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예전에 호주 멜번에서 지낼 때 우리나라가 가장 배웠으면 좋겠다는 부분이 바로 관광객들에게 안내하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우리나라는 표지판부터 시작해서 지도까지 외국인을 배려하는 곳이 많지 않다. 심지어 한국인이었던 나에게도 서울은 가끔 헷갈리는 도시이니 말이다. 


호주 멜번에서는 주요 거리에 이런 빨간 옷을 입고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길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궁금한 점이나 길을 안내해주고 있었는데 나는 이런 점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왜 이런 안내 시스템이 없을까 생각했었다. 이와 관련해서 블로그에 글을 쓴 적도 있었다. 



그런데 엊그제 명동에 갔을 때 나의 눈을 사로잡은 장면이 있었다. 거리에서 빨간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안내를 해주는 모습이었는데 이는 호주 멜번에서 봤던 것과 너무도 유사했던 것이다. 여태까지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없었던지라 너무 신기해서 한번 가까이 가보기로 했다.


명동이야 워낙 일본인이 많은 곳이니 역시 일본 사람들이 와서 이것 저것 물어보고 있었다. 친절하게도 일본어로 안내해주면서 지도까지 건네주고 있었는데 배낭여행자인 내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몇 가지를 물어봤다. 

갑작스럽게 뭘하냐고 물어본 것도 좀 생뚱맞았지만 어쨋든 서울시의 주요 관광지인 명동, 신촌, 이태원 등에서 이렇게 안내를 하고 있다는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금년이었나 작년부터인가 아무튼 1월부터 이렇게 외국인을 대상으로 안내를 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여태까지 보이지 않았던게 조금 이상하기도 했다. 


이 두 분의 경우는 일본어와 중국어 담당이셨고, 관광객들에게 안내를 하면서 이렇게 지도를 나눠주기도 했다. 조금 실례인거 같아서 얼굴이 나온 사진을 찍기는 그렇고 허락을 받고 지도 사진을 찍어봤다. 아마 그분들은 나의 행동에 적잖아 당황했을거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외국인을 위한 안내 시스템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잘 갖춰진 도시에 지도를 가지고 있더라도 헤매는 것은 당연한 법인데 이렇게 언어 구사가 가능한 안내원이 눈 앞에 있다는 것은 외국인에게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호주에서 봤던 여행자를 위한 훌륭한 배려를 서울에서도 볼 수 있었다는 사실이 반갑기만 했다.

사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축제를 하고, 도시 미관을 꾸미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정말 단기적인 성과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차라리 이런 안내원이나 Tourist Center같은 여행자를 위한 설비가 더 시급하다고 본다. 한국인이 보아도 헷갈리는 이정표나 지도 그리고 영문 미표기부터 개선한다면 차츰 더 많은 여행자들이 우리나라를 찾지 않을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