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의 색채가 느껴지지 않은 페낭 버터워스를 다녀온 뒤 우리는 죠지타운을 걸어다녔다. 어느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고, 한적해 보이던 동네를 돌아다녔는데 생각해보면 페낭은 이슬람국가의 이미지가 많이 약했다. 지나가다 봐도 챠도르를 입은 사람이 거의 없었고, 그리고 무엇보다 이슬람사원이 별로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좀 신기했던 풍경이다. 페낭에서 길을 걷다가 들어간 사원인데 안내하는 사람도 없었던 곳이었다. 이런 사원이 있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지만 페낭만큼은 이슬람의 색채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우리는 인디아의 거리를 걷기도 하고, 페낭의 구석구석을 탐험하듯 돌아다녔다. 인디아의 거리에서 어느 상점에 들어갔을 때 엘레나는 어떤 물건이 마음에 들었는가 보다. 하지만 자신은 물건 깎는 것이 익숙치 않다고 하자 우리가 대신 흥정에 나섰..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챠도르를 입은 여인들은 페러세일링을 어떻게 즐길까? 이슬람 문화를 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다만 처음으로 가 본 이슬람국가이기에 챠도르라고 하는 보자기 쓰고 다니는 여인들이 무척 신기했다. 각 종 색상이 다른 보자기를 머리에 쓰고 다니는 사람들은 그래도 괜찮게 보였는데, 검은색으로 온 몸을 뒤덮은 사람을 보며 느낀 것은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나즈굴' 이었다. 말레이시아도 무지하게 더운 나라이다. 그냥 반팔에 반바지만 입고 다니는데도 더워서 실신할 것 같은데 저런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은 얼마나 더울까? 보기만 해도 땀이 저절로 흘렀다. 이 검정 옷은 살이 보이는 몸을 비롯해서 얼굴도 전부 가리고, 눈만 살짝 보이는 그런 수준이었다. 아마 이슬람에서도 여러 교파가 있어서 이렇게 보수적인 차림새도 있는 것인지 사실 정확히는 모르겠다. 얼마나 폐..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독특한 외형이 인상적이었던 국립 모스크 우리나라에서는 이슬람교가 희박하기 때문에 이슬람사원 자체를 보기가 힘들지만 아무래도 이슬람교가 국교인 말레이시아에서는 사원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 국립 모스크는 이름처럼 말레이시아를 대표하는 모스크인데 멀리서 봐도 독특한 외관이 이슬람 사원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평범하지 않은 파란색 지붕, 우산을 접어놓은 듯한 외관과 정면에 뾰족뾰족 튀어나온 분수대를 볼 수 있었는데 겉모습이 이렇게 독특한데 안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입구에 가니 안내원이 지키고 있었는데 우리에게 절대로 살이 보이는 옷을 입어서도 안 되며, 신발을 신고 들어갈 수 없다고 얘기를 해주었다. 그러면서 푸른색 천을 건네주며 이것을 입고 들어가라고 했다. 나는 이슬람교가 아니었지만 그대로 따라서 천을 두르고 신발..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아라비아궁전 같았던 쿠알라룸푸르 구열차역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동안에는 마치 여행을 몇 주간 했던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도미토리에서 따분한 시간을 보내곤 했다. 우리가 쿠알라룸푸르에서 며칠 더 머물러야 했던 이유는 바로 승우의 친구 엘레나를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승우가 인도 여행을 하면서 만났던 몰도바 친구 엘레나는 우리 여행에 합류하겠다며 쿠알라룸푸르로 날아오겠다는 메세지를 남긴 것이었다. 어쨋든 우리는 이 때문에 며칠 더 머무르게 되었는데 가뜩이나 늘어져있는 상태에 비가 무지하게 내리곤 했다. 하루 종일 폭우가 쏟아진 적도 많았는데 마침 나가기 귀찮았는데 잘됐다라는 심정으로 그냥 도미토리에서 사람들과 이야기하거나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곤 했다. 여행 시작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피곤하다고 뻗어버린 것이다. 오전 내내 비가 오던 날 수다 ..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