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를 여행하는 대부분의 여행자가 그냥 지나치는 말라위(Malawi)는 주변국에 비해 작고, 내륙에 위치한 가난한 국가다. 또한 여행자를 사로잡을 만한 대단한 관광지가 있는 것도 아니니 굳이 여행을 권하기도 어렵다. 이런 나라에서 뭘 볼 수 있을까 생각되지만 여행자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단지 보고, 즐기는 것만이 여행의 전부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말라위는 흔히 '아프리카의 따뜻한 마음'이라 불린다.
말라위는 아프리카 내에서도 최빈국에 속한다. 흔히 세계 최빈국으로 소말리아, 남수단 등을 꼽는데 이들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내전으로 인해 정확한 통계를 잡지 못해 GDP를 어림잡는 것과 비슷하다는 얘기니 얼마나 열악한지 짐작할 수 있다. 실제 어느 정도 수준이냐면, 한 달 말라위 사람들의 평균 임금이 24달러에 불과했다.
아래 여행 정보라고 하지만 말라위라서 사실 이렇다 할 내용이 없다.
기본정보
국명 : 말라위 공화국
수도 : 릴롱궤(Lilongwe)
인구 : 1,900만 명
언어 : 영어, 체와어
정부 : 공화제, 대통령중심제
통화 : 말라위 콰차(MWK)
종교 : 기독교(80%), 이슬람교
시차 : -7시간
주관적 정보
물가
물가는 매우 저렴한 편이다. 도시가 아니라면 2~3달러짜리 숙소에서 지내기도 했고, 현지인이 가는 식당에서는 1달러 미만으로 한 끼를 해결하기도 했다. 한편으론 쾌적한 환경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치안
치안이 좋다, 안 좋다 말하기 어렵지만 확실한 건 다른 나라에 비해 친근한 사람들이 많았다. 대게 사진 찍히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상하게 말라위에서는 "므중구 포토!"라며 얼른 찍어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작은 동네나 시골에서는 약간 안심해도 괜찮지 않을까. 그러나 어느 나라든 도시에서는(특히 아프리카, 남미) 소매치기나 강도를 조심하는 게 좋다.
여행시기
2월이었지만 덥다. 말라위 사람들의 생활터전인 호수를 항상 거치게 되어 있고. 환경이 그리 좋지 못하니 말라리아에 노출되기 쉽다. 말라리아에 걸리면 이제 죽는가 보다, 말이 절로 나온다. 내가 걸려봤다.
언어
첫날 현지인에게 들은 바로는 말라위에는 지역에 따라 10개가 넘는 언어가 통용되고 있어 서로 소통하려면 영어로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영어가 광범위하게 통용된다는 말이기도 한다.
음식
주로 밥이나 시마를 주로 먹게 된다. 시마는 옥수수 가루로 만든 떡처럼 생긴 음식인데 아프리카를 여행하게 되면 자주 먹게 된다. 나라마다 우갈리, 시마, 포쇼 등으로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환율
여행 당시 1,500콰차는 약 2달러였다.
기타
말라위 국토의 1/3이나 차지하고 있는 말라위 호수는 이들의 삶 그 자체다. 이 거대한 말라위 호수에서는 멸치처럼 작은 생선을 낚을 수 있는데 이것을 말려서 먹는다. 자원이 거의 없는 가난한 내륙 국가에서 유일하게 얻을 수 있는 귀중한 선물이랄까.
여행매력도
볼거리 ★☆☆☆☆
친절도 ★★★★☆
편의성 ★☆☆☆☆
다른 도시로 이동할 때 몇 시간 기다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미니버스는 가끔 다니나 사람을 꽉 채우려고 동네를 한 바퀴 돌거나 자주 정차했고, 겨우 출발해도 너무 느려 가까운 거리도 이동하는데 하루를 까먹었다. 관광지라고 할만한 곳도 별로 없지만 막상 찾아가도 제대로 된 안내나 편의시설을 기대할 수 없었다. 매일 오지를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호수 근처에는 나름 괜찮은 숙소가 있었지만 작은 마을의 싸구려 숙소의 경우(2~3달러짜리) 상당히 열악해 깨끗한 환경이 중요하다면 힘겨운 여행이 될 수 있다.
