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치민에서 하노이까지 불과 16달러 30달러만 환전을 했을 뿐인데 주머니가 두둑해지는게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 10만동짜리도 여러 장 있었는데 여기서 10만동은 베트남 현지에서도 단위가 높아서 조금만 훼손되도 위조 지폐 의심을 사기도 한다. 근데 문제는 베트남에서는 항상 돈을 잘못 내는 경우가 많았다. 지폐에 전부 호치민 아저씨가 있었고, 돈도 전부 지폐밖에 없는데 가끔씩 색깔만 보고 헷갈리기 때문이었다. 특히 1만동이랑 10만동은 색깔도 비슷해서 받는쪽에서 먼저 얘기해주지 않았다면 10배로 지불할 뻔한 적도 있었다. 한국에서는 바쁘고 졸립다는 핑계로 아침을 항상 굶었지만 여행하는 도중에는 아침은 꼬박꼬박 잘 챙겨먹었다. 93만원 들고 떠난 여행을 마치고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잠은 어디서 잤는지와 밥은 제때 잘 먹고 다녔는지였다. 물론 ..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10불짜리 케밥보다 밥을 달라 추위에 몸부림치다가 잠에서 깼다. 우리가 일어난 곳은 차 안이었고 다들 꾸부정한 자세로 잠을 자고 있었다. 지난 밤 1000㎞를 달려 도착한 오렌지에서 따로 모텔이나 백팩을 잡지 않고 차에서 잠을 잤던 것이다. 그렇게 길바닥에서의 하룻밤이 지났던 순간이었다. 날은 점차 밝아왔기 때문에 행여나 사람들이 지나가다 볼까봐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우선 기름이 없었기 때문에 주유소로 이동해서 기름부터 넣었다. 씻지도 않은 찝찝함에 주유소 옆 화장실에서 간단한 세수와 양치질만 했다. 점점 거지가 되는 기분이 드는건 왜일까? 충분한 자금이 없어서인지 기름을 계속 넣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부담이 되었다. 그나마 여유자금이 있었던 내가 기름 값을 내곤 했다. 정말 빨리 일을 찾지 않는다면 큰일 날 상황이었다. 대충 씻었겠..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