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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여행자들이 치앙마이를 오는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트레킹이다. 산 꼭대기에 살고 있는 고산족을 만날 수도 있고, 코끼리나 뗏목을 탈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1박 2일이나 2박 3일의 트레킹을 마치고는 치앙마이로 돌아와 야시장이라고 볼 수 있는 나이트 바자에 가서 구경을 하면 된다. 하지만 나는 이것을 3년전에 했다.

치앙마이를 다시 왔다고는 하지만 도시에 대해서 거의 모르던 상태였다는 것은 참 다행스러웠다. 치앙마이 트레킹을 마치고 나는 라오스로 넘어갔기 때문에 이번에 둘러보기로 했다. 사실 갈만한 곳은 많지 않았지만 치앙마이 전망을 볼 수 있다고 하는 '도이스텝'으로 가보기로 했다.

원래 오토바이를 따로 빌려서 가보려고 했으나 은희누나가 자신의 오토바이를 타고 놀다 오라고 해서 도이스텝으로 달렸다. 은희누나는 나의 운전 실력에 대해서 걱정을 하기는 했지만 아무런 문제 없이 잘 달렸고, 또한 누나가 알려준 길을 잘 찾아갔다.

치앙마이는 도로는 많지 않은데도 오토바이나 차량이 많아서 꽤나 복잡했다. 그래도 오토바이를 타고 본격적으로 치앙마이를 빠져나갈 때 도이스텝이라는 이정표가 있어서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잠시 뒤에 오토바이는 산 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도이스텝은 산 위에 있던 사원이라 걸어서 간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도이스텝과 치앙마이를 연결해주는 썽태우를 타는 방법도 있어 이 방법을 이용하거나 오토바이를 빌려서 타고 올라가면 된다.

오토바이를 타고 오르막길을 올라가는데 중간 중간 상당히 춥다고 느껴졌다. 날씨는 더웠지만 운전하는 도중은 그늘진 곳의 산공기가 상당히 춥다고 느껴진 것이었다. 고불고불거리던 도로를 꽤 오랫동안 달렸다.


그렇게 한 30분쯤 올라가니 전망대가 나왔다. 도이스텝은 사원이기 때문에 이 곳은 그냥 전망대였던 셈이었다. 오토바이를 길가에 세워놓고 전망대에서 치앙마이를 구경했다.


많은 관광객들도 이 자리에서 한동안 서서 경치를 구경했했다. 정말 신기했던 것은 이 높은 곳까지 자전거를 타고 올라오던 서양인들을 가끔씩 볼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올라왔던 나도 경사가 심하다고 느껴졌는데 어떻게 여기를 자전거로 올라갈 생각을 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아무튼 나는 다시 오토바이에 올라 목적지인 도이스텝으로 향했다.


잠시 뒤에 도이스텝이라고 써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고, 옆에 있던 주차장에 오토바이를 세웠다.


거리를 걷는 도중에 역시 관광지답게 간식거리를 잔뜩 팔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배고픔을 참을 수 없어서 나도 소세지처럼 생긴 것을 사먹었는데 안에 밥알같은 것이 들어가 있어서 내가 기대했던 소세지 종류는 아니었다.


살짝 오르막길을 올라가니 도이스텝의 입구가 나타났다.


또 올라갔다.


도이스텝 입구에서부터 기념품이나 간식거리를 파는 곳이 늘어서 있었다.


또 올라가야 했다.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높은 계단이 보였다. 오르고 올랐는데 다시 계단을 올라가니 땀이 주르륵 흘렀다. 너무 오랜만에 이런 곳을 올라갔는지 다리도 아파왔다.


드디어 도이스텝에 올라왔다. 사원이다 보니 순수 관광객들 뿐만 아니라 원래의 목적을 가지고 온 태국인들도 상당히 많이 보였다. 물론 일반 태국 관광객들도 유난히 많이 보였는데 나는 방콕 사람들이라는 추측을 해버렸다.


