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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에서 사과 농장을 집중적으로 돌아다녀 봤지만 대부분 너무 빠르다는 대답뿐이었다. 우리가 갔을 때는 소수의 피커들만 고용해서 일을 하고 있던 상태였고 본격적인 시작은 3주정도나 뒤에 할 수 있을거라 했다. 이 곳 농장을 몇 군데 돌아본 후 사과 피킹할 생각이라면 호주 최대 사과 생산지인 배틀로로 가는게 낫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렇게 몇 시간을 달려 튜뭇에 도착했다. 튜뭇으로 오는 동안 지형이 그동안 보아왔던 호주의 평지와는 달리 산악지형이 많았다. 근데 튜뭇이라... 참 마을 이름이 독특한것 같다.


튜뭇의 인포메이션 센터에 차를 세우고 안에 들어가서 지도를 얻었다. 호주에 있는 동안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바로 인포메이션 센터인데 아무리 작은 마을이라도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어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도 있고, 지도도 얻을 수 있고, 지역 특산품이나 기념품을 살 수도 있었다. 이런건 우리나라도 꼭 배워야할 것 중에 하나 같다.


지도를 얻고 대충 물어보니 배틀로는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튜뭇의 농장도 한 번 들려볼까 했지만 바로 배틀로로 향했다.

배틀로로 가는 길은 꼬불꼬불 오르막길과 내려막길의 연속이었다. 호주에 와서 이런 산악지형을 처음 봐서 그런지 매우 새롭게 느껴졌다. 호주에서는 항상 평지만 보아왔기 때문이었다.

배틀로로 가는 길목부터 시작해서 사과 농장들이 보였는데 과연 호주 최대 사과 생산지다웠다. 농장의 규모도 매우 클 뿐만 아니라 그런 큰 농장이 매우 많았다. 30개? 아니 40개? 직접 세보진 않았지만 그 보다도 많았다. 농장에 찾아가니 역시나 듣는 대답은 사과가 익지 않았기 때문에 너무 이르다고 했다. 한 2~3주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그 날 10군데 이상을 돌았는데 전부 헛탕이었다. 너무 빠르다는 이야기와 이미 피커는 충분히 고용해서 더 이상 필요 없다는 얘기였다.

날은 어두워졌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배틀로 캐러반파크에 차를 댔다. 배틀로는 상당히 작은 마을이어서 캐러반파크도 하나만 있는듯 했다. 그나마 하나 있는 캐러반파크도 그리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지는 못했고 그냥 공터처럼 보였다. 우리는 이 곳에서 차를 세우고 또 하루를 차에서 머물게 되었다.

이 캐러반에 도착하고 보니 한국 사람이 정말 많았는데 대충 이야기를 들어보니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최소 2~3주전부터 이 곳에서 대기하다가 계속해서 일자리를 알아보러 다녔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보고 더 열심히 찾아보라는 말을 해주었다.


다음 날 역시 하루 종일 돌아다녔는데 한 10군데 돌아다니고 마지막으로 보였던 농장으로 들어갔다. 우리를 마중나왔던 것은 사람이 아니라 개였고 이녀석 심하게 짖어댔다. 곧바로 사륜 오토바이를 타고 내려온 아주머니가 오더니 일자리를 찾고 있냐고 물었다. 자신을 보스라고 소개했던 수는 곧바로 다른 보스에게 전화를 걸었고, 우리에게 멜번에서 누군가 올라오기로 했는데 그 사람들이 안 오면 우리가 일을 할 수 있을거라는 말을 해주었다. 다음 날 아침 다른 보스 폴에게 전화를 하고 찾아오라는 말을 했다.

우리는 일을 찾았는지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너무나 기뻤다. 만약 일을 할 수 있다면 골드코스트를 떠나온 지 4일만에 구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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