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문에서 밴을 타고 주요 목적지라 할 수 있는 바이욘에 도착했다. 바이욘은 앙코르톰의 중심에 위치한 곳으로 거대한 돌덩이들이 쌓여
있어 규모가 대단했고, 실제로 앙코르인들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었다. 사실상 앙코르톰의 가장 핵심적인 장소이자 많은 볼거리를 선사하는 곳이기도
했다.
다만 비가와서 멋진 사진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바이욘의 입구라고 할 수 있는 곳인데 아직까지도 왠만한 형체는 다 남아있다는 게 정말
신기했다. 하지만 정말 더 신기한 것은 따로 있었다. 바이욘을 정말 자세히 둘러본다면 정말 섬세하고, 과학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구석구석 살펴볼 수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과연 신들의 도시를 건설하고자 했던 앙코르인들의 저력을 느낄 수 있다. 과거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엄청난 부를 누렸던 앙코르제국이지만 현재는 앙코르유적만이 당시의 강대함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찬란했던 문명이 어떻게 사라졌는지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서로 이견이 있다고 한다. 확실히 이런 거대한 문명이 갑자기 사라졌다는건 정말 이상하긴 하다.
한국인 가이드 분이 사람들에게 설명을 재밌게 해주고 있었다. 우리는 책을 보면서 유적을 보고 있었는데 이분들은 가이드가 직접 설명해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조금 편한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자유로운 여행을 하고 있었고, 책을 보다가 심심하면 이렇게 옆에서 가이드의 말을 엿들을 수 있어서 훨씬 좋았다. 대개 패키지 여행을 하면 아주 짧은 시간동안 유적을 돌기 때문에 이런 유적을 봐도 별 감흥이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이욘의 얼굴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정말 살아 숨쉬는 유적이었다. 1000년전부터 지금까지 사람은 죽고, 태어나고 이미 수 세대를 반복하며 변화했지만 바이욘은 앙코르인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그 장소에서 그대로 미소만 짓고 살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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