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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하우스를 다녀오자 나는 모든 목적을 달성했다는 듯 다른 특별한 볼거리를 위해 찾아다니지는 않았다. 그냥 시드니에서 걸어다니거나 PC방에 들어가 오랜만에 인터넷을 오랫동안 즐겼다. 그러다가 골드코스트로 떠날 버스표를 예매했던게 전부였다.

버스표를 예매할 때 어떤 표를 보여주길래 나는 저녁 때 떠나는 것을 원한다고 브리즈번과 시간을 가리켰다. 하지만 직원 아저씨는 그게 아니라 브리즈번의 도착시간이라는 말을 해주었다. 한참을 표를 들여다 보고나서야 버스의 기본 개념을 이해할 수 있었다. 호주에서는 버스가 목적지가 한 도시라도 그 중간 중간에 작은 마을을 들리는 시스템이었다. 즉 직행버스는 없었다. 그러니까 시드니에서 브리즈번까지 가는 버스이지만 사람이 타거나 내리는 지역은 무조건 멈춰서는 그런 시스템이었던 것이다.


버스표를 예매하러 센트럴을 다녀온 후 그냥 이곳 저곳을 걸었다. 확실히 브리즈번보다 대도시라는걸 확연하게 느끼게 해주는 거대한 빌딩들이 늘어서 있었다.


아~ 다리 아프다. 너무 걸었나 보다.

좀 피곤하다는 생각에 백팩으로 돌아왔다. 시드니에 잠깐 머무는 동안 백팩에서 요리를 한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 흔한 라면도 끓여먹은 적이 없었다. 메닌디에서 식재료와 각종 도구를 다 버리고 온 것도 있었고, 잠깐 동안의 시드니 여행이니 이번에는 사먹어도 상관 없겠다는 생각이었다.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마침 나와 같은 방을 쓰던 웨일즈 친구들이 돌아왔다. 뭐 그렇게 바쁜지 얘네들도 아침부터 나갔다가 들어왔다. 이 친구들이 웨일즈에서 왔다는 말에 나는 그 때까지만 해도 웨일즈가 어디인지도 몰랐다. 뒤늦게 한국에 돌아와서 웨일즈가 영국의 한 부분이라는걸 알았는데 아마 얘네들도 스코틀랜드처럼 영국과는 다르다라는걸 말하고 싶었는지 나한테는 웨일즈라고만 얘기했었나보다.

갑자기 내가 해외에 나온 순간부터 캠코더로 응원의 메세지를 담고 있었는데, 얘네들한테도 부탁해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심스럽게 물어봤는데 생각보다 흔쾌히 응해줬다. 촬영을 한 후에는 나보고 먼저 사진찍자고 했는데 내 카메라도 창문가에 올려놓고 사진을 찍었다. 


브리즈번 백팩에 있을 때는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백팩에서 외국인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못했는데 이제야 백팩의 매력을 살짝 알거 같았다. 하지만 백팩은 너무 비싼게 사실이다.

지금 사진으로 보면 저 당시 머리가 좀 길었다고 느껴진다. 몇 달동안 머리를 자르지 않고 돌아다녔으니 약간은 지저분한 상태였다.


저녁 때가 되어 배가 고프다는 생각에 밖으로 나왔다. 딱히 갈만한 곳이 없다는 생각에 무작정 돌아다녔는데 한 쇼핑센터의 지하 푸드코트로 들어갔다.


호주의 푸드코트에서는 식사시간이 지나면 일명 '떨이'를 한다. 원래는 10불이었던게 한 5불정도로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이것도 10불이 넘었던거 같은데 5불정도에 팔고 있길래 샀다.


맛은 뭐 그냥 그랬다. 밥을 대충 먹고난 후 옆에서 오렌지 쥬스를 파는 곳에서 작은병을 하나 구입했다. 가격은 한 2불정도 했던거 같다.

늦은 시각까지 그렇게 거리를 헤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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