말라위에서 거의 1달 여행했는데 막판에 말라리아 걸려 죽을뻔했다.
비자
당시 난 탄자니아 수도 다르에스살람에서 100달러나 주고 말라위 비자를 발급받았으나 어떤 사람은 국경에서 도착 비자로 쉽게 발급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비자의 경우 매번 달라져서 미리 대사관이나 현지에서 정보를 취득하는 게 좋다.
여행루트
탄자니아를 통해 입국한 뒤 북쪽에서 남으로 계속 내려갔다. 호수 주변에 볼거리가 있지 않을까 싶어 은카타베이, 센가, 몽키베이를 거쳤으며 블랜타이어로 가기 전 옛 수도인 좀바를 잠시 들렸다. 말라위 비자가 거의 끝나갈 시기에 수도인 릴롱궤로 이동해 며칠 지낸 뒤 잠비아로 나갔다. 볼거리가 많지 않고, 환경이 열악해 몇 군데는 과감히 지나쳐도 상관이 없어 보인다.
[여행루트] 잔지바르 → 다르에스살람 → 음베야 → 투쿠유 → 카롱가 → 치팀바 → 음주주
[여행루트] 음주주 → 은카타베이 → 은코타코타 → 센가 → 케이프맥클레이어
카롱가
탄자니아에서 국경을 넘은 후 북부의 카롱가(Karonga)를 가장 먼저 가게 되었다. 여행지로 뭔가를 기대하고 찾아간 것은 아니고, 그저 음주주까지 한 번에 가기엔 너무 멀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국경을 넘은 후 12인승 밴(미니버스)은 20명을 태울 때까지 출발하지 않아 카롱가까지 무려 4시간이나 걸렸다. 참고로 국경에서 카롱가까지는 고작 48km밖에 되지 않는다.
숙소
아무런 정보가 없으니 배낭을 메고 1시간 넘게 걸어 다니며 숙소를 찾아야 했다. 적당한 곳이 눈에 띄지 않아 외곽을 향해 걷던 도중 토카토카 게스트하우스 간판을 보고 들어가 확인해 보니 1,500콰차(약 2달러)라고 해서 그냥 지냈다. 그냥 밖에서 자는 것보다 조금 나은 수준의 방이었다. 선풍기도 있었다.
볼거리
이런 작은 동네(나름 북부의 도시)에 특별한 볼거리가 있을 리가 없다. 이곳에서 공룡 화석이 발견되었는지 박물관(Cultural Center and Museum Karonga)이 하나 있는데 너무 작고, 허접해 보여서 1,000콰차였음에도 들어가지 않았다. 중심부에는 놀랍게도 중국인이 운영하는 마트가 있다.
리빙스토니아
동아프리카, 남아프리카 지역에는 19세기 영국인 선교사이자 탐험가인 데이비드 리빙스톤의 이름을 쉽게 들을 수 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바로 빅토리아 폭포인데 당시 폭포를 발견한 리빙스톤이 영국의 여왕 빅토리아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라위 역시 리빙스톤의 발자취를 찾을 수 있는데 카롱가와 음주주 사이에 그의 이름을 딴 마을 리빙스토니아(Livingstonia)가 있다.
볼거리
① 리빙스토니아
리빙스토니아를 가는 방법은 콘도웨(Khondowe) 마을에서 리빙스토니아 방향으로 올라가면 된다. 그런데 막상 도착하고 보니 어떤 교통편도 없고 오로지 비포장도로만 보일 뿐이었다. 이미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터라 근처 하루를 보낼 곳을 찾기로 하고, 다음날 아침 만난 헝가리 여행자와 함께 트럭 뒤에 타고 올라갔다. 아래 마을은 정말 시골 중에 시골처럼 보이는데 리빙스토니아는 벽돌로 만든 집이 많고, 병원도 있고, 박물관도 있어 인상적이었다. 백인들이 여기에 집을 짓고 생활했다는 게 신기했다.
② 만체웨 폭포
말라위에서 가장 높다고 하는 만체웨 폭포(Manchewe Falls)가 있다. 과거 흑인 노예들이 이곳으로 도망쳐 숨었다고 한다. 폭포 가까이 가면 어떤 안전장치도 없어 미끄러질까 겁났다. 입장료는 500콰차다.
