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에 혼자 남게 되다 5일만 있으면 끝날줄 알았던 일이 생각보다 더 오래 하게 되었다. 물론 그러면서 그냥 이 곳을 뜨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돈도 꽤 잘 벌고 있었고 다른 곳으로 가면 잘 되리라는 보장도 없었기 때문에 끝까지 남게 되었다. 약 10일정도 더 일을 했는데 그러는 동안 나와 은상이형은 다른 농장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 마지막 밤에는 보스였던 폴네 집에 놀러가서 같이 맥주도 마시고 즐겁게 지냈다. 진작에 폴과 이런 자리를 가졌다면 좀 더 좋은 상황에서 일을 할 수 있었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모든 일이 끝나는 날 다른 사람들은 다 떠나기로 했지만 나는 농장에서 혼자 남기로 했다. 그러니까 다들 퀸즐랜드 지방으로 올라가기로 했는데 나는 앞으로 호주 생활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올라가도 큰 성과가 없을거라 ..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나에겐 쉽지 않았던 사과 피킹 사과 농장에서의 생활은 쉽지 않았다. 사실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일을 너무 못했었다. 뭐든 일을 잘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사과 피킹만큼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포도 피킹과는 다르게 사과는 높은 나무에 매달려있기 때문에 사다리를 타고 오르락 내리락 해야 하는데 이게 말은 쉽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고된 작업이었다. 또 사다리에 올라 사과를 딴 후 목에 매달은 캥거루백에 집어넣고 난 후 아래로 내려와 커다란 빈에 담는 것인데 이 빈의 크기가 장난 아니었다. 이래서 사과나무가 작으면 작을수록 좋다고 하는 거였구나! 초반에는 일을 잘 못해도 그러려니 하면서 일을 하곤 했는데 더 큰 문제는 일이 꾸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분명 농장 규모도 커서 나쁘지 않았고, 임금도 시급으로 하면 18.5불로 상당히 높았지만 주..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배틀로에서 사과 피킹 시작 다행히 배틀로 지역에서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찾아갔던 농장에서 일을 할 수 있다고 해서 얼른 달려가 각 종 서류를 작성하는 것으로 농장 생활을 다시 시작했다. 호주에서는 원칙적으로 일을 하려면 세금신고서를 꼭 작성해야 했는데 이런 것들 외에도 농장에서 요구하는 기본적인 정보를 작성하다보니 시간은 훌쩍 갔다. 그리고 보스였던 수는 우리에게 이것 저것 질문을 해보고 기본적인 영어는 된다는 판단하에 'not too bad'라고 적어놨다. 첫 날 일을 끝내고 곧바로 배틀로 캐러반 파크에 가서 한국인에게 텐트를 구입했다. 무려 8인용짜리 텐트였는데 중고로 100불에 구입을 했다. 솔직히 좀 비싸다고 생각되긴 했지만 당장 잘 곳이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구입했다. 다시 농장으로 돌아와 우리의 ..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호주에서 노숙 3일째 길바닥에서 먹었던 라면 사과 농장에서 일을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배틀로를 당장 떠나지 않아도 되었다. 하루를 기다리며 상황을 지켜보기로 결정을 했다. 다음 날부터 더이상 일을 찾아 떠나는 방랑자 생활의 종지부를 지을 수 있겠다는 즐거운 상상을 했다. 그러면서 단 3일만에 일을 거의(?) 구했다는 우리의 운빨에 스스로 자축했다. 사실 바로 캐러반파크로 들어가 쉬는게 정상인데 우리는 좋지도 않은 캐러반파크의 그저 공터를 이용하는 것에 돈을 지불하는게 너무 아까웠다. 어차피 아무 곳에서 차를 대고 잠을 자는 것이나 캐러반파크 내에서 차를 대고 잠을 자는 것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지 않은가? 어차피 그럴거면 고작해야 몇 불이라고 해도 아끼는게 낫겠다는 거지들의 생각이었다. 우선 농장 근처 산속의 한 공터에 차를 세워놓고 그냥 놀았..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호주 최대 사과 생산지 배틀로로 이동 오렌지에서 사과 농장을 집중적으로 돌아다녀 봤지만 대부분 너무 빠르다는 대답뿐이었다. 우리가 갔을 때는 소수의 피커들만 고용해서 일을 하고 있던 상태였고 본격적인 시작은 3주정도나 뒤에 할 수 있을거라 했다. 이 곳 농장을 몇 군데 돌아본 후 사과 피킹할 생각이라면 호주 최대 사과 생산지인 배틀로로 가는게 낫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렇게 몇 시간을 달려 튜뭇에 도착했다. 튜뭇으로 오는 동안 지형이 그동안 보아왔던 호주의 평지와는 달리 산악지형이 많았다. 근데 튜뭇이라... 참 마을 이름이 독특한것 같다. 튜뭇의 인포메이션 센터에 차를 세우고 안에 들어가서 지도를 얻었다. 호주에 있는 동안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바로 인포메이션 센터인데 아무리 작은 마을이라도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어 궁금한 것을 물어볼 ..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