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다는 기분은 과연 어떤 것일까?'
그래!! 언젠가 여행을 떠나겠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을 때 그게 군대 근무지였는지, 아니면 학교 과제를 하는 도중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분명 나는 떠날 때의 기분을 상상해 봤다. 발걸음을 떼고 집을 나서고, 심지어 어디로 갈지도 잘 모르는데 자꾸만 즐거움이 솟아오르는... 아마 그런 기분일거라는 추측을 했다. 이런 혼자만의 즐거움에 사로잡혀 여행을 상상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사실 이렇게 상상만 하던 배낭여행을 진짜 갈 수 있을지 나조차도 의심을 했다. 그런 배낭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나 자신에게 이렇게 물었다.
'배낭여행 갔다오니 어때? 네가 생각했던 대로 정말 그런 즐거웠던 여행이었어?'
남들이 경악을 할 정도로 작은 돈이었던 93만원으로 갔던 여행은 단순히 즐거움을 가져다 준 것에 그치지 않고, 내 자신의 열정을
시험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또 거대한 세계를 누비면서 각 나라의 역사, 문화, 지리를 볼 수 있었고, 여러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인해 한정되어 있었던 나의 시야를 넓혀 줬다.
그래서 누군가 여행은 그냥 놀러가는 것이라고 아직도 생각한다면 나는 꼭 배낭여행을 떠나보라고 말하고 싶다.
배낭여행이라면 나는 절대적으로 추천한다. 배낭여행을 하는데 정말 돈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돈이 없는데 어떻게 여행을 하냐고 묻겠지만 자신이 정말 떠나고 싶다고 생각하고 다짐을 했다면 돈을 모으려는 노력은 하게 될 것이다. 돈을 모으려는 노력도 하지 않은 채 돈이 없어서 못 간다는 것은 그저 핑계일 뿐이다. 누구에게나 기회 비용이 있는 법이니까 말이다.
내가 여행을 떠나기 위해 돈을 모으고 시간을 썼다는 것은 남들이 옷을 사고, 술을 마시는 그런 비용을 아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남들보다 돈을 훨씬 많이 모은 것도 아니지 않은가. 결국 여행은 꿈꾸는 자만이 떠날 수 있다는 나의 생각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93만원으로도 남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3개국의 비자 비용이었던 100달러를 제외하고도 밥도 잘 챙겨 먹고, 패러세일링도 해봤고, 뗏목도 타보고, 카약킹도 하고, 보트투어도 하고, 앙코르 유적도 3일간 돌아다녔다. 물론 각 나라를 이동할 때 탔던 기차와 버스도 포함되어 있었다. 동남아시아 물가가 싸서 가능하다는 점도 있었지만 그만큼 아끼면서 잘 다니면 1000달러라도 얼마든지 꿈꾸는 여행을 할 수 있었다.
나는 무언가를 해냈을 때 가장 큰 희열을 느끼게 된다. 나는 그 때가 바로 배낭여행을 떠나기 직전이라고 생각한다.
고작 93만원을 가지고 떠난 여행, 무계획적인 여행이야 말로 가장 큰 도전이었지만 그게 나에게는 엄청난 즐거움을
가져다 주었다. 그래서 난 아직도 이야기 하는데 학교를 다니면서 나에게 있어 가장 의미있었던 때는 장학금을 받았던 학기가 아닌
성적은 30등이 넘게 떨어졌어도 내가 돈을 모아 배낭여행을 떠났던 3학년 1학기라고 말이다.
배낭여행을 했던 모든 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다. 말레이시아에서 택시 드라이버와 싸워 한밤 중에 경찰서까지 갈 뻔했었던 일도 있었고, 캄보디아에서는 너무 여러번 싸우는게 지겨워서 아예 자전거로 유적지를 둘러보기도 했고, 라오스에서는 1박 2일 동안 지겹도록 메콩강을 바라보며 슬로우보트의 딱딱한 의자에 앉는 고통도 있었다. 그리고 방콕의 카오산로드의 시끄러운 밤은 아직도 기억에서 생생하다.