음주주
음주주(Mzuzu)는 말라위에서 3번째로 큰 도시지만 역시 특별히 볼거리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숙소가 너무 깨끗하고 좋아 며칠간 머물게 되었다. 시장에 나가 점심을 먹거나,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것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숙소
음주주에는 놀랍게도 한국인이 운영하는 조이플레이스(Joy's Place)가 있는데 오랜만에 아주 깨끗한 숙소에서 지낸다는 게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었다. 밖에서 먹는 것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식당도 겸하고 있어 가끔 맛있게 먹었다. 강아지도 있다!
은카타베이
은카타베이(Nkhata Bay)는 음주주에서 5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다. 호수 근처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경치가 좋고, 여유로운 분위기에 이끌려 외국인 여행자들이 찾아가는 곳이다.
가는 방법
음주주 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는 방법도 있지만 쉐어택시를 이용하는 방법도 괜찮다. 4~5명이 모이면 바로 출발한다.
숙소
몇 군데의 숙소가 있는데 나는 남쪽 언덕 위에 있는 마요카 빌리지(Mayoka Village)에서 지냈다. 처음 부른 가격은 꽤 비쌌지만 흥정을 통해 꽤 저렴하게 지냈으며 시설도 괜찮아 만족스러웠다. 식당을 겸하고 있는데 당연히 마을보다 비싸다. 언덕 위에 있어 마을로 왔다 갔다 하기가 귀찮아 저녁에는 어쩔 수 없이 이용하기도 했다.
볼거리
호수에 왔으니 당연히 카누를 타거나 다이빙을 하는, 호수와 연관된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다.
주의사항
만약 말라위 호수에 들어갈 생각이 있다면 꼭 기생충 약을 먹어야 한다. 호수에는 주혈흡충증을 유발하는 기생충이 있어 외국인 여행자는 치명적일 수 있다. 그리 비싸지도 않으니 호수에 들어간 이후라면 잊지 말고 복용하자. 사실 호수에 들어가지 않는 게 더 좋다.
은코타코타
은카타베이에서 출발하면 하루 만에 센가에 도착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말라위를 너무 쉽게 생각했다. 5시간 동안 달려 고작 은코타코타(Nkhotakota)라는 전혀 예상치 못한 장소에 도착한 것이다. 살리마로 가는 미니버스는 언제 출발하냐고 물었지만 이제 곧 출발한다고만 할 뿐, 손님은 딱 1명이었다. 분명 손님을 다 태울 때까지 출발하지 않을 것 같아 더 이동하지 않았다. 해가 떨어진 다음에 어딘가에 도착하는 것보다는 아무데서나 하루 보내고 다음날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게 낫겠다는 판단이었다. 눈앞에 보이는 숙소로 찾아가 바로 체크인했다. 3달러짜리 숙소였으니 상태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센가
센가(Senga)는 은카타베이와 비슷한 유명한 관광지일 줄 알았는데 정말 외딴곳의 시골마을이었다. 외국인이라고는 나 혼자뿐이었다. 살리마에 도착해서는 센가로 가는 미니버스가 보이지 않아 배달 가는 차를 잡아타고 갔다.
숙소
지도에 나와있던 무파사 백팩커스 롯지(Mufrasa Beach Lodge)로 갔다. 일반 호스텔처럼 도미토리가 있고, 식당도 겸하고 있어 어렵지 않게 센가에서 지낼 수 있었다. 다만 손님은 없었다. 근처에 숙소가 몇 군데 있으니 둘러보고 결정해도 될 것 같다.
볼거리
센가에서는 그저 현지인들의 생활을 들여다보는 게 전부였다. 호수에서 빨래를 하고, 그물을 손질하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나마 조금 특별했던 것은 마을에 생선을 대량으로 말리는 터가 있는데 이곳에 가면 친근한 사람들과 몇 마디 주고받을 수 있다.
케이프맥클리어
은카타베이와 더불어 그나마 외국인 여행자가 많이 찾는 곳이 몽키베이(Cape Maclear)다. 호수 주변으로 꽤 많은 숙소가 자리 잡고 있지만 이곳 역시 어느 시골마을 느낌이다.
