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퍼들의 천국, 발리의 쿠타 비치 발리에서는 특별한 계획이 없었다. 발리가 해변만 있는 것도 아닌데 어딜 보러 가고 싶단 생각도 없었고, 무얼 꼭 해야겠다는 그런 의무감조차 없었다. 그저 지친 몸을 달래기 위해 하루 종일 쉬고 싶을 뿐이었다. 항상 여행을 하면 아무리 피곤해도 하나라도 더 봐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는데 마냥 쉬겠다니 이것도 좀 이상했다. 사실 발리에서만큼은 쉬는 여행을 하자는 게 나의 생각이었지만 브로모 화산과 이젠 화산을 지나는 일정이 힘들었던 것도 있고, 화산을 오르면서 다리의 통증이 더 심해져서 걷기가 무척 힘들었다. 쿠타에서는 동네만 천천히 돌아보고, 만약 시간만 허락이 된다면 다음날 가까운 우붓이나 다녀오자고 마음 먹었다. 아침에 게스트하우스에서 제공해 준 빵과 커피를 마시고는 밖으로 나갔다. 이날은 족자카르타부터 .. 지난 여행기/인도네시아 자바, 발리 배낭여행 13년 전
여행자가 가득한 쿠타의 뽀삐스 거리 발리를 여행하는 배낭여행자라면 집결 장소 역할을 하는 쿠타, 그리고 그 쿠타(Kuta)에서도 뽀삐스 거리(Poppies)와 르기안 거리(Legian)가 주 놀이터라고 볼 수 있다. 덴파사에서 어떻게든 쿠타까지는 왔는데 새로운 도시에 왔다는 즐거움보다는 일단 오늘 휴식을 취할 숙소부터 찾는 일이 시급했다. 이렇게 늦게 발리에 도착하는지 미처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이제부터라도 서둘러야 했다. 베모를 타고 뽀삐스 거리 근처까지 왔는데 아직 주변 지리에 대한 감이 오지 않아 뽀삐스 거리를 어떻게 찾아가야 하는지 몰랐다. 조금 어두컴컴한 거리 분위기와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뒤엉켜있는 시끌벅적한 모습이 내가 처음 본 쿠타였다. 사실 주변 풍경을 스치듯이 살펴본 후 곧바로 근처에 있던 아저씨에게 물어 뽀삐스 거리를 찾아.. 지난 여행기/인도네시아 자바, 발리 배낭여행 13년 전
이젠 화산에서 발리 쿠타 비치까지로의 피곤한 여정 아픈 다리를 이끌고 겨우 내려온 이젠 화산. 내려 오자마자 나는 발리로 데려다 줄 밴을 찾았다. 혹시나 나 때문에 일정이 늦어지지는 않았는지 걱정이 되어 서둘러 달려갔는데 다행히 아직 출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안한 마음에 서양 친구들에게 다가가 다리를 다쳐서 늦게 내려와 미안하다는 말을 하자 그들도 내려온지 얼마되지 않았으니 괜찮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다리는 어떠냐며 조금 걱정해줬다. 이제 이 덥고 작은 밴에 의지해 발리로 이동하기만 하면 된다. 물론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이 밴을 타고 발리까지 이동하지는 않았다. 조금 더웠지만 차라리 이 밴으로 발리까지 데려다 줬으면 훨씬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겨우 한숨 돌린 나는 근처 가게에 가서 물부터 한병 샀다. 가격이 평소보다 1.5배였지만 너무 목말랐.. 지난 여행기/인도네시아 자바, 발리 배낭여행 13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