나의 작은 도전이자 꿈이었던 배낭여행을 끝마치고 돌아와서는 분명 공부보다 더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1000달러 여행보다 더 대단한 여행을 하던 사람들을 볼 수 있었고, 좋은 사람들과 만나 인연을 맺을 수 있었기 때문에 여행이 더욱 즐거울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좁고 좁은 대한민국에서 살던 나의 시야를 확장시켜 주었다. 전에는 동남아시아로 알고 있던 인도차이나 반도의 국가들을 이제는 각 나라별로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고, 그들의 모습이 전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라를 넘어갈 때마다 너무나 신비스럽고 즐거웠던 것은 그 나라의 '틀림'이 아닌 '다름'이 가져다 주는 즐거움이었던 것이다.
동남아 배낭여행을 다녀온 지 1년이 지났다. 지금 나는 필리핀에 있고, 이제 다음주에는 호주로 간다. 새로운 도전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 두렵기도 하지만 또 다시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어차피 이 고생들이 나를 힘들게 할지라도 나중에는 또 다른
이야기 거리가 될테니까 말이다.
* <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은 2008년도에 작성된 글입니다. 블로그에 방문하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2008년에 호주를 다녀온 후에도 태국, 미얀마 등 배낭여행을 계속했습니다. 물론 아직도 가보지 못한 나라가 훨씬 많기 때문에 여전히 여행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 사정으로 인해 예전의 글을 수정해서 재발행했습니다. 일단 블로그 2차 주소가 변경되어 글을 갱신해야만 했고, 또한 작년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 <올댓 동남아 배낭여행> 출시로 인해 과거 미흡했던 글을 수정했는데 블로그에도 똑같이 적용하고 싶어서 다 일일이 재발행했습니다. 비록 수정하기는 했지만 똑같은 내용을 올려서 죄송합니다. 앞으로 더이상의 재발행은 없을 예정이고, 한참 밀린 여행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은 어플리케이션으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현재 SK텔레콤의 T스토어(http://bit.ly/pXK4iD) 및 안드로이드 앱스토어(http://bit.ly/noLvkD)에서 무료로 받아 보실 수 있으며, 당연히 블로그에서도 계속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 언젠가 여행을 떠나겠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을 때 그게 군대 근무지였는지, 아니면 학교 과제를 하는 도중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분명 나는 떠날 때의 기분을 상상해 봤다. 발걸음을 떼고 집을 나서고, 심지어 어디로 갈지도 잘 모르는데 자꾸만 즐거움이 솟아오르는... 아마 그런 기분일거라는 추측을 했다. 이런 혼자만의 즐거움에 사로잡혀 여행을 상상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사실 이렇게 상상만 하던 배낭여행을 진짜 갈 수 있을지 나조차도 의심을 했다. 그런 배낭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나 자신에게 이렇게 물었다.
'배낭여행 갔다오니 어때? 네가 생각했던 대로 정말 그런 즐거웠던 여행이었어?'
배낭여행이라면 나는 절대적으로 추천한다. 배낭여행을 하는데 정말 돈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돈이 없는데 어떻게 여행을 하냐고 묻겠지만 자신이 정말 떠나고 싶다고 생각하고 다짐을 했다면 돈을 모으려는 노력은 하게 될 것이다. 돈을 모으려는 노력도 하지 않은 채 돈이 없어서 못 간다는 것은 그저 핑계일 뿐이다. 누구에게나 기회 비용이 있는 법이니까 말이다.