사원 뒷쪽으로 돌아가 보니 '땅땅~땅땅~땅땅~' 일정한 박자를 유지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무슨 공연을 하는듯 보였다. 멀리서 봐도 독특한 복장이었는데 앞에는 기부함이 놓여져 있었다. 공연을 하고 돈을 받는다는 의미도 있었지만 이들은 고산족들을 도와달라는 의미가 담겨있었다.


바로 옆에서 치앙마이 전망을 다시 봤는데 아까 그 전망대에 비해서 장애물이 많아서 그런지 딱히 더 좋지는 않았다.


무슨 동물인지는 전혀 감이 잡히지는 않았지만 정말 더워보였다. 두 사람이 저 안에 들어가서 춤을 추거나 동물처럼 행동을 하는데 무척 힘들어 보였기 때문이다. 동물처럼 사람을 향해 걸어오기도 했고, 힘들면 그냥 그 자리에 누워 눈만 깜빡거리기도 했다. 신기한 것은 어떤 장치가 있는지 눈과 귀, 그리고 입이 움직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고산족 아이들로 보이는 꼬마들이 장단에 맞춰서 춤을 추고 있었다. 역시나 너무 더워서 힘들어 보이긴 했다. 아주 간단한 몸짓이었지만 계속 반복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공연을 보고 돈을 넣어주거나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 사원에도 태국 국왕의 사진은 걸려있었다.


나는 크게 한 바퀴를 돌아보았다. 사원 자체는 크게 특별해 보이지는 않았다.


여기 아이들도 율동과 비슷한 춤을 추면서 고산족을 위해 기부를 해달라고 했다. 이런 기부해달라는 메세지는 억지로 해달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아까의 장소로 돌아와 그들의 공연을 지켜봤다. 기부 문화에 조금 익숙한 서양인들은 돈을 조금씩 넣기도 했다. 꼭 서양인들만이 아니라 태국 관광객들도 돈을 넣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저 동물의 행동이 재미있었다. 사람들이 돈을 주면 그 돈을 입에다 물고는 감사하다면서 바닥에 넙죽 업드려서 인사를 했다. 작은 돈을 주는 것에도 인색했던 나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기부함에 10밧을 넣었다.


도이스텝을 다 구경했다고 생각한 나는 돌아가기로 했다. 힘들게 올라왔던 그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계단을 거의 다 내려왔을 때쯤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꼬마 고산족 아이가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다른 관광객이 그 아이의 사진을 찍고 내려가고 있는데 아이는 쪼르르 달려가서 사진을 찍고 돈을 줘야 한다고 뾰루퉁하게 말했다. 관광객으로 보였던 2명의 여자들은 새침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여자 아이가 너무 귀여웠는지 알겠다면서 돈을 꺼내주고는 이번에는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다. 사진을 찍는 도중에도 여전히 무표정으로 일관을 했던 아이였다.


생각해보니 점심도 제대로 안 먹고 돌아다녀 계속 먹을 것에만 눈이 돌아갔다. 아까부터 계속 눈에 들어왔던 설탕 뿌린 딸기가 너무 먹고 싶어서 하나 샀다. 근데 생각보다 달지도 않고 맛은 그냥 그랬다.

오토바이를 타고 내려가는 도중에 폭포가 있다는 이정표를 보고 옆 길로 샜다. 주차를 한 뒤에 걸어가는데 한 가게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먼저 나에게 콜라를 사먹으라고 말을 걸었는데 나는 도리어 폭포까지 얼마나 걸리냐고 물어봤다. 30분은 걸린다는 소리에 망설이고 있었다. 그리고는 이 아저씨 나를 보며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어봐서 한국인이라고 하니 나에게 한국말을 가르쳐달라고 했다.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더우니까 시원한 콜라 한 잔해요'라는 말을 알려줬던것 같은데 이 아저씨는 다시 한번 말해달라고 하면서 열심히 받아적기 시작했다. 물론 배낭 여행자들에게는 그런 한국말을 들어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거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폭포를 가볼까 하다가 그냥 발걸음을 반대로 돌리고는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구불구불한 길을 내려갔다. 한참 동안 운전을 해서 치앙마이로 돌아온 뒤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도시를 계속 돌았다. 오토바이 운전하는 것이 지겨워질 쯤 기름을 2리터 채워넣고 은희누나한테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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