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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 트레킹의 마지막 코스는 바로 뗏목타기였다. 점심으로 제공해 준 팟타이를 먹고 출발했다. 누구나 영화에서 한번쯤 봤을 진짜 나무로만 이루어진 그런 뗏목이었는데 이 뗏목을 타고 강의 하류까지 가는 것이었다.

뗏목을 보자 신기하기만 했다. 정말 이런게 물에 정말 잘 뜨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뗏목은 보통 4명이 한조가 되어서 타게 되었는데 맨 앞에는 뗏목을 운전하는 아저씨가 있었고, 맨 마지막에는 우리를 안내했던 친구들이 타기도 했다. 대부분은 맨 앞에 뗏목 운전하는 아저씨만 있었고, 나머지 3명은 여행자들이었다.  나는 앞에 좀 나이가 있으신 아저씨와 여자 2명과 같이 탔다.


앞과 뒤에서는 뗏목을 운전하기 위해 거대한 장대를 이용하는데 아무래도 일반인들은 못하니까 앞에 있던 아저씨는 그냥 앉아 있으라고만 했다. 당연하겠지만 뗏목을 타면 그냥 물에 다 젖는데 허리까지 물이 젖는건 기본이었다.

이런 뗏목을 아직까지 운전을 하시는거보면 이 아저씨는 상당한 경력이 있을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곧바로 나의 믿음은 불안함으로 바뀌었다. 장대를 들고 바위를 밀치면서 운전하는 모습이 너무 힘겨워 보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아저씨가 장대를 이용해서 바위를 밀어낼 때 가느다란 팔이 부들부들 떨고 있는데 어찌 뒤에서 즐겁게 탈 수 있을까?

그래서 내가 일어서서 장대를 들고 있으면 나보고 앉으라고 손짓을 한다. 아마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그냥 손짓으로만 얘기하는 듯 하다. 물살이 쎈곳으로 향했는데 돌에 살짝 부딪히자 물에 빠졌다. 물에서 "어푸~ 어푸~" 하시다가는 겨우 뗏목에 다시 올라왔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안쓰러웠다. 솔직히 웃을 수도 있는 상황인데 이미 우리 뗏목은 웃음기가 싹 빠진 채로 뗏목을 타고 있었다.

겨우 정상궤도에 올라 하늘을 보니 정말 포근했다. 햇살은 따갑긴 했지만 하늘은 무척 맑았다. 물 흘러가는 소리만 들리는 조용한 이곳에 우리만 존재하는것 같았다. 실제로 다른 팀들이 우리를 다 추월해서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뗏목타는 것은 진짜 강을 따라 내려오는 것이었기 때문에 중간에 바위에 걸려 물에 빠질 수도 있었고, 나무들이 우거진 곳을 지날 때는 피할 방법이 없어서 순간적인 대처의 방법으로 누워야 지나갈 수 있었다.

물살이 잠잠하던 곳도 있었지만 간혹  빠른 물살을 헤치고 지나가야 하는 곳도 있어서 솔직히 운전하는 아저씨의 모습을 보는 것이 더 불안했다. 심지어 물에 빠져서 당황해하던 모습은 아직도 생각이 날 정도였다. 그리고 물이 빠르고 돌이 많은 지역은 우리보고 내리라고 하더니 안전하게 급류를 먼저 이동한 다음에 타기도 했다. 아니 이러면 재미가 없잖아! 정말 안쓰러웠지만 이분에게는 이게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일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그렇게 생각하니 더 안쓰러웠다.

뗏목을 탈 때는 물에 빠질 수 있었기 때문에 카메라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었는데 정말 그점을 노린듯 이곳에서도 뗏목을 타자마자 누군가 사진을 찍고는 우리가 하류까지 내려오자 사진을 인화해서 액자까지 만들어서 팔았다. 정말 대단하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우리 중에 아무도 사진을 구입하지 않았다. 뗏목을 타고 하류로 내려오자 치앙마이 트레킹의 모든 일정이 끝났다.


1시간이 넘게 썽태우를 타고 달려서 치앙마이로 돌아왔는데 이전에 몰랐던 사람들과 대화도 나누면서 급격하게 친해진 까닭에 무척 신이 난 상태였다.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코끼를 타고, 비를 맞으며 고산 마을을 올라갔다가 내려왔고, 뗏목도 탔던 이런저런 이야깃거리가 많은 트레킹을 마치고 드디어 치앙마이에 돌아왔다. 사실 치앙마이 트레킹은 원래 목적인 트레킹보다 다양한 액티비티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요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