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공강 주변에서 데탐거리까지 걷다 통일궁에서 전쟁박물관까지 걸어오면서 구경을 마친후 사이공강 주변으로 움직이고 싶었다. 안타깝게도 사이공강 주변은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과는 정반대쪽에 있었다. 따라서 반대로 걸어가야 했는데 이때는 택시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대충 흥정을 하는 아저씨를 물리치고 무조건 미터기를 이용하여 사이공강으로 향했다. 사이공강까지 그리 멀지 않았기 때문에 요금이 많이 나오지는 않았다. 타고 온 택시는 대우자동차의 라노스였다. 굉장히 친절하고 인상좋았던 아저씨였는데 택시에서 내리자 갑자기 차에 붙어있던 택시 글자를 떼어내기 시작했다. 웃으면서 자기는 퇴근시간이라고 하며 집에 가야한다고 했다. 정말 재밌었다. 영업중일 때만 택시였고 그 외에는 일반 자동차의 모습이었다. (나중에 접하게 된 이야기로는 이러한 택시는 불법이..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전쟁의 참혹함 앞에 눈물을 참아야 했다 특히 베트남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씨클로는 거리 곳곳에 있었다. 자전거 형태로 관광객들이 반쯤 누운 상태로 거리를 구경할 수 있었지만 아무래도 뒤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자전거 끄는 사람을 앞에서 마음 편하게 씨클로에 앉아 있을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걸어다니는게 마음 편했고, 사실 이런 곳에 돈을 쓰는건 무척이나 아까웠다. 하지만 마음이 불편해도 이런 사람을 위해 씨클로를 타줘야 하는게 그들에게는 돈벌이가 되니 참 아이러니 했다. 베트남의 전쟁 박물관은 통일궁에서도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걸어서 충분히 이동할 수 있었는데 이미 많은 관광객들이 베트남 전쟁 박물관 입구에 있었다. 티켓을 구입해야 하나 이리저리 살펴봤지만 그냥 입장이 가능한듯 보였다. 전쟁 박물관은 가운데 마당을 중심으로 몇 개..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베트남전쟁 종결의 상징인 통일궁 길을 걷다보면 아무데서나 장기를 두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동네 사람들처럼 친근하게만 느껴졌다. 아저씨 일은 안 하시고 여기서 장기만 두시는 건지요? 동코이 거리에서 조금만 걷다보면 거대한 건물이 보이는데 이게 남베트남 정권 시대의 대통령 관저였다. 멀리서 봐도 범상치 않은 건물임이 틀림이 없었다. 바로 앞에서 입장권을 사야지 들어갈 수 있는데 입장권은 15000동(약 900원)으로 큰 부담이 없었다. 통일궁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는 분수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엄청난 비가 쏟아졌다. 나무 아래에 숨었지만 이대로 있다간 통일궁을 구경도 못할까봐 입구로 뛰어갔다. 이미 온몸은 다 젖은 상태였다. 통일궁에 들어서자마자 아오자이 입은 여인이 눈에 들어왔다. 베트남의 전통 의상인 아..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호치민의 번화가 동코이 거리를 걷다 오픈버스 티켓도 예매했고, 다음날 구찌터널 투어도 예약했으니 호치민 시내를 구경하러 걸었다. 지도상에는 주요 볼거리는 데탐거리에서 그리 멀지 않아 걸어 다녀도 충분히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소위 관광지라고 불리는 곳이 다 붙어 있었는데 덕분에 하나만 찾아가도 주변에 있는 다른 곳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다른 나라보다 베트남은 유난히 한국 제품들이 자주 보이고, 한국 기업들이 많이 진출한 나라였다. 동남아에서 초고속으로 성정하는 국가이다보니 외국계 기업이 많이 눈에 띄었는데 그 중에서도 한국 기업이 절반 정도일 정도로 많았다. 원래는 인민위원회 청사쪽으로 가려고 했는데 지도를 잘못봐서인지 자꾸 이상한 길로 갔다. 걸어서 30분이면 갈 줄 알았는데 골목과 골목 지나가다 예상치도 못하게 벤탄시장을 ..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베트남 호치민에서 하노이까지 불과 16달러 30달러만 환전을 했을 뿐인데 주머니가 두둑해지는게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 10만동짜리도 여러 장 있었는데 여기서 10만동은 베트남 현지에서도 단위가 높아서 조금만 훼손되도 위조 지폐 의심을 사기도 한다. 