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소조폴 → 이스탄불, 히치하이킹 5시간


원래 국경을 넘는 히치하이킹이 더 어려워 소조폴(Sozopol)에서 마지막까지 버스를 탈까 고민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무런 계획도 없이 배낭을 메고 길 위로 나섰다. 소조폴을 빠져나가기 위해 몇 십 분을 걸었고 거의 도로 입구에 도착했을 무렵 히치하이킹을 했다. 생각보다 너무 빨리, 정말 3분도 되지 않아 차가 멈췄다. 그는 딱 내가 원하는 위치까지 데려줬다. 부르가스(Burgas) 근방의 도로에서 히치하이킹을 다시 시작했다. 10분 정도 지났을 때 멀리서 한 대의 차가 멈췄고 차에서 내린 한 남자는 나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국경 근처의 마을까지 가냐고 해서 그렇다고 하니까 터키로 가냐고, 그리고 이스탄불로 가냐고 물었다. 내가 전부 맞다고 대답하니 얼른 손짓으로 타라고 하면서 “자네, 정말 운이 좋군. 마침 이스탄불로 가는 중이야.”라는 뜻밖의 말을 듣게 되었다. 블라디미르라고 했던 이 아저씨 덕분에 이스탄불까지는 4시간 만에 도착했다. 정말 운이 좋았던 날이었다.



이스탄불 → 카파도키아(괴레메), 버스 12시간 30분

 

원래는 히치하이킹을 하려 했으나 갑작스러운 목적이 생겨 버스를 타고 카파도키아(Cappadocia)까지 바로 가게 되었다. 실제 버스를 탔던 시간은 약 11시간이지만 이스탄불 외곽에서 픽업 버스로 터미널까지 이동하는데 1시간, 네브셰히르(Nevsehir)로 이동하는데 9시간 30분, 다시 네브셰히르에서 마지막 목적지인 괴레메(Göreme)로 이동하는데 1시간이 걸렸다. 버스는 네브셰히르행을 타는데 괴레메까지 추가 비용 없이 연결해줘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가격은 버스 회사마다 다른데 내가 인터넷으로 예약한 곳은 90리라였다. 버스는 WIFI와 VOD까지 있을 정도로 좋았으나 제대로 되는 게 없었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 괴레메 마을이 워낙 작아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버스 터미널에 가면 장거리 버스를 탈 수도 있고, 버스 터미널 내에 있는 작은 버스를 이용해 근처 다른 마을로 이동이 가능하다. 가령 우치사르나 네브셰히르, 언더그라운드 시티 등은 버스 타고 충분히 갈 수 있다.

 

 

괴레메 → 코니아, 히치하이킹 6시간

 

괴레메에서 네브셰히르까지는 버스(2.5리라)를 탔다. 여기서부터 걷기 시작해 네브셰히르 외곽까지 갔는데 생각보다 멀었다. 아무래도 중심부에서 히치하이킹을 하는 게 더 좋았을 거라는 뒤늦은 후회가 밀려올 정도로. 차량이 뜸한 외곽의 어느 도로에서 히치하이킹을 시도했는데 멀리서 나를 빤히 보던 오토바이를 탄 아저씨가 5분 뒤에 오더니 타라고 손짓을 했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뭔가 말할 틈도 없이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이 아저씨가 고속도로까지 태워줬고 덕분에 히치하이킹을 쉽게 할 수 있었다. 히치하이킹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 커다란 트럭을 타고 코니아(Konya)까지 한 번에 갔다. 다만 트럭이 너무 커서 시속 60km로 달리느라 코니아까지 무려 4시간이나 걸렸다. 그래도 별 말은 안 했지만 친절한 아저씨 덕분에 눈도 붙이며 코니아까지 왔다. 여기서 다시 히치하이킹을 해서 도시 중심부로 이동했다.

 

 

코니아 → 타슈츄, 히치하이킹 7시간

 

코니아에서 다음 목적지로 삼은 곳은 남쪽 실리프케(Silifke)였다. 터키 남부의 메르신(Mersin)에 레바논으로 가는 배가 있다고는 하는데 인터넷으로는 이게 정말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정보가 부실했다. 구글신도 모르니 직접 가보는 수밖에. 코니아에서 버스를 타고 외곽을 가야 하는데 그 타이밍을 놓쳐 계속 걷게 되었다. 1시간 정도 걸었을 무렵 작은 밴을 타고 고속도로 입구까지 갔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히치하이킹을 시작했다. 딱 봐도 엄청나게 낡은 차량이 날 태우고 30km정도 갔고, 여기서 과일 파는 할아버지로부터 멜론을 몇 조각 얻어 먹었다. 다시 히치하이킹을 하는데 워낙 차들이 빨리 달려 쉽지 않아 보였다. 15분 정도 지났을 무렵 밴 한 대가 급정거를 하더니 후진을 했다. 난 이 차를 타고 카라만(Karaman)까지 갔다. 카라만에서 다시 히치하이킹을 해서 뮤트(Mut)로 이동한 뒤 여기서 들어갔던 식당에서 공짜로 케밥과 차이를 받아 늦은 점심을 해결할 수 있었다. 친절한 사람을 많이 만났지만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도착하고 싶어 다시 히치하이킹을 시작했다. 20분 뒤 실리프케로 가는 차를 탈 수 있었다. 실리프케에 도착은 했지만 아무런 계획이 없던 나는 곧바로 타슈츄(Tasucu)로 떠나기로 결심했다. 레바논행 페리가 타슈츄에 있기 때문에 도착하면 뭐든 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이 컸다. 히치하이킹을 하려다가 나를 보고선 갑자기 멈춰선 마을버스(2리라)에 올라탔다. 타슈츄에 도착했을 때는 저녁 7시가 넘은 뒤였다.


저는 지금 세계여행 중에 있습니다. 이 글이 마음에 든다면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 및 응원(클릭)을 해주실 수 있습니다. 작은 도움이 현지에서 글을 쓰는데 큰 힘이 됩니다. 세계를 여행하고 있는 배낭여행자에게 커피 한 잔 사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