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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에서 코타 다음으로 가볼만한 곳은 모나스(Monas)로 보였다. 가이드북을 살펴보니 모나스는 인도네시아의 독립 기녑탑으로 높이가 무려 137m라고 했다. 게다가 탑만 보는 것이 아니라 넓은 광장도 포함하고 있어 자카르타에서는 꼭 가봐야 하는 장소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어차피 버스에서 내리면 모나스가 바로 보이니 여기를 거쳐 공항으로 가기로 했다.

모나스는 입장료가 있는 줄 알았는데 광장으로 들어가는데는 아무런 비용도 들지 않았다. 아마 모나스 탑 내부로 들어가는데 입장료가 들어가나 보다.


아주 멀리서부터 보이는 모나스 독립기념탑으로 걸어갔다. 모나스는 독립을 기념하기 위해서 만든 탑인데 인도네시아 초대 대통령인 수카르노의 지시로 독립 19주년을 맞는 해 1961년 8월 17일에 착공했다고 한다.

그리고 모나스가 솟아있는 이곳이 메르데카 광장(자유의 광장)인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독립을 기념하는 곳과 이름이 똑같았다. 하긴 언어가 거의 유사한 말레이어와 인도네시아어이니 독립을 기념하는 지명도 비슷한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서 자료를 찾아보니 탑 내부에는 기도하는 공간과 박물관이 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탑 꼭대기에 올라가면 전망대도 있다고 한다. 시간이 없어 모나스만 살짝 보고 바로 버스를 탔기 때문에 무척 아쉽기만 하다. 최소한 이런 곳에 왔으면 전망대는 가줘야 하는 건데 말이다.


기념 사진을 찍어 보려고 했으나 정말 정상적인 사진이 나오지 않았다. 인천공항에서 12시간을 보내고, 7시간을 하늘을 날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했다가 또 5시간 대기한 후 자카르타에 도착했으니 꼴이 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게다가 자카르타의 대중교통은 너무 더웠고, 당연히 밖의 날씨도 너무 더웠다. 우습긴 하지만 찍힌 사진을 보고 나서야 내 상태가 정상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메르데카 광장은 내 생각보다 무척 넓었다. 그래서 인니 사람들은 여기서 자리를 잡고 도시락을 먹거나 자전거를 타는 등 휴식공간으로 활용을 하고 있었다. 이 광장만 벗어나면 엄청나게 복잡한 도로인데 여기는 한결 여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내가 메르데카 광장을 봤을 때는 사람도 많지 않아서 더 그런 느낌이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날이 어두워져서 사람이 없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모나스 독립기념탑 맨 위에는 황금으로 도금 된 봉화가 있다. 자세히 살펴보니 모나스는 길게 뻗은 모습이 봉화대처럼 느껴졌는데 그래서 봉화가 올려져 있나 보다. 봉화의 무게는 35kg이라고 한다.


자카르타 국내선을 타기 위해 공항으로 가야 하는데 밖으로 나가는 길이 여기란다. 보통 사람들이 통과하는 은밀하고 좁은 구멍을 가리켜 개구멍이라고 말하는데 여기가 진짜 개구멍이었다. 아니 왜 이런 큰 광장에 그럴듯한 문이 없는지 그리고 사람들은 철창을 잘라 개구멍으로 사용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모나스에서 돌아다닌지 얼마되지 않아서 다른 문이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시간이 없으니 일단 선택권은 없는 상태였다.


애들도 지나가기 힘든 그 구멍을 빠져나가느라 힘들었다. 배낭을 밖으로 보내고 통과하는 꼴이 말이 아니다. 아무튼 이 개구멍을 통과하면 나오는 감비르(Gambir)에서 출발하는 공항버스를 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