근데 문제는 베트남에서는 항상 돈을 잘못 내는 경우가 많았다. 지폐에 전부 호치민 아저씨가 있었고, 돈도 전부 지폐밖에 없는데 가끔씩 색깔만 보고 헷갈리기 때문이었다. 특히 1만동이랑 10만동은 색깔도 비슷해서 받는쪽에서 먼저 얘기해주지 않았다면 10배로 지불할 뻔한 적도 있었다. 한국에서는 바쁘고 졸립다는 핑계로 아침을 항상 굶었지만 여행하는 도중에는 아침은 꼬박꼬박 잘 챙겨먹었다. 93만원 들고 떠난 여행을 마치고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잠은 어디서 잤는지와 밥은 제때 잘 먹고 다녔는지였다. 물론 ..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놀라웠던 베트남 호치민의 도로 풍경 아침에 일어나보니 새삼 숙소의 위치가 참 묘한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온통 건물로 가득차 있는 공간이라 좁은 틈 사이로만 빛이 들어 올 정도였다. 아마 사람들이 진짜 사는 공간인듯 아침이 되자 여기 저기에서 요리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밖으로 나와 거리를 걸었는데 아침이었음에도 북적대는 모습은 즐거움을 가득 안겨주었다. 그것은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우리 수중에 베트남 화폐인 동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우선 환전부터 하러 은행으로 향했다. 베트남은 돈의 단위가 무척 높았다. 가장 기본적으로 쓰는 1000단위부터 10000단위인데 보통 1달러에 16000동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다른 나라에 비해서 돈 계산하기가 좀 힘들었다. 환전을 하고 나오니 10만동짜리 화폐..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베트남에 도착, 새로운 느낌과 즐거움의 시작 국경을 넘어다닐 때마다 같을 줄 알았던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모습은 정말 천차만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베트남은 또 나에게 어떤 즐거움을 줄지 잔뜩 기대가 되었다. 이상하게 베트남에 도착한 시각이 늦은 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두려움보다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물론 두려움 따위는 없었지만 문제는 늦은 시각에 도착한 베트남이었기 때문에 대체 어디서 어떻게 지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는 것이다. 항상 싼 숙소만 찾아다녔던 우리로서는 호치민에 대해서 좀 더 알아야 했다. 게다가 배고프기까지 했다. 책을 뒤져보니 데탐거리 주변에 저렴한 숙소가 몰려있다고 했다. 아저씨들에게 물어보니 다행스럽게도 버스에서 내린 이곳이 데탐거리 주변이었다. 버스에 함께 타고 있었던 이모뻘정도 되었던 한국인과 같이 데탐거리 주변을 돌아다녔다..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
베트남으로 가는 버스에서 본 여러 풍경 국경을 넘어다니는 일은 늘 설레고 흥분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맛볼 수 없는 즐거움이자 동시에 새로운 도전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동남아 배낭여행을 하면서 넘어다닌 국경은 총 7번이었다. 태국에서 라오스로 갈 때는 작은 보트로 메콩강 넘어가기도 했고, 말레이시아에서 태국으로는 기차를 타고 넘어갔고, 그리고 캄보디아에서 베트남으로 갈 때는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비행기 타고 넘어다니면 빠르고 편하긴 하겠지만 애초부터 비행기는 절대 안 타고 넘어다니는 육로 여행이 우리의 컨셉이기도 했고, 결정적으로 돈이 없었다. 다행히 캄보디아에서 베트남으로 넘어갈 때 서비스 좋았던 캄보디아 버스를 타면서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여행했던 시기가 동남아의 우기 시즌이라 비가 자주 왔다. 캄보디아에 있는 동안에도 수시로 비.. 지난 여행기/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 14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