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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라의 전쟁박물관(Australian War Memorial)은 내셔널 뮤지엄과 반대방향에 있었다. 차를 타고 캔버라 한 가운데를 누비면서 전쟁박물관으로 향했다.

전쟁박물관이 중앙에 보이는 도로에 접어들자 시원한 공간이 나타났다. 그리고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금방 금방 지나치긴 했지만 도로 양 옆으로는 각 전쟁의 모습을 담은 동상이 전시되어있었는데 한국전쟁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쟁박물관 입구 앞에서 반대쪽을 바라보면 이렇게 멀리까지 시야가 확보 되었다. 특히 도로뿐만 아니라 그 뒤에 커먼웰스 플래이스(Commonwealth Place)와 구국회의사당, 신국회의사당이 일직선상으로 놓여져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쟁박물관부터 시작해서 새로 지은 국회의사당까지 총 4개의 건물이 일직선을 이루고 있었다.


전쟁 박물관 역시 호주 국가에서 운영하는 것이기에 무료였다. 다른 도시에도 전쟁박물관은 있기는 하지만 호주 최대 규모는 역시 수도 캔버라에 있는 이 곳이라고 들었다.

호주를 돌아다니다보면 심심치않게 들을 수 있는 말이 안작(ANZAC)인데 이는 호주와 뉴질랜드 연합군(Australia and New Zealand Army Corp)의 약자로 전쟁에 참전했던 사람들을 기념하는 것이다. 안작 데이(ANZAC DAY)에는 이 캔버라의 전쟁박물관에서 기념행사를 한다고 한다.

어쨋든 호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전쟁박물관이나 안작과 관련된 것들은 전부 대영제국의 전쟁에 참전해 죽어간 것을 기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전쟁박물관 내부로 들어가니 주요 전쟁별로 섹션이 나누어져 있었다. 1차 세계대전이나 2차 세계대전과 같은 굵직한 전쟁을 비롯해서 호주와 뉴질랜드군이 참전했던 전쟁들에 관한 내용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전쟁박물관인만큼 역시 다양한 무기들과 전투기까지 전시되어있었고, 그 옆에서는 그와 관련된 흑백영상이 상영되고 있었다.


2차 세계대전으로 이동하니 독일군과 일본군에 대한 내용으로 도배가 되어있었다. 당시 전쟁 상황이나 격전지의 모습, 일본군의 의상까지 전시가 되어있었다. 그 중에서도 나는 가미가제 앞에서 멈춰서 영상을 한참동안 봤다. 가미가제에 대한 것은 워낙 유명하니까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래도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그게 좋은 의미일지 나쁜 의미일지는 나 자신도 모르겠다.


모형으로 만들어진 전쟁 상황이었는데 사진으로 찍으니까 꽤나 실감났다.


베트남 전쟁박물관보다는 끔찍하지는 않았지만 역시 이 곳에서도 전쟁의 참혹함을 느낄 수 있었다.


2차 세계대전과는 별도로 하나의 섹션을 이루고 있었던 한국전쟁관이 있었다. 한국인이 다른 나라에 와서 한국전쟁을 보게된다니 이처럼 기분 이상한 일이 있을까? 호주 전쟁박물관에 당당히 자리잡고 있는 한국전쟁관을 좋아할 수 없는 우리의 아픔인데 말이다.


한국전쟁 당시의 사진들이 전시 되어있었다. 불과 60년정도 밖에 되지 않았던 우리의 슬픈 기억이었다.


교과서에서 봤던 격전 상황이 전시되어있었다. 베트남에서 봤던 전쟁박물관도 참 참혹하고 아픈 역사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알고보면 우리가 가장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고, 건물은 쑥대밭이 되었던 전쟁을 치렀지만 아직까지도 남과 북이 갈라져있지 않은가?


이 전쟁박물관에서 한국전쟁을 보는 외국인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나는 갑자기 그게 궁금해졌다.


전쟁박물관 내부의 또 다른 곳으로 길게 늘어선 이 곳이 안작퍼레이드이다. 호주 사람들은 이렇게 전쟁에서 죽은 자들을 아직까지도 기억하고 잊지 않으려는 노력을 끊이지 않는데 우리는 과연 어떤지 생각해볼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