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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야 부랴부랴 황열병 예방접종을 하러 충남대학교병원으로 향했다. 황열은 아프리카와 남미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무서운 질병으로, 모기에 물렸을 때 감염이 된다. 때문에 아프리카나 남미의 특정 나라를 여행할 때는 황열병 예방접종을 했다는 증명서(옐로 카드)를 제출하지 않으면 입국이 불가능하다.


물론 나도 경험해 보진 못했지만 입국 시 옐로 카드가 없다면 백신을 맞을 수 있는데 문제는 황열 백신은 접종 후 10일이 지난 후에 면역이 생기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구금될 수 있다. 그러니 최소 10일 전에(7일이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음) 미리 예방접종을 하고 출발하는 게 필수다. 하지만 아프리카나 남미라고 해서 전부 옐로 카드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니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자세한 내용은 질병관리본부의 해외여행질병정보센터에서 확인하자.

황열병 예방접종은 한번 맞으면 평생 혹은 10년간 면역이 유지된다. 생각해보면 이것도 미리 맞았어도 됐는데, 게을러 터져서 이제야 맞는 거다.


황열이란?
황열은 Flavivirus의 일종인 Yellow fever virus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출혈열입니다. Yellow fever virus는 Aedes 모기의 체내에 증식하고 있다가 모기가 사람을 물어서 감염되며 사하라 이남의 중부 아프리카와 남미 지역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3-6일간의 잠복기 후에 갑작스런 고열과 두통이 발생하며 근육통과 오심, 구토, 결막과 얼굴의 충혈이 동반됩니다. 수 일이 경과하면서 증상이 가라앉기도 하지만 증상이 심한 사람에서는 황달이 나타나며 중증 환자의 약 25-50% 정도가 사망합니다. 황열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이아직 확립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증상에 따라 대증치료를 하게 됩니다.

황열 예방접종

황열 예방접종은 약독화된 바이러스를 이용한 백신을 사용합니다. 접종자의 약 98% 이상에서 예방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예방접종 후 발급되는 증명서는 10년간 유효합니다. 아프리카의 일부 나라는 예방접종증명서를 지참해야 입국할 수 있습니다. 상당히 안전한 예방백신이지만 접종자의 10-25% 정도에서 접종 부위 통증 및 부종, 미열, 두통, 근육통 등의 경미한 부작용이 5-10일 동안 나타납니다. 드물지만 접종자에서 6백만명-8백만명 중 1명의 비율로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65세 이상의 노령자에서는 심각한 부작용의 발생빈도가 건강한 성인에 비해 약 4-5배 정도 증가합니다. 


출처 : 국립중앙의료원


황열병 예방접종이 가능한 곳은 전국의 검역소 및 지정 병원만으로 딱 22군데뿐이다. 간혹 황열병 예방접종을 어디서 하는지 몰라 그냥 서울이나 인천까지 가는 경우가 있는데 잘 찾아보면 지방에도 다 있다.

대전에서는 충남대학교병원에서 예방접종을 할 수 있다. 인터넷에서 황열병 예방접종 관련해 찾아보면 미리 전화를 해서 예약을 하거나 백신이 있는지 확인해보라고 하는데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전혀 그럴 필요가 없어 보였다. 그래도 혹시 걱정되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전화(충남대학교병원 감염과, 042-280-7126)를 하고 방문하자.

아래는 황열병 예방접종을 했던 순서대로 기록한 것으로, 다른 곳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1. 대전에서는 충남대학교병원이 유일하게 황열병 예방접종이 가능한 곳으로, 중구 대사동에 있다. 지하철로 간다면 서대전네거리역에서 내려 잠깐만 걸어가면 된다. 예방접종을 할 때 하나은행에서 수입인지를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은행 업무가 끝나기 전에 찾아가야 한다. 보통 접수하고, 의사와 상담하고, 주사를 맞는데 1시간 정도 걸리니 이를 감안해서 일찍 가는 편이 좋다.


▲ 처음 가본 충남대학교병원, 이른 시각에 방문하도록 하자


2. 본관 1층 접수창구에서 접수를 하면 된다. 여권이나 여권 사본은 필수로 준비해야 하며, 접수비는 17,600원이다.

3. 예방접종증명서 발급신청서황열 예방접종 사전 점검표를 작성한다. 예방접종증명서 발급신청서를 작성할 때는 여권에 적힌 성, 이름 순서대로 대문자로 쓴다. 괜히 대소문자 구별해서 쓰라고 해서 오히려 더 헷갈려(여권은 대문자밖에 없다) 틀리고 말았다. 그냥 대문자로 쓰면 된다.


▲ 발급신청서 내에 전 발급 장소와 전 발급연월일은 작성할 필요가 없다


4. 접수창구에 가서 작성한 신청서와 점검표를 주면 감염과로 안내한다. 감염과는 바로 앞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면 된다. 감염과에서 작성한 신청서와 접수증을 주면 체온을 잰다.


▲ 이걸 들고 자주 왔다갔다 해야 한다


5. 감염과에서는 의사와 상담을 한다. 황열 예방접종은 절차는 복잡해도 간단한 접종이라고 얘기를 해주셨고, 간혹 접종 후 몸살이 난 것처럼 아플 수 있는데 그때는 해열제를 먹으라 했다.

6. 다시 접수창구로 가서 감염과 다녀온 사실을 얘기하면 하나은행에 가서 수입인지를 구입하라고 한다. 하나은행은 충남대학교병원 내에 있으니 가서 수입인지 27,000원을 구입하면 된다. 현금으로 준비해야 한다.


▲ 황열 백신은 정부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수입인지 구입이 필요한 듯?

7. 다시 접수창구로 이동해 수입인지를 전달해 주면 중앙주사과로 이동하라고 알려준다. 중앙주사과에 가서 황열병 예방접종을 하러 왔다고 하면 끝. 그냥 대기하는 자리에서 주사를 맞았는데 주사도 정말 작고 3초 만에 예방접종이 끝났다. 이렇게 간단한 일인데 왔다갔다 계속하다니. 어떤 사람은 부작용이 있을까봐 병원에서 30분 정도 대기하라 했던데 난 그런 거 없었다.

8. 마지막으로 다시 접수창구로 이동하면 모든 과정이 끝난다.

9. 잠시 후 국제공인 예방접종증명서를 받을 수 있다.


▲ 옐로 카드는 여권과 함께 잘 보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