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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힘들었던 슬로우보트로 2일 간의 이동이 끝이났다! 원래의 목적지였던 루앙프라방까지 무사히 도착하고 난 후 우리들의 모습은 이랬다.


이미 현지인이 되어버린 승우는 마냥 좋아 죽겠다는 표정이었고, 상민이형은 너무 힘든 여정이었다며 허리가 아프다는 모습, 그리고 경아는 사진도 귀찮으니까 빨리 숙소나 잡자는 표정이었다.


사실 루앙프라방에서부터 라오스의 여정이 이제부터 시작되는 것인데 벌써 이동하다가 힘을 다 뺀 기분이 들었다. 어쨌든 라오스의 제 2의 도시였던 루앙프라방에 도착하니 기분이 날아갈듯 했다. 서양인들도 슬로우보트에 내려 오르막길을 올라 각자의 길을 가기 시작했다. 이젠 우리도 낯선 루앙프라방에서 어디를 가야할지 정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루앙프라방에 도착하고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수 많은 삐끼들을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슬로우보트 도착 시간에 맞춰서 모두들 여기에 몰려있는듯 했는데 항상 우리 스타일은 이런 삐끼들을 무시하는 것이었다. 삐끼들을 따라다니다가 손해를 볼 수도 있고, 그냥 직접 돌아다니면서 숙소를 잡는 편이 더 좋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랬던 우리도 예외가 있었으니 바로 루앙프라방에 도착했을 때였다.


많은 서양 친구들이 각각 아저씨들의  말솜씨에 빠져서 뚝뚝을 잡아타고 갔다. 우리도 숙소를 찾아가야 했는데 처음 온 도시니까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은 당연했다. 우선 지도를 꺼내들고 숙소가 많이 있을법한 곳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우리 게스트하우스로 오지 않을래? 한국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이야!" 뒤에서 어색한 한국말이 들렸다.

대부분 일본 사람으로 보는 우리들을 단번에 한국인으로 알아보는 녀석이 신기하기도 했고, 한국말도 줄곧 하는 애가 더 신기했다. 물론 잘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한국말로 우릴 꼬시는 모습이 무척 웃겼다. 개그도 던지면서 우리를 꼬시는데 우리는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추게 되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다음에 내뱉는 말로 우리는 단번에 꼬임을 당했다.

(자신을 손으로 가리키며) "나... 봉태규!"

푸하하핫! 그가 봉태규라고 말을 하자마자 우리는 빵터질 수밖에 없었는데 정말 어설프게나마 봉태규를 닮았던 것이었다. 진짜 봉태규를 아는지 아니면 한국 사람들이 봉태규라고 별명을 지어줘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말 때문에 우리는 이녀석을 믿고 옆의 뚝뚝을 타고 게스트하우스에 갔다.

도착한 곳은 메리게스트하우스2였다. 인터넷의 정보에 따르면 메리게스트하우스가 있고 메리게스트하우스2는 가짜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솔직히 그런건 따지지 않고 그냥 가격이 싸서 그냥 여기로 정했다. 정말로 그런 단순한 이유뿐이었다. 비록 화장실이 공용이었지만 하루에 3달러는 정말 매력있는 가격이었다. 봉태규라는 말 한마디에 꼬임을 당한 것도 무척 컸다. 그만큼 인상도 친숙했는데 가끔 한국말도 섞어서 이야기하는 센스도 보여줘서 즐거웠다.


고양이들이 마당에서 놀고 있었다. 사람을 보고도 도망가지도 않았고, 오히려 우리 방안에 자주 들어오곤 했다. 나는 고양이보다는 강아지를 더 좋아하는데 이 고양이는 사람을 잘 따라서 무척 귀여워 해줬다.

생각해보니 박벵에서 루앙프라방까지 이동하는 8시간 동안 먹은 것은 아침으로 바게트 샌드위치와 과자 몇 조각이 전부였다. 우리는 너무나 배가고픈 상태였다. 짐을 놓고 곧바로 밥을 먹으러 나왔다. 바로 앞에 중국식당이 있었는데 요리를 2개 주문하고, 밥을 먹었는데 무척 맛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얼 먹었는지조차 기억이 안 나는데, 그만큼 배가 고픈 상태였던 것 같다. 식사 비용은 한 사람당 10000킵(1000원)정도였다.


루앙프라방은 라오스의 제2의 도시라고는 하지만 정말 작은 동네 같았다. 차보다는 오토바이와 뚝뚝이 거리를 질주했다. 게스트하우스를 나오자마자 보였던 곳은 정말 작은 시골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라오스는 기존의 동남아시아의 나라들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사람들의 피부색도 틀렸고, 날씨도 조금은 시원했다. 그렇다고 낮에 덥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었고 밤에는 약간 선선한 정도였다. 늘 그랬듯이 걷기 시작했다. 어디론가 가다보면 뭔가 재밌는게 있겠지라는 기대감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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