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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태국처럼 투어를 하기가 무척 좋았다. 태국에서는 투어를 예약할 때 대부분  숙소나 여행사 앞에서 신청하면 다음날 출발할 수 있었는데 이는 베트남도 마찬가지였다. 무엇보다 베트남의 투어는 대부분 가격이 무척 저렴했다. 나짱에서 할 수 있는 투어는 바로 보트투어였는데 가격은 4~5달러 정도이다. 우리는 4달러에 보트투어를 신청하고 아침에 기다리기만 하면 알아서 픽업도 해주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보트투어를 할 수 있었다.

이른 아침 빨간 밴이 도착했다. 이 밴을 타고 이곳 저곳에 들러서 투어에 참가하는 사람을 태운 뒤 40분정도 달려 선착장에 도착했다.


배가 많이 있어 바다가 꽉 막힌 기분이 들긴 하지만 놀러가는 기분에 들뜬 것도 사실이었다. 꽤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데 한국인도 계셨다. 아이들과 함께 오신 것으로 보아 가족과 함께 휴가로 온 것 같다. 나중에야 뒤늦게 알았지만 다른 한국분들도 좀 더 있었다.

보트에 올라타고 본격적인 보트투어가 시작된다. 보트투어는 4개의 섬을 둘러보는 것이 주요 일정인데 사실 4개의 섬이 어디가 어딘지도 잘 모르겠다. 보트투어에 있어 섬이 그렇게 중요해 보이지도 않았다.


우리와 처음부터 끝까지 했던 직원들인데 지금은 참 점잖게 옷도 입고 있지만 후에 돌변하는 그들의 모습이 엄청나게 우스꽝스러웠다. 너무 웃겼던 사람들이었다.


배는 순식간에 바다로 나아갔다. 그런데 바다가 워낙 거칠어서 처음에는 괜찮았지만 배멀미에 점차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사방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다행히 나는 멀미를 하지 않았다.

1시간쯤 달렸을까? 배를 멈춰 세우고 이곳에서 스노클링을 한다는 것이었다. 근데 스노클링이라고는 했지만 바다도 꽤 깊어서 그저 수영이라고 볼 수 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재밌게 잘 놀았는데 수영도 잘 못하는 내가 물에 떠내려가서 무지 고생했다. 나중에 사람들이 구해줘서 겨우 배에 올라탈 수 있었다. 무서웠다. 스노클링에는 왜 그랬는지 기억은 나지 않았지만 추가로 1만동을 받았다.


섬 주위를 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주요 섬을 돌아본다는 컨셉을 가진 투어이기 때문에 참 멀리도 갔다. 나는 배멀미를 하지 않아서 다행이었지만 몇 사람은 아주 괴로워했다. 승우도 역시 멀미를 해서 괴로워했다.


점심 때가 되자 배는 잠시 멈춰서 점심 식사를 할 수 있었는데 밥과 함께 이런 다양한 반찬을 갖다줬다. 베트남 음식이 입맛에 잘 맞아서 그런지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 이것저것 반찬과 함께 배 위에서 먹는 건데 배의 2층에 올라가서 바닥에서 먹어야 했다. 물론 점심도 보트투어 비용이었던 4달러에 포함되어 있었다. 식사 이외의 비용들 즉 맥주라든가 음료는 돈을 추가로 내야했다.


나름 풍성했던 점심이었다. 점심을 먹고 후식으로 바나나를 집어먹는데 옆에 한국에서 잠시 놀러오신 형들이 맥주를 사주셨다.


생각해보면 동남아 배낭여행 시기에 비가 가장 많이 오는 우기 시즌이었는데 나짱에 있는 동안에는 신기하게도 비가 한번도 오지 않았다. 맑은 하늘과 푸른 바다를 볼 수 있었던 아주 운이 좋은 날이었던 것이다.


점심을 먹고 나니 곧바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기타하나 들고 플라스틱 통으로 만든 드럼을 두드리면서 신나게 노래 부르면서 놀기 시작했다. 근데 어떻게 이녀석들이 더 신나 보였다. 노래 부르면서 춤추는 모습이 어찌나 웃기던지 우리가 아니라 얘네들이 놀러온 것 같았다.


잠시 후 각 나라 이름을 하나씩 부르더니 그 나라 사람을 무대로 끌고 왔다. 그리고는 같이 노래를 부르는데 놀랍게도 각 나라의 노래를 다 연주하고 같이 따라 부르는 것이었다. 그저 올라갔을 뿐인데 얘네들이 먼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 무대에 올라갔던 그 나라 사람들은 웃으면서 부르기 시작했다.

한국도 불렀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나와 내 옆에 같이 있던 형이 올라가게 되었다. 우리 노래 중 어떤 것을 부를지 예상하고 있었는데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를  매우 빠른 비트에 맞춰 부르기 시작했다. 하긴 아리랑이라면 우리나라 사람 중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앞에서 이렇게 신나게 노래 부르며 춤추며 놀고있는 동안 옆에서는 바다 위에서 페러세일링을 하고 있었다. 나야 말레이시아에서 해봤기 때문에 또 하지는 않았지만 보기에는 이곳이 훨씬 재미있어 보였다.


개인적으로 필리핀 바다에 비하면 바다 자체는 비교할 수 없지만 푸른 바다를 봐서인지 아니면 가이드들의 웃기게 노는 모습을 봐서 그런지 그런데로 즐거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바다에서 수영을 하며 칵테일도 한잔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 섬을 들어갔는데 입장료가 1만동이었다. 배 위에 있는 것보다는 낫겠다 싶어서 들어가려고 하는데 멀리서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소리가 들리는 곳을 살펴보니 라오스에서 헤어졌던 상민이형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어떤 약속을 하고 만난 것도 아닌데 정말 놀랍게도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었다!


사람들은 모래사장이 펼쳐진 이곳에서 주로 수영을 하거나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라오스에서 헤어진지 약 2주만에 상민이형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동안에 있었던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우리는 그날 밤에 호이안으로 향하기로 되어있어 상민이형과 만나자마자 헤어지게 되었다. 상민이형이 하루 더 같이 있자고 했는데 아무리 따져봐도 더 늦어지면 중국비자를 만들지 못할 것 같아서 아쉽지만 그날 호이안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그래도 보트투어를 끝내고 나짱에서 저녁을 같이 먹자고 했다.


다시 보트에 올라탔는데 이번에는 의자를 펼치고는 과일을 올려놨다. 이 과일도 역시 보트투어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다양한 동남아 과일을 맛 볼 수 있었다. 그냥 과일만 먹는 건데 이미 동남아 과일을 대부분 먹어봐서 딱히 신기한 것은 없었다. 동남아 수박부터, 파인애플, 람부탄, 드래곤 후르츠, 파파야 등 꽤 많은 종류가 있었다.


다시 또 다른 섬으로 이동했다.


이번에는 섬 안에 어떤 관광지로 보이는 곳이 있었는데 딱히 보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들어가지는 않았다. 그냥 입장료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마 저기 배처럼 생긴 곳이 해양박물관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는 배 앞에서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앉아서 쉬었다.


이렇게 하루종일 돌아다니는 것으로 보트투어가 끝이 난다. 보트투어는 4달러이고 그 외에 추가되는 비용이 있긴 했지만 아이스크림 먹은 것까지 포함해도 6달러 미만으로 쓴 것 같다. 한국인 형에게 맥주 얻어 마신 것과 아주머니께서 콜라를 사주신 것도 있었지만 말이다. 보트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니 몸이 엄청나게 피곤해졌다. 곧바로 호이안으로 가야 했는데 생각만 해도 벌써 지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