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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중심부의 팰리스 백팩이 또 가득찼다는 말과 함께 조금 내려가면 다른 백팩이 있다고 프론트 직원이 알려줬다. 그래서 다시 새롭게 자리 잡은 나의 3번째 백팩이었는데 가격은 가장 비쌌다. 6인 1실 기준으로 31불이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호주 100배 즐기기 2008년도 최신판과는 가격 차이가 너무 났다. 근데 6명 중 4명이 여자였다.

어김없이 주립도서관을 갔다가 돌아와 침대에 누워 멍하니 있었다. 잠시 후 내 아래 침대 주인이었던 사람이 들어왔는데 서로 멋쩍은 듯 한국 사람이냐고 물어봤다. 알고보니 나와 나이까지 같아서 금방 친해지게 되었다. 시드니에서 올라와서 지금은 우프(급여를 받지 않거나 아주 조금 받고 농장에서 공동 생활하는 형태)를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서로 한국 사람을 만나서 반갑다며 같이 밥도 먹게 되었는데 처음으로 밥 그러니까 쌀을 먹게 되었다. 그동안 푸드코트에서 밥을 먹은적은 많았지만 상당히 오랜만에 쌀을 먹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격스러웠다. 쌀밥에 햄 하나 얹어서 먹으니 이거야 말로 꿀맛이 따로 없었다.



밥을 먹고난 후 조그만 공간에서 얘기를 하고 있을 때 또 다른 한국인도 만났다. 이 친구는 한국으로 돌아가기 불과 3일 밖에 남지 않았었다. 참 재미난 성격에 금방 친해졌는데 우리가 일자리를 찾는 것을 보고 자신이 아는 정보를 여러 개 알려주곤 했었다. 시원한 바람만큼이나 조금씩 일이 풀려가는 느낌이었다.


그 이후로 나와 혁철이는 같이 농장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유학원에 가서 사람을 찾아보기도 하고,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는 것도 쉬지 않았다. 특히 Jobsearch라는 호주 정부의 일자리 사이트를(http://www.jobsearch.gov.au) 수시로 확인하며 전화를 걸었다.

4일정도 있었던 이 백팩도 또 다시 옮겨 트랜짓센터 부근으로 이동했다. 우선 백팩 가격이 너무 비싸서 부담되었다는 것도 있지만, 만약 확실한 목표가 설정되면 곧바로 떠날 준비를 하기 쉬운 트랜짓센터 부근으로 이동한 것이었다. 나의 4번째 백팩이었다.

그렇게 여러 정보를 얻은 끝에 세인트조지에서 오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과 다른 정보로는 조금 기다리면 할 수 있을거라는 2곳에서 응답을 얻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가장 중요한 차가 없었다. 호주 농장에서 일을 하려면 차는 거의 필수였다. 우선 차가 있는 사람을 구하는게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글을 올렸다.

그런데 곧바로 연락이 왔다. 아싸~ 이거 일이 술술 풀리는데?
직접 만나서 확인을 해보기로 해서 만나봤는데 나이는 우리보다 훨씬 많았고, 이미 결혼까지 한 형이었다. 잠시 방학기간을 이용해서 농장을 가겠다고 했다. 우리는 확실한 사람을 원한다고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수도 있다면서 이야기했지만 걱정이 없다는 식으로 얘기했다. 곧바로 다음날 출발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이 때 조금 더 신중했더라면 앞으로 벌어질 참극은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다음 날 먹거리, 장갑, 신발 등등 이것 저것을 다 사고 난 후 비로소 떠날 준비를 완료할 수 있었다. 브리즈번에 도착한지 약 2주만에 떠나게 되었다. 이제 나도 다른 호주 워홀러들처럼 돈을 벌러 떠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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