내가 여행을 떠나기 위해 돈을 모으고 시간을 썼다는 것은 남들이 옷을 사고, 술을 마시는 그런 비용을 아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남들보다 돈을 훨씬 많이 모은 것도 아니지 않은가. 결국 여행은 꿈꾸는 자만이 떠날 수 있다는 나의 생각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93만원으로도 남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3개국의 비자 비용이었던 100달러를 제외하고도 밥도 잘 챙겨 먹고, 패러세일링도 해봤고, 뗏목도 타보고, 카약킹도 하고, 보트투어도 하고, 앙코르 유적도 3일간 돌아다녔다. 물론 각 나라를 이동할 때 탔던 기차와 버스도 포함되어 있었다. 동남아시아 물가가 싸서 가능하다는 점도 있었지만 그만큼 아끼면서 잘 다니면 1000달러라도 얼마든지 꿈꾸는 여행을 할 수 있었다.
배낭여행을 했던 모든 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다. 말레이시아에서 택시 드라이버와 싸워 한밤 중에 경찰서까지 갈 뻔했었던 일도 있었고, 캄보디아에서는 너무 여러번 싸우는게 지겨워서 아예 자전거로 유적지를 둘러보기도 했고, 라오스에서는 1박 2일 동안 지겹도록 메콩강을 바라보며 슬로우보트의 딱딱한 의자에 앉는 고통도 있었다. 그리고 방콕의 카오산로드의 시끄러운 밤은 아직도 기억에서 생생하다.
나의 작은 도전이자 꿈이었던 배낭여행을 끝마치고 돌아와서는 분명 공부보다 더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1000달러 여행보다 더 대단한 여행을 하던 사람들을 볼 수 있었고, 좋은 사람들과 만나 인연을 맺을 수 있었기 때문에 여행이 더욱 즐거울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좁고 좁은 대한민국에서 살던 나의 시야를 확장시켜 주었다. 전에는 동남아시아로 알고 있던 인도차이나 반도의 국가들을 이제는 각 나라별로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고, 그들의 모습이 전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라를 넘어갈 때마다 너무나 신비스럽고 즐거웠던 것은 그 나라의 '틀림'이 아닌 '다름'이 가져다 주는 즐거움이었던 것이다.
* <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은 2008년도에 작성된 글입니다. 블로그에 방문하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2008년에 호주를 다녀온 후에도 태국, 미얀마 등 배낭여행을 계속했습니다. 물론 아직도 가보지 못한 나라가 훨씬 많기 때문에 여전히 여행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리고 <93만원 동남아 배낭여행>은 어플리케이션으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현재 SK텔레콤의 T스토어(http://bit.ly/pXK4iD) 및 안드로이드 앱스토어(http://bit.ly/noLvkD)에서 무료로 받아 보실 수 있으며, 당연히 블로그에서도 계속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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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올만에 들렀네요..다시 호주로 가셨나 봅니다? 지난번 필리핀 여행기는 잘 봤는데..
요즘 환율때문에..그래도 거기서 돈을 버신다면 오히려 환율 높은게 더 유리할지도 모르겠네요.
친한 후배가 지금 시드니에서 열심히 돈벌고 있는데, 닥치는 대로 알바하니깐 수입은 꽤 된다고 하더만요..
저도 그 동생 있을 때 호주 가고 싶은데, 환율때문에 꾸욱 참고 한국에서 열심히 돈 모으는 중.
앞으로 호주 성공기 부탁드려욤..저도 환율 진정되면 함 가보게요..
걱정마세요 다 잘될꺼예요.. -> 하쿠나마타타 죠?
왠지 낯설지 않은 블로그 제목입니다.
즐겨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자주 쓰던 말이라서요....
2008 티스토리 우수 블로거 되심을 축하 드립니다.
행복한 날 만드세요.
아! 하쿠나마타타님, 오랜만에 님의 블로그에 들어왔네요. 근데, 2008 우수 블로그에 선정되셨군요. 축하합니다.
좀더 자주 들어와 봤어야 했는데, 제 일에 바쁘다보니 그만.... 대신 2009년에는 좀 더 자주 뵙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다시 한 번 축하합니다.
즐겁게 사진들 보고 놀다갑니다. 또 올게요 +____+
한업이 부럽네요.
그렇게 훌훌.. 떠날 수 있따는것에요..
언제즈음..전 그렇게 날개짓을 시작할 수 있을지..
