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간의 마지막 밤, 여행을 함께했던 러시아 친구와 헤어지다 바간의 일몰을 구경하러 쉐산도 파고다를 다녀온 뒤에는 이미 사방이 어두워진 상태였다. 칠흙같이 어두워지는데는 정말 오래 걸리지 않았고, 제대로 된 가로등이 있을리가 없는 우리는 멀리서 보이는 불빛에 의지하며 방향감각을 찾아야 했다. 바간 여행의 친구였던 러시아 여인 비키는 마차를 타고 돌아가기로 했고, 나는 자전거를 하루 빌렸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고 돌아가야 했다. 대략 8시에 게스트하우스에서 보자고 한 뒤에 헤어졌다. 나는 엽서를 사주고 싶었던 그 꼬마 아이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찾아보고 싶어서 자전거 페달을 밟고 아난다 파고다 방향으로 돌렸다. 아난다 파고다에 그 꼬마 아이가 산다고 들었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돌아본 것이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그 아이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엽서를 사.. 지난 여행기/밍글라바! 아름다운 미얀마 여행 14년 전
바간의 성스러운 파고다, 아난다 파고다 바간에서 내 여행 친구였던 비키와는 이 날 하루 따로 다니고 있었는데 우연하게도 이 작은 파고다에서 만났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다녔고, 비키는 걷거나 마차를 타고 다녔기 때문에 이 하루는 완전히 따로 돌아다녔던 것이다. 비키는 혼자 걸어다니면 누군가가 공짜로 마차를 태워다주기도 했다면서 좋아했는데 내가 그건 너가 여자라서 그랬던거라면서 남자인 나는 땀이 범벅이 되도록 자전거를 타도 아무도 안 쳐다봤다고 원망하듯 얘기했다. 어쨋든 우리는 저녁에 쉐산도 파고다에서 일몰을 같이 보자고 한 뒤에 헤어졌다. 자전거를 타고 열심히 올드바간의 방향으로 갔다. 오르막길이 있을 때마다 죽을맛이었지만 신기하게도 돌아갈 때는 조금 덜 힘들었다. 오르막길이 더 많았는데도 말이다. 그렇게 생고생을 하고 있다고 여겨질만큼 달렸.. 지난 여행기/밍글라바! 아름다운 미얀마 여행 14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