가는 방법
어떻게 갔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힘들었다. 살리마까지는 미니버스를 타면 금방인데 그 이후는 히치하이킹, 이상한 버스, 트럭 뒤에 짐짝처럼 실려가기 등등 무려 7시간이나 걸렸다. 일단 몽키베이(Monkey Bay) 방향으로 가다 케이프맥클리어로 간다고 하면 아무거나 잡아탔다.
숙소
숙소가 꽤 많아 몇 군데 골라서 찾아볼 수 있다. 난 상태가 좀 더 괜찮아 보이던 팻 몽키 롯지(Fat Monkeys Lodge)로 들어갔다. 깨끗한 시설에 도미토리도 있었다. 가격은 10달러였는데 흥정을 시도하기도 전에 깎아준다고 했다. 손님이 없긴 없나 보다.
볼거리
여기서도 어떤 볼거리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시장을 구경하고, 순박한 마을 사람들을 만났던 게 전부였다. 여행자가 북적이는 휴양지 느낌을 기대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좀바
좀바(Zomba) 역시 작은 도시지만, 과거 식민지 시절 말라위의 수도였던 곳이다.
숙소
아무런 정보도 없이 도착하고 보니 숙소 찾는데 꽤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도로 근처에는 숙소가 보이지 않았고 골목길이나 언덕을 올라가야 해서 배낭을 메고 한참 돌아다녔다. 나름 괜찮아 보이던 파카치어 백팩커스(Pakachere Backpackers & Creative Centre)는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해 다른 곳을 찾아봤는데 마땅한 곳이 없고, 해가 지기 시작해 처음 봤던 곳으로 돌아갔다. 다른 나라에서 10달러는 저렴한 숙소인데 왠지 말라위에서는 너무 비싸게 느껴졌나 보다.
볼거리
좀바 내에서는 고작해야 시장을 둘러보는 정도가 전부지만 대부분의 여행자는 고원으로 향한다. 당시에는 그냥 만만하게 생각하고 걸어서 올라가면 되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좀 멀다. 차를 타고 올라간 후 고원에서 걸어 다니는 편이 훨씬 좋아 보인다. 고원에 올라가면 댐이나 폭포 등을 볼 수 있다. 한 바퀴 돌기엔 시간이 너무 모자라 해가 지기 전에 내려왔고, 내려올 때는 히치하이킹을 했다.
블랜타이어
말라위 제 2의 도시인 블랜타이어(Blantyre)다. 다른 나라의 대도시와 비교하면 역시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가는 방법
M3도로에서 블랜타이어 방향으로 걷다 보면 주유소가 보이는데 그곳에 미니버스가 있었다. 처음에는 1,500콰차를 불렀지만 역시 1,200콰차로 흥정이 가능했다.
볼거리
대도시 치고는 볼거리가 거의 없었다. 우연히 사진에서 봤던 성 미카엘과 모든 천사들의 교회(St.Michael's and All Angels Church)도 가봤는데 특별하진 않았다.
릴롱궤
릴롱궤(Lilongwe)는 말라위 수도답게 규모가 크지만 도시가 쇼핑센터 기준으로 여러 구역으로 나뉘어 있는 느낌을 받아 이상했다. 쇼핑센터만 보면 도시인데 약간만 벗어나도 영락없는 시골이었다.
가는 방법
블랜타이어에서 릴롱궤로 가는 방법은 악사 버스(Axa Bus)를 타면 아주 쉽고 편하다. 여태껏 타고 다녔던 미니버스와는 차원이 다른 버스로 깨끗하고, 출발시간도 잘 지킨다. 빵과 음료도 준다.
잠비아로 가는 방법
다른 곳에도 버스 회사가 있는지 잘 모르겠는데 난 구 시가지(1구역)의 시장 한복판에서 버스를 예약하고, 탔다.
숙소
성 베드로 교회에서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냈다. 빵과 계란 정도지만 아침을 주고, 손님이 없어 도미토리를 혼자 썼다. 근처 쇼핑센터까지 걸어서 약 15분 정도 걸린다.
물란제산 트레킹
가보지 않은 곳이라 딱히 아는 게 없다. 그럼에도 말라위 최고봉(3,000미터)이라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트레킹 장소로 유명하다. 사진으로는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있는 테이블마운틴과 비슷해 보인다.
여행기
여행 524일차, 아프리카 최빈국 말라위에서 여행하는 기분이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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