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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여행을 한다면 필수코스라고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슈리성인데 그곳에서 류큐의 전통무용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슈리성까지 왔으니 류큐왕국의 전통무용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공연을 본 순간 무척 기묘한 느낌을 받았다. 그럼에도 전통무용은 개인적으로는 실망스러웠던 슈리성보다 훨씬 마음에 들었다. 류큐의 전통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는 점과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춤에 신기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무료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류큐 전통무용은 슈리성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기 직전에 보이는 공간에서 관람할 수 있다. 하지만 매일 공연을 하는 것은 아니니 꼭 날짜와 시간을 잘 맞춰서 가야한다. 공연은 수, 금, 토, 일요일에만 하고, 시간은 11시, 2시, 4시 이렇게 하루에 3차례 공연을 한다. 슈리성에 처음 갔을 때는 이 시간과 날짜를 미리 파악하지 못했으나 두 번째 갔을 때는 제대로 맞춰서 공연을 볼 수 있었다. 당시에는 고작 전통무용이니 안 봐도 되겠다 싶었는데 그랬다면 후회할 뻔 했다.

공연을 하기 전에 무대 앞 간이 천막이 설치되었고, 사람들은 시작하기도 전에 자리를 가득채웠다. 좀 일찍 가서 기다렸기 때문에 맨 앞에서 공연을 볼 수 있었다.


등장부터 범상치 않은 의상과 화장으로 주목을 끌었다. 흘러나오는 음악도 느릿느릿한데다가 기묘한 분위기가 느껴졌는데 그들의 춤도 정말 절제된 모습이었다. 게다가 춤을 추면서 표정이 전혀 변화가 없어서 약간은 섬짓한 기분도 들 정도였다.


머리에는 커다란 무언가를 쓰고, 노란색 옷을 입은 세 사람이 그렇게 말없이 춤을 추었다. 어떤 느낌이라고 설명하기가 참 묘하다. 공연을 보는데 신나는 것도 아니었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관람만 했다. 주변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는지 조용히 지켜보기만 할 뿐이었다.

 
캐스터네츠와 비슷한 악기를 손에 들고 딱딱 소리를 내며, 몸을 움직인다. 노래 소리와 함께 어우러지는 춤이 정말 이상하긴 했지만 묘하게 빠져들었다.


심지어 퇴장할 때도 조용히 스르륵 사라졌다.


이분들도 표정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부채를 이용해서 춤을 췄는데 그래도 첫 번째 보다는 움직임이 있던 춤을 선보였다.



외모나 몸집이 비슷한 두 사람이 똑같은 춤을 추고 있으니 쌍둥이처럼 느껴졌다.


아주 조심스럽게 왔다갔다 하기도 하고, 막대기나 바구니를 가지고 춤을 췄다.


뭔지 모를 무언가를 들고 나와서 춤을 췄는데 입을 벌려 노래도 불렀다. 무표정에 춤만 추기만 해서 인형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는데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니 사람이 맞긴 맞나보다. 그정도로 절제된 동작과 무표정한 얼굴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공연이 끝나고 모든 사람이 나와 인사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된다. 공연 시간은 약 4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뭔가 기묘하고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런데로 공연은 흥미롭게 관람을 했다. 개인적으로 슈리성에 간다면 류큐 전통무용은 꼭 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