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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쉐어에서 3일정도 지난 후에 조금 더 오래 지낼 쉐어로 이사를 갔다. 떠나기전 단기쉐어에서 맥주를 사가지고 와서는 같이 마시기도 했는데 짧은 기간이었지만 참 친절했던 분들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다만 그 이후로는 멜번에서 만난적이 없었다.


새로 이사간 곳은 라트로브 스트리트와 퀸 스트리트가 만나는 부근의 아파트였다. 전체적으로 나쁘지는 않은 수준이었지만 쉐어생들과의 교류는 거의 없었다. 같은 방에 있었던 룸메이트들과도 뒤늦게 친해진편이었다.

어쨋든 새롭게 시작된 도시생활이라 은근히 기대하기도 했다. 도시에서는 여태껏 지내본 적이 거의 없었던 나로써는 새로운 환경에서 영어 공부도 좀 하면서 도시생활을 즐기자고 마음 먹었다. 근데 실제로 공부한 날은 거의 없었다.

아침 일찍 이사를 마친 후에 나는 곧바로 장을 보러 갔다. 그 동안 먹지 못했던 깻잎, 오징어젓, 김치 등을 사가지고 왔고 나는 쉐어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라면은 거의 먹지 않았고 항상 밥과 국을 끓여먹었다. 호주에 도착했을 때만 하더라도 유일하게 할 줄 아는 음식이 김치볶음밥 밖에 없는데 정말 대단한 발전이 아닐 수가 없었다.

멜번 초기에는 명훈이와 자주 만났기 때문에 심심하지 않았다. 다만 내가 멜번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명훈이는 다시 브리즈번으로 돌아갔고, 나는 가끔씩 만나는 재준이형과 은호누나를 제외하면 아는 사람은 다시 없는 상태가 되었다.


멜번에서 내가 했던 것은 오로지 거리를 걷는 것밖에 없었다. 그냥 걷는다. 추워서 움추려들었던게 나를 더 무료하게 만들었지 않았나 생각을 하게 한다.


주립도서관 앞에 삼삼오오 모여 광합성을 즐기는 멜번의 대학생들 및 시민들이 신기하기만 하다.


멜번에서 도시생활을 시작하자마자 상민이형의 꼬득임에 넘어가 캄보디아로 날아갈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엄밀히 말하면 나는 여행이 하고 싶었고, 그 중에서도 태국쪽으로 다시 가고 싶었다.

원래 나는 남은 호주에서 기간동안 멜번에서 도시생활을 좀 하다가 시드니로 이동해 한국으로 들어가는 가장 평범한 생각을 했었다. 시드니로 가기 전에는 케언즈쪽을 한번 들러서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한국으로 돌아가는 시기에 나는 전혀 평범하지 않는 방법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우선 확실히 결심을 하고나니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원래 7월이었던 항공권을 6월로 변경한 후 스탑오버를 3주로 해버렸다. 그러니까 홍콩에서 스탑오버 기간을 3주로 해버리고 홍콩에 도착하는 날에 맞춰서 곧바로 저녁 비행기를 타고 태국으로 가는 에어아시아를 예약했다. 내가 아웃하는 도시는 시드니였지만 그 중간에 케언즈로 가고 싶어서 케언즈로 가는 비행기와 케언즈에서 시드니로 가는 비행기를 예매한 것이다.

그러니까 멜번 - 케언즈 - 시드니 - 홍콩 - 태국 - 캄보디아로 복잡한 루트가 형성되었다. 멜번에 도착하자마자 새로운 계획이 세워졌다.


멜번의 센트럴은 집이랑 무척 가까웠다. 거대한 쇼핑센터가 자리잡고 있는 곳인데 건물의 구조가 특이하게도 원뿔로 되어있는 곳이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저 벽돌 건축물을 보호하기 위해서 일부러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센트럴 내부에는 커다란 시계가 있는데 정시에 가면 재미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공짜 트램을 타고 어디론가 나는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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