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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구마모토에 도착해서 거리를 걷고 있을 때도 그들은 어김없이 거리에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어보려고 독특한 간판을 들고 있거나 열심히 사람들에게 설명을 하며 이상한 쪽지를 건네주기도 했다. 이와 비슷한 장면을 어디에선가 본적이 있다. 그게 어디였을까?

한국, 그것도 강남 한복판에서 매일 볼 수 있다. 그런데 내가 가장 먼저 떠올랐던 곳은 호주였다. 다민족 이민자들이 정착해서 생활하고 우리나라 학생들이 유학이나 워킹홀리데이로 넘어가는 나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특히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시드니의 한복판, 브리즈번 한복판에서 정말 이질적이게도 가장 애처롭게 서있었다.

왜였을까? 하필이면 그런 호주 거리의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어느샌가 구마모토 거리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닌 그들의 모습을 찍기 시작했다. 나보다 작게는 1~2살 어려보이는 친구들을 비롯해서 이제 막 대학생 티가 묻어나는 친구들까지 따지고 보면 결국 다 어린 친구들이었다.


사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가장 효과가 보장되지 않는 마케팅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거리에서 전단지를 나눠주거나 광고판을 들고 있는다고해서 손님이 늘어날까? 일본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전단지는 대체적으로 받지 않는 편이었다.

그러나 업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여러가지 생각해 볼 수 있다. 비용은 저렴하고, 어쨌든 노출은 되고 있고, 무엇보다도 무척 쉬운 방법이다. 게다가 남들은 다 하는데 우리는 안 할 수 없는 심리도 작용하니 차라리 하는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구마모토 거리를 걷다가 이런 쓸데없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대학교에서 광고홍보를 전공해서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일까?


그렇다고해서 그들을 너무 애처롭게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떤 방법이든 열심히 돈을 벌며 살아가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비록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더라도 여행자인 나는 아케이드 거리에서 만나고 항상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