와... 너무 멋져요. 지도만 봐도 가슴이 설레네요.
전 아이들이 어려요. 3살, 6살. 아들만 둘인데요, 아이들 좀 더 크면.. 그냥 떠나려구요.
태국, 라오스를 잠시 여행했었는데요, 그 곳들이 너무 그립고... 캄보디아랑 베트남도 가보고 싶네요.
가슴설레게 해주셔서 감사. 글.. 찬찬히 둘러볼께요. ^^
바람처럼님의 구십삼만원동남아여행 오늘로써 다봤습니다. 회사에서 틈틈히보느라 꼬박 한달정도 걸렸네요~
사진으로떡칠하는여행기보다 글로 표현하는 이런게 훨씬 좋아요~^^대리만족 잘했습니다~^^
-미얀마여행기 기대하고 있는 1인
항공료는 제외한 비용이거죠?
프롤로그부터 보았네요 ㅎㅎ
지금은 필리핀이시고 다음은 호주... 너무하십니다. 부러움에 분노가 차오릅니다.
그래도 좋은 사진으로 포스팅해주시면 두 눈으로 잘 보도록 하겠습니다. ^^
여행과 여행...
여행과 걷는 행위에 대한 즐거움을 잃지 않고 살아가시는 것 같아 부럽습니다..
글을 올리고 그 글을 수정해 가꾸고 다듬는건 죄송할 일이 아니세요^^
덕분에 저는 93만원보다 저렴하게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었잖아요 ㅎㅎ
수고하셨습니다~ 앞으로의 새로운 여행기도 기대할께요~
멋진 경험하셨네요.
93만원이면 한국에서 쓰는 돈보다 덜 쓰신듯..ㅋㅋ
어플로도 있다고 하니 바로 다운 받아서 심심할때마다 읽어보렵니다 ^^
이런 사연이 있었군요 재발행 해주신덕에 저같은 사람은 좋은글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내서 같은 여행기를 지양하는 마당에서는 몇 년 전에 다녀오신 내용이든 재발행을 하신 글이든 책을 읽는 것처럼 재미있습니다. 오십년 전에 미국을 횡당했던 존 스타인벡의 여행기도 무지 잼나게 읽는 걸요 ㅎㅎ 후에라도 또 생각나는 내용이 있으심 지금처럼 다시 들려주세요 ^^
바람님이 완전 부러울때가 있어요..
전 아직 해외여행은 꿈도 꾸지못하고잇는데요..
저도 베낭하나 들쳐메고
가고싶지만 이상하게 엄두가 안나네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93만원은 겁나 독하심 +_+
떠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설렘을 잘 보고 있습니다.
그때의 경험들이 지금의 바람처럼님을 만들었겠지요.
늘 여행을 꿈꾸며, 저도 가방을 꾸리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도 내년쯤에 1개월정도 동남아 배낭여행 계획중이어서 완전 흥미롭게~ 앞쪽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 전 첨에 동남아 배낭여행 1개월정도에 얼마가 필요할까싶어 이리저리 알아보니 100~150만원(비행기값 등 포함)이면 충분하겠다는 자체결론(??)이 나왔는데 여기 글들 보니 그게 아껴써야 가능한건가 싶네요..(>_<
그래서 질문이..
아직 앞쪽 부분을 읽고 있어서요. 동남아 배낭여행 총 기간이 어떻게 되나요? 1개월? 2개월? 어느 정도기간에 93만원(비행기, 배값 제외)으로 여행하셨는지 궁금합니다~ ! 그리고 글들 정말 도움 많이 될 것 같아요^^
정말 님의 생각이 맞다고 생갑합니다. 저도 여러 나라를 많이 돌아다녀봤지만 그냥 한 나라에서 있는것보다는 스스로 더 생각이 많이 트인다고 생각합니다. 사고방식도 편협한 사고보다는 좀더 유연하고 개방된 사고로 변하고 그리고 여러나라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는것도 정말 큰 장점인 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