현재 카미긴에서 고등학교 교사를 하고 있었다. 1박 2일동안 카미긴에 머무는동안 캐서린의 안내 덕분에 아주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었다. 우리는 여행 가이드가 아니라 현지인의 도움으로 여행을 할 수 있었으니 그야말로 행운이었다. 웰라를 하루 빌려서 카미긴을 한바퀴 돌기로 했다. 하루 빌리는 값은 무려 1000페소, 하지만 오전부터 늦은 밤까지 계속 타고 다녔다. 카미긴의 시내는 정말로 작았다. 여기가 시내일까? 라고 물어봤는데 여기가 시내 맞다고 한다. 확실히 무척 작은 시골 동네라는게 느껴지긴 했지만 그 분위기만큼은 나의 취향과 딱 맞아 보였다. 우리는 아침밥을 먹은 뒤 쉴틈도 없이 주요 관광지를 .. 지난 여행기/다시 찾은 세부, 그리고 올랑고 16년 전
신비의 섬 카미긴을 가다 세부로 돌아오자 나는 정말 미칠듯이 아팠다. 하루종일 쓰러질 듯한 고열로 혹시 나 말라리아라도 걸린거 아니야 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약을 먹고 한참을 자서 조금 괜찮아지는가 싶더니 다시 또 고열과 통증이 밀려왔다. 다행히 학원 동생이 준 다른 약을 먹고 나서 많이 괜찮아 졌다. 그 날은 물론 그 다음 날까지 나는 거의 죽은 듯이 잠만 잤다. 세부로 다시 돌아온 이유는 학원 생활을 같이 했던 장우형이 같이 여행을 가자고 했기 때문이다. 여행의 장소는 민다나오 지역의 카미긴이었다. 카미긴은 그리 친숙한 여행지가 아니긴 했지만 이미 필리핀 사람들에게도 좋다고 소문이 났던 그런 곳이었다. 여행하려던 날짜가 다가오자 몸은 완벽하게 정상으로 돌아왔고, 저녁 7시쯤 항구로 갔다. 장우형이 미리 배표를 끊어 놓기는.. 지난 여행기/다시 찾은 세부, 그리고 올랑고 16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