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의 마지막 밤, 그리고 침사추이 야경 마땅히 할 게 없었던 나는 아무 트램이나 잡아탔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트램이었지만 그냥 홍콩에서 트램을 한 번 타보고 싶었다. 트램에 타자마자 2층으로 올라갔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의자의 대부분이 젖어 있었다. 홍콩의 트램은 외관으로 봐도 그렇겠지만 실제로도 상당히 좁았다. 좌석에 앉아 홍콩의 도심을 구경했다. 잠시 후 무지막지하게 소나기가 쏟아지니 사람들이 허겁지겁 문을 닫기 시작했다. 창문은 아래로 내려져있는데 그걸 위로 잡아 올리면 닫힌다. 근데 쉽게 닫히지는 않았다. 비를 맞으면서 창문을 닫아도 문제였던 건 내부에는 에어컨이 없어서 후덥지근할 정도로 더워졌다. 겉보기에는 트램 타는 게 재미있을 것 같은데 생각만큼 쾌적하지는 않았다. 홍콩에서 가장 멋있었던 빌딩은 단연 중국은행타워(China ..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스타페리를 타고 홍콩섬에서 구룡반도로 '2.2불의 호화로운 항해' 지겹도록 봤던 홍콩의 야경이었지만 빅토리아 피크에서 내려오는데 나의 눈은 창밖에 펼쳐진 멋진 야경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다시 홍콩의 한 가운데에 멈춰선 나는 어디론가 가야 했다. 거의 누군가에게 떠밀리듯 언덕에서 아래로 내려갔다. 여전히 홍콩의 거리가 무척 복잡하다고 느껴졌다. 지도를 봐도 도무지 감이 안 잡히는 까닭에 늦은 시각까지도 거리를 헤매고 있었다. 홍콩은 어느 은행에서 발행했는지에 따라 지폐의 그림이 다른 매우 독특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 중국은행이 발행한 홍콩 20달러에는 바로 이 중국은행타워가 그려져 있었다. 아주 독특했던 건물로 그냥 겉모습만으로도 이목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사선으로 조명이 설치되어 있어 밤에도 미래형 건물처럼 보인다. 물론 이 빌딩도 상당히 높긴